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평범한 시골의 소녀였다.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소년 하나 못이길 정도로 약한 아무 능력도 없는 소녀

매일마다 약초를 캐러 나오고 한가할 땐 푸른 들판 위를 거닐며 산책하는 것을 즐기는 지극히 평범한 소녀

허나 그런 그녀에게도 한 가지 재능이 있었으니 밖에서는 닭 하나 잡지 못하는 약자이지만 침대 위에서는 그 누구라도 아래에 깔고 올라설 수 있는 천성적인 밤의 여왕이었던 것이다.

아무런 지식이 없더라도 그녀의 관찰력과 얇고 섬세한 손가락은 상대방의 부드럽고도 취약한 부위를 직감적으로 캐치하여 공략해간다.

창부가 아닌 이상 평소에 드러날 일조차 없는 그녀의 숨겨진 재능은 어느날 마을에 재앙이 닥쳤을 때 발휘되었다.

마왕의 사천왕 중 하나인 서큐버스 퀸이 군세를 이끌고 마을을 침략한 날 사람들은 그저 집 안에 숨어서 벌벌 떠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바깥에서는 난폭한 발걸음소리와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고 들려왔다.

주민들 중 몇몇은 죽음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이내 잠잠해졌다.

숨어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자신의 가족들, 이웃들의 안부를 확인한다.

곧이어 사람들은 깨달았다.

그 소녀를 제외한 모두가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소녀가 희생한 것인가. 숙연해진 분위기속에서 모두가 소녀를 추모하던 그때 한 청년이 외쳤다.

"다, 다들 저기 좀 봐봐!"

그 청년이 가리킨 곳은 참으로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길가에 늘어져있는 서큐버스들

살려달라는 말만 반복하며 위아래로 눈물을 쏟아내는 서큐버스 퀸

그리고 그녀의 하반신을 잡고 그녀를 제압하고 있는 자는 다름아닌 그 순수했던 마을 소녀였다.





대충 이런 느낌으로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이 야스 테크닉만으로 마왕까지 굴복시켜버리는 소설 같은 거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