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 Vsauce - 《 Is Your Red The Same as My Red? 》 ( 영어자막있음 )



나와 정반대로 색상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 사람에겐 어떤 색상이든 모두 정반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시야와 나의 시야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지 못할 것이며, 알더라도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고실험을 역전 감각질이라고 한다.


뭐 어쩌라고 싶겠지만, 위 논의를 조금 더 확장시켜보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된다.

"나와 똑같은 감정적, 사고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감각질을 갖지 못한 사람이 있다. 즉, 그에게는 사실 의식이 없다! 그럼에도 그는 사람인가?"

이 사고실험은 철학적 좀비라고 불린다. 철학적 좀비가 나와 같은 기능을 가진다고 해서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논증은 정신상태를 규명하는 기능주의적 관점이 놓칠 수 있는 지점을 포착한다.


감각질에 대한 논의는 심리철학 및 인지과학을 구성하는 큰 담론 중 하나다. 나처럼 어렸을 때 제목과 비슷한 고민을 해본 사람들은 심리철학에 관한 여러 논문들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특히, 영문 위키피디아만 잘 읽어봐도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다. 유물론, 심신이원론, 기능주의, 행동주의... 같은 여러 철학 용어들의 의미를 하나하나 잘 찾아봤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서양철학사 내지는 데카르트, 칸트, 하이데거 같은 굵직한 인물들의 책들을 읽어봐야 하고... 사실은 이 정도의 철학적 기반 없이 우리가 고찰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응애 선형대수는 모르겠지만 유체역학 알려줘'랑 똑같다. 깊이 알아볼거까진 없고 상식 수준이면 된다. 그 상식 수준의 책이 서양철학사 입문서인거다.


아님 머 데카르트의 철학이 어떠했는지 서술해주는 칼럼을 써봐도 좋겠다. 그걸로 시작하면 얘기할 거리도 많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