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이러케 써두 아라볼 사라믄 다 아라보께찌

 


그래도 읽을 때는 괜히 피곤해짐.

심해지면 짜증까지 나고.



그 외에도 독자 입장에서 번거로움이 더 큰데,

작가랑은 달리 무슨 내용을 담고 쓴 글인지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임.


당장 맨 윗줄의 '그를'은 '글을'을 음차대로 적은 거지만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혹시 남성을 지칭하는 건가?'하는 생각에 

다시 읽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낭비도 생길 수 있음.


(개인적으로 여기에 해당하는 맞춤법 오류는 '일부로' 임

함부러는 최소한 오해할 여지라도 없지, 

'일부로' 같은 오탈자가 반복되면 

실수를 가장해 일부러 비료의 일부로 만들어 주고 싶음)



내용만 이해만 할 수 있으면 상관 없는 거 아니냐는 반박도 봤는데

그건 때묻은 와이셔츠에 악취가 풍기는 복장을 해도

벌거벗은 건 아니니까 괜찮다는 주장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함


지금의 나처럼 인터넷에 똥글 싸지를 때 등

별 상관 없는 경우에 한해선 동의함.


허물 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인데 

츄리닝에 슬리퍼 질질 끌고 나가는 게 뭐 어떰?




그런데 이 짓을 소설, 

즉 남에게 잘 보여주려고 쓴 자리에서 허용하는 건 다른 얘기임.

비교하자면 소개팅 같은 자리에서 

상술한 꼬질꼬질한 차림으로 나타나는 격.


그랬다간 당연히 첫인상도 나빠지고 

다른 부분에서 어지간한 매력이 없는 한 

더 마음주고 싶은 생각도 안 듦


이런 게 예의를 차리지 않는다는 거랑 같다는 소리임



물론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있어서 

저마다 허용하는 맞춤법 수준이랑

그걸 받아들이는 반응은 다르다고 생각함.


맞춤법-복장, 소설-소개팅 비유를 이어가자면,


정장 잘 차려 입고 나름 세팅 잘 하고 갔는데도

미세하게 삐쳐나온 콧털이 거슬린다는 식으로 나오는

까탈스런 맞춤법빌런 같은 사람도 있는 거고,


반대로 편한 만남을 좋아해서 

소개팅 상대가 발가벗고 온 수준만 아니면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임.


평소에는 복장 따위에 별로 신경 안 쓰는 데도

최신 유행인 괴상한 패션이 눈에 밟히는 바람에 눈 돌아가서 

되돼 빌런처럼 변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



물론 소설은 소개팅이랑은 전혀 다름.

일 대 일이 아닌 일 대 불특정다수의 만남이니까.


하지만 결국 잘 모르는 상대의 관심을 사고 

자신의 매력을 뽐내야 한다는 측면에선 적당한 비유라고 생각함



그리고 오히려 모르는 다수에게 

자신의 멋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수준의 예의는 차리는 게 좋다고 봄.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면

상대가 거슬려할만한 요소는 가능하면 줄이는 것이 

예의에 맞는다고 본다



...반대로 유교빌런, 극단적 pc주의처럼 

모두에게 편안함을 주려는 노력을 무기로 바꿔 휘둘러대며

도리어 불편함을 야기하는 족속들도 있긴 한데....



거기에 대한 판단은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