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 아래에서 치세를 누르고 있던 조선.


김유양이라는 이름의 한 사또가 국경지대에서 곰방대 하나 폴폴 피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왠 색목인 야인들이 공격해 온다지 뭡니까?


그리하여 당장 병졸들을 출격시키죠.



한편, 카이사르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루비콘 강을 건너기 직전, 갑자기 루비콘 강과는 비교 되지 않는 얼어있는 커다란 강이 생겨났고, 왠 이상한 피부색능 한 병사들이 있지 뭡니까.


아마 원로원이 카이사르의 군단을 얕보고는 왠 이상한 이국의 용병단을 고용한 듯 보였죠.


로마 원로원의 자신에 대한 취급에 분노한 카이사르는 출병 명령을 내리게 되고.



그렇게 조선군과 카이사르의 첫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이사르는 입을 쩍 벌리고 멍청히 앞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죠.



-천둥 이외의 폭음을 들은 적 없었던 귀에 화약의 폭음은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소리 뿐만이 아니다. 포성 이 들릴 때마다 사선 상의 군단병들이 장난감 박살나듯 죽어나갔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군단병들이 전의를 상실 하고 패주해도 그들을 탓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군단병들이 무너지자 잠자코 대기 하고 있던 300명 정도의 기병들이 추격에 나섰다. 카이사르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예비대로 있던 백인대를 내보냈다. 적극적인 추격의사는 없었던지 필룸을 던지자 기병들도 곧 물러났다. 그들이 근거리에서 쏜 도끼날 모양의 화살촉이 스쿠툼을 박살내는 것이 놀라웠지만 추격해오지 않는다면 상관없는 일이었다.

카이사르는 '정치적 신자'로서 신들을 믿는 척은 했지만 사실 진심으로 믿지는 않았다. 따라서 그의 냉철한 이성은 주피터의 신벌이네 어쩌네 하는 병사들과는 달리 저 폭음 과 병사들의 죽음이 어떠한 기술에 의한 것임을 깨닫고 있 었다. 단지 그 기술을 카이사르가 알 도리는 없었으므로 병사들을 설득할 방법도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분명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니다. 행군해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는데 길을 잘못 찾았을 리 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눈앞의 강은 도대체 무엇이며 저 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석벽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신들의 농간인가?


-카이사르의 회고록-



그렇게 카이사르와 그의 군단은 포로로 잡히게 됩니다.



한편 조선 조정에서는 엄청난 혼란에 빠집니다.


그야 온갖 이양인들의 배들이 정박하고, 사신들이 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잡은 포로들이 그린 지도를 돌려본 제신들 모두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그린 지도에는 명국도, 왜국도 없었고. 게다가 조선은 무슨 호수 한 가운데에 빠진 듯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었으니, 조정은 이게 무슨 괴력난신같은 일인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죠..



조선 조정만큼이나, 다른 나라들도 혼란에 빠졌습니다.


갑자기 그 커다란 로마가 사라지고, 왠 이상한 나라가 뚝 떨어졌으니.


모두가 그 새로운 나라와 교역과 외교협상을 맺는 시점에서,


로마가 사라져버려 교역에서 큰 손해를 보고 파르티아의 침공까지 일어나자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오스 13세는 



자신의 여동생, 클레오파트라를 조선의 국왕, 문종에게 바치기로 결정하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클레오파트라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수양대군이 문종이 클레오파트라를 조정 신하들의 반대에도 국모로 받아들이기를 결정하자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를 외치며 문종의 머리채를 잡고 꺼이 꺼이 울다가 호조에게 양팔 잡혀 끌려나가니 이를 '수양의 조그마한 난'이라 불렀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문종과 클레오파트라가 깊은 관계가 되고, 서로의 말도 익히고, 다른 나라와 교역도 하며 이 조선은 기상천외한 세계에 점점 적응하는 중.


클레오파트라가 갑자기 문종의 앞에 엎드리며 자신의 나라 이집트를 구해달라고 간청하게 되고.


