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모른 채 태어난 나는 어머니와 새아버지 사이에서 자라났다.


궁핍한 집안에서 대학은 커녕 의무교육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다.


내가 밥벌어먹고 살 수 있는 일이라곤 새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 허름한 공방이 전부였다.


세상에는 아카데미를 다니고 세계를 다스리는 삶도 있는데, 나는 트럭 타고 돌아다니면서 생활용품 만들고 시공 작업이나 하는 게 전부인 삶이다.


너무 불합리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도 미래를 설계한다는 말은 이미 망상에 불과한 현실이고, 난 그런 현실에 순응할 뻔했다.


내게 기적을 행사하는 힘이 주어지기 전까지는.


그리고 오늘은 그 힘을 아카데미 입학시험에 쏟아붓는 날이다.


"13번 참가자 입장하세요."


"네!"


"어디보자... 이름이 예수네요? 그럼 10분 드릴테니 시작해보세요."


좋아, 그럼 도시락 복사부터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