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날개, 딱밤 정도의 약한 충격에도 부러지는 뿔을 가진 나약하디 나약한 악마이지만 그들의 꼬리는 조금 특별하죠."



교수는 묶여있는 서큐버스의 뿔을 딱밤으로 가볍게 부러트리곤 꼬리를 잡아당겨 엉덩이를 들게 하였다.


그 육감적인 풍경에 이미 몇몇 학생들은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기 시작한다.



"눈을 피하지 말고 제대로 보십시오. 서큐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자 가장 가치있는 기관이니까요.

자, 서큐버스의 꼬리끝을 보시면 일반적인 악마와는 달리 하트 모양인게 보이시죠?

서큐버스는 양옆에 달린 봉우리에서 인간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특수한 액체를 생성하고 저장합니다.

그리고, 꼬리 끝에 있는 비교적 날카로운 부분으로 푸욱 하고 찔러서 그 액체를 주입하죠."



교수가 서큐버스의 꼬리 끝, 하트모양으로 생긴 기관을 만져대며 설명을 이어간다.

교수의 손짓에 따라 서큐버스의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을 보면 꽤나 민감한 부위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이 액체를 만들기 위해선 단백질이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에 과거에는 액체로 다른 생물종을 유혹하고는 그들의 정액을 삼켜 액체를 만들었죠. 물론 지금은 단백질 쉐이크만 먹이면 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서큐버스는 23세기에 들어서서 가축으로서 길들여졌고, 빼어난 외모로 인해 애완 서큐버스와 목축용 서큐버스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여기에도 애완용 서큐버스를 키우는 학생이 꽤 될것 같군요.

물론 저희 학과는 악마목축학과이니 목축용 서큐버스만 얘기 할것입니다.

목축용 서큐버스의 가치는 꽤 높습니다. 그들의 액체는 제 7차 산업혁명에 들어서서 인구의 50%를 차지할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난 우울증 환자들에게 특효약이고 들어가는 자원은 일주일에 단백질 쉐이크 5L뿐이니 말 다했죠.

심지어 사후에는 그 부드러운 살결과 특유의 우유향 때문에 미식가들에게 인기입니다."



늙은 교수가 능숙하게 강의를 계속해나간다. 서큐버스의 가치와 미래 전망등 정말 알차게도 준비해 오셨네.


식용 서큐버스에 대해 얘기할때 서큐버스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는데 설마 사람말을 알아듣거나 하는건가.



"... 그럼 실습 시간입니다. 마침 장붕군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있었으니 장붕군이 먼저 하는것으로 하죠."



아, 좆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