이에 조사해보니 클레오파트라의 나라인 이집트가 페르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어서 조선의 군대를 이용하기 위해 클레오파트라가 조선에 오게 된 것이더라.



"아 당연하죠 누님~~사랑합니다~~우리 클레오파트라 누님~사랑합니다~~"


수상하게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일이면 열정이 불타오르는 수양대군과 



"우리 조선을 이용하려고 국혼을 한 것은 괘씸하나 그 동안 보여준 것은 정말로 부부의 연 그 자체였으니, 용서하여주도록 하겠다."



그간 클레오파트라에게 정이 들어버린 문종의 강력한 의지로, 조선군은 이집트를 돕기 위해 원정군을 파병하게 되고,  



"아 네? 저 지금 리조토 먹는데 다 먹고 부르시면 안되옵니까?"


조선에 완전 협력해서 조선의 군졸이 된 카이사르는 조선이 준 쌀이라는 것에 우유와 치즈를 넣어 끓여서 만든, 카이사르 자신이 직접 '리조토'라 이름붙인 죽을 맛나게 먹다가 갑자기 조선 조정의 부름을 받게 되는데...



'안녕하세요 De civibus Romanis(로마 시민들), 이것은 조정의 포고문이다. 조선 조정은 매우 liberalitas(관대)하다. 호조의 쌀 공여, 많은 civibus에게 좋은 반응 얻다. 하지만 De civibus Romanis 불만이 매일 있어요? 지불 수단은 oportet ultricies(적절한 보상)의 판단 요소 아닙니다. 조선 조정은 지불 수단에 의해 평가받지 않다. De civibus Romanis 로마 방식 좋아합니까? Quid(why)? 이제 당신들도 알겠지만 당신의 Roma 조선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liberalitas한 우리 rex께서는 성은을 베푸시어 당신들도 homines(백성)로 받아주기로 하셨습니다. 항상 감사하십시 오. Et nos quoque(And we also), 로마조아.'

(설마 이새끼가 시공의 문을 열어서 보낸 건가)




지금까지,  문피아에서 연재되었던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 였습니다.


이 소설은 조선 문종 재위 시대에 한반도가 로마 공화정 말기 이탈리아 반도를 대체하여 트립해 왔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요,


보통의 소설들과는 차별화되는 잔잔한 문체로 극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로마인 조각공이 뚱뚱한 조각상을 만드는 방법을 몰라 미화를 엄청 해서 만들어진 날씬한 세종대왕 조각상을 보고는 '병에 걸려 쇠약해지셨을 때의 아버지가 생각난다'며 눈물을 흘리는 문종과


일편단심 클레오파트라만 바라보며 찝적거리다 문종에게 쫓겨나는 검은 머리 세자 양아치 (검.세.양) 수양대군등 원역사를 알고 있다면 재미난 요소들이 많고.


쌀을 조리하는 방법을 몰라 대충 쌀에 우유랑 치즈를 넣고 끓여서 먹었더니 너무 맜있어서 로마계 조선인들의 전통음식이 된 '리조토'는 물론이오 그리스 로마 신화에 '화약의 신'이 추가되는 등 변화하는 문화적 배경을 잘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제일 독특한 것은 빙의. 환생. 트립이 없다는 것인데요.


보통의 대체역사 소설들은 현대인이 빙의하거나 트립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정말로 당시대 인물들로만 역사가 바뀌어 나가는 걸 작가의 화려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ㅎㅎㅎㅎ?'라는 감정을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그 다음편을 읽게 만드는 마성이 있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료



과연 조선은 혼란에 빠진 유럽에서 '진정한 로마'가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한반도가 이곳에 떨어졌다면,


저 멀리 아시아에는 누가 자리잡았을까요?


지금까지, 문피아에서 연재되었고 완결까지 난 무료 대체역사 소설,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였습니다.


https://novel.munpia.com/147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