"끄응......"


낯선 천장이다 게다가 머리가 아프다.

어젯밤 과음을 했었던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숙취의 잔향처럼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의 가장자리에 앉아 기억을 더듬는다.


헬스를 하고. 게임 하고. 장붕이들을 소재로 1편만 쓰고 놀리는 하루였다.


퇴사 후 한달간 늘 상 하던 그런 일.

그러고 보면 어느 댓글 하나가 마음에 걸렸다.


-이렇게 꼴리는 소재를 써놓고 연재를 안해? 안한다고? 빙의되서도 연재가 안되는지 함 보자


아. 씨발 깨달았다.


그래 뜬금없이 왠 낯선 천장인가 했다.


그러면 내가 싸질러 놓은 소재중 하나였을 텐데 뭐였을까... 난 대부분 남주들을 귀족으로 썼을텐데...

그때였다. 어떤 여인이 문을 열고는 들어왔던 것이다.


방이 환해진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예쁜 외모.

금발... 


"에반"

"?????"


"뭐죠? 그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빛은?"

"저, 제가 진짜로 잘 모르겠어서요."


"그럴만도 하죠... 저희 둘 사이가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그녀가 말하며  눈웃음을 지었지만 왠지 등골이 싸늘해서 저 입에서 더 이상 진실을 들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제가 에반의 동의는 구하지 않았지만 일단 데려왔거든요... 후후..."


아, 생각났다.


얀데레 백작가 영애...


자꾸 어필하는데도 눈치없이 분양각 세우는 단어만 줄창 뱉으니까 빡쳐서 전격마법을 스턴건 처럼 써서 납치했다는 내용 던져두고 튀었다.


저 미친년은 내가 못말리는데?


+

장붕이들이 자꾸 소재로 꼴받아하는데 이런거 있을 법 하지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