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화를 시작하는건 이야기가 다르다.


그저 나의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정리하고, 읽기 쉽게 조리하여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상상을 남들도 읽을수 있도록 정리하는 그 과정이 너무도 고되다. 플룻을 소설로 정제하는 그 과정이 너무도 힘들다.


내 머리에서는 그림이 움직이지만, 내 머리속을 타인과 나누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1화는 쉽고, 설명이 복잡치 않으며, 흥미로운 소재를 써내리면 독자들의 상상을 자극한다. 나는 소재를 던지고, 독자들은 그걸 먹고 그들만의 상상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각자의 그림이 있겠지만, 소재를 던진 당사자의 그림이 제일 궁금하기 마련. 그렇기에 2화를 가져오라고 아우성치지만, 그 노력이 만만치 않기에 2화를 만드는 이는 소수일 뿐이었다.


"2화 가져오라고! 그래서 얘랑 걔가 야스하냐고!"


"크큭. ..이미 2화가 머릿속에 들어있는거 같은데, 그걸 쓰면 되겠네. 내 소재나 가져가서 쓰시지!"


"이건 내 상상과 취향이 들어간 거잖아! 소재를 쌌으면 머리속에 그 세계가 있을거 아니야! 그걸 풀어 쓰라고!"


"힘들어. 이미 내 머리는 다른 세계를 만들고 있다고. 그래, 개쩌는 로맨스 판타지다. 흥미롭지 않나?"


"오? 정말?...아니! 저번 소재는 어쩌고!"


"내 머릿속에 있던 플룻들은 이제 없다. 네가 상상하는 그게 정사다."


"키...킷사마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