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유명한 추남 귀족 장붕이우스

못생겼고 키도 작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지의 수많은 딸 아버지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소문난 악덕 귀족(추정)

세월은 화살처럼 흘러 장붕이 장성한 어느날

첫 대외활동으로 영지 시찰을 나갔던 장붕은

꾀죄죄한 몰골에 가난한 티가 역력한 농노의 딸을 보고 말았고

아비의 간곡한 애원은 들은 채도 하지 않은 채 열 살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생이별을 시킨다

그렇게 소녀를 저택으로 데려와 씻기고 입힌 다음, 장붕이 내린 첫 명령은 바로...

공부였다

사실 귀족가의 외동아들로 전생하기 전

현대에서의 그는 지독한 육성 시뮬레이터 중독자였고

죽기 전까지 수도 없이 클리어한 어느 소녀 육성 게임의 캐릭터와 너무나 흡사한 아이를 보고 참지 못했던 것이다

주 35시간 교육과 매일 1시간의 체육, 균형잡힌 식단 제공이라는 살인적인 스케쥴이 소녀를 옥죄었고

3년이 흘러 소녀가 열 세살이 되던 해, 1년의 전투훈런을 끝낸 장붕은 무사수행이라는 명목으로 완전무장한 소녀를 영지 밖으로 추방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그 악행이 하늘에 닿아 영지민들마자 장붕을 욕하지 않는 자가 없었음에도 잘 훈련된 기사단의 칼날이 영주성을 수호하였기에

농노의 아비는 그저 분루를 삼키며 하루하루를 자식 걱정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상을 떠돌며 수많은 전투와 모험을 겪은 소녀는 마침 왕국을 순시하던 여왕의 행차와 마주쳤고

때마침 마차를 습격하려던 도적단을 일검에 모두 제압함으로써 명예기사라는 영광을 얻게 되었으니

아직 약관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그 기품과 학식이 비할 데 없다는 것에 놀란 여왕이 소녀의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고

여러 대신과 장군들의 만류를 무릎쓰고 신성한 반지를 찍어 직인을 봉한 여왕이 전령을 통해 편지를 보내고야 말았으니

그대의 영지에 어린 소년소녀들을 교육할 아카데미를 건설하라는 여왕 전하의 지엄한 명령이 장붕이우스 영지에 도달한 것은 겨울이 끝나가는 2월의 어느 날, 키JOB마스터 장붕이 스물하고도 네 살이 되던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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