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기사 캐릭터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사를 그저 기사도에 집중하고 명예롭게 근접 무장만 다룬 고리타분한 캐릭터성을 가진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음


하지만 이건 18세기 이후의 근대에 유행한 기사도 로망스 문학으로 고착된 이상적인 기사의 개념에서 탈피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오류로, 실제 중세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매우 다채로운 캐릭터성을 가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떠올리는 기사의 이미지와 달리, 모든 기사가 봉건적인 질서에 소속되어 영지를 가지거나 영주의 가신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음


 영지와 작위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도 한 번 분봉한 영지는 일반적으로 세습되었다보니 봉토도, 재산도 없이 떠도는 가난한 기사들은 언제나 있게 되는 법


이런 떠돌이 기사들, 후대의 기사도 문학에서 편력 기사라고 부르게 되는 이들이 기사의 캐릭터성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는 열쇠임




기사도 문학에서 뭔가 숭고한 이상이나 스스로의 수행을 위해 방랑을 떠난 것으로 나오는 것과 달리, 실제 편력 기사들은 그냥 집 없는 떠돌이고 정착할 만한 자금도 없어서 돈벌이 건수를 잡으려 떠도는 이들이었음


그랬기에 일부는 높으신 분들과의 인맥을 얻거나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각지의 토너먼트를 전전했고, 어떤 편력 기사는 다른 기사를 습격해서 무구를 빼앗거나 상인 무리를 털어먹는 등 강도가 되기도 했음


어떤 떠돌이 기사는 아예 스스로의 용병단을 꾸려서 용병단장이 되기도 했고




이렇듯 같은 기사라고 해도 얼마든지 다양한 신분과 다양한 캐릭터성을 부여할 수 있었음


그에 더해서 토너먼트나 결투재판 등에서 발생한 일화 등-결투 대전사로 나선 사람이 상대를 무시했다가 다리를 다쳐서 패했는데 쪽팔린다고 치료를 거부했다가 상처가 덧나서 죽어버리는 등-을 통해 개그성도 부여할 수 있고


기사도는 개망나니같은 기사들을 교화해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규범이라는 점을 활용해서 성격이나 기벽도 다채롭게 설정할 수 있음




무기같은 경우도 기사가 최전선 중보병/중기병 역할을 주로 맡아서 그렇지 필요할 때에는 활이나 석궁 등 투사 무기나 기타 '기사답지 못해보이는' 무기들도 적극적으로 다뤘다는 걸 생각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기사 캐릭터를 얻어낼 수 있음




결론: 기사가 단편적인 캐릭터성을 가져서 별로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단편적인 생각임



기사 캐릭터성이 단편적으로만 나온다? 그건 그냥 작가가 독특한 캐릭터성을 부여할 의지 가 없거나 능력이 딸리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