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충 낙원인데 김독자 히든시나리오 안 깨고 일행들이랑 같이 라인하이트 잡는 가상 세계관임.

※ 살짝 캐붕있으니까 유의하시고.

※ 개 ㅂㅅ같은 설정도 하나 날조해놨으니까 너무 기대하지 않았으면 함.









  그르르르르르….!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체더미가 김독자를 향해 다가왔다.
  자칫하면 다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독자는 무언가를 봤다.


[스킬, '전지적 독자 시점' 이 발동합니다.]
[대상의 실체를 투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독자의 눈에 비친 괴수의 모습은…

  '다영아, 이리 와! 이거 들어! 엄마가 시키는대로 하는거야!'

  금호역의 기억.


  "뭐해, 김독자!"

  "..."

  "정신차려!"


  검을 쥔 손이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김독자의 돌발 행동에 이현성과 정희원이 그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짧은 시간은 괴수에게서 김독자를 떼놓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결국 김독자를 향해 커다란 입을 벌리는 괴수를, 일행들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일까,
  당장이라도 김독자를 삼켜버릴 기세였던 괴수는 갑자기 행동을 멈췄다. 
  모두가 당황한 사이, 한수영의 신형이 움직였다.


[화신, 한수영이 스킬, 흑염을 사용합니다]


  "뒈져!"

  "잠깐.."

  
  김독자의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한수영의 왼팔에서 나온 흑염이 괴수를 불태워버렸다.
  검은 빛 불꽃에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는 괴수를 보며 김독자는 침묵했다.
  그의 태도를 본 한수영이 물었다.


  "뭔데 그래?"

  ".. 아냐"


  한수영은 그의 태도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곧장 밀려드는 괴수들이 그들을 넘어 시민들까지 덮치고 있었기 때문에 보류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멍하니 서 있던 김독자도 조금 시간이 지나자 부러지지 않는 신념을 휘두르며 괴수들을 처리했다.
  그렇게 낙원이 멸망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 아저씨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죽는다구요?"


  풀려난 유상아는 일행들에게 김독자의 '운명'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중 딱 한 명, 김독자만은 여전히 텅 빈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파괴한 낙원이 있던 방향이었다.

  무슨 로맨스 영화에나 나올 법한 비극의 남주인공이 지을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독자가 아니꼬왔던 한수영은 한낮의 밀회를 보냈다.


[너 아까부터 왜 그래? 동정하는거냐? 아니면 그 괴수랑 교감이라도 한거냐?]

[....]

[아, 답답해 뒤지겠네. 말 좀 해!]

[.. 넌 모를거야.]

[뭔데?]


  그 후로 김독자는 늦은 밤까지 하늘의 별을 세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다못해 유상아가 다가갔다.


  "운명이 걱정되세요?"

  ".. 아뇨."

  "그럼 왜 그렇게 우울하시죠?"

  "..... 금호역에서 만났던 모녀들 기억하십니까?"

  "... 그.. 철두파에게서 살아남았던 분들이요?"

  "네."

  ".. 근데 왜..?"

  "죽었습니다."

  "..."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공통된 인연의 죽음이란,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무거운 분위기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혼자 있는 김독자의 어깨가 무척이나 무거워보이는 것을 아는 유상아는 그를 위로하고 싶었다.


  "세상이 이 모양인데, 어떻게 모두가 살 수 있겠어요.. 지금은 시나리오와 도깨비 때문에 어쩔 수…"

  "제가 죽였습니다."

  "....네? 방금 뭐라고…"

  "..."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김독자는 마음 속에서 뭔가가 울컥 올라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죄책감을 버리기 쉽지 않았다.

  한수영이 흑염을 휘두르던
  그 마지막 순간, 김독자가 본 것은 눈물이었다.
  아픔보다 슬픔이 강하게 느껴지던 그 눈물을 김독자는 잊지 못한 것이었다.

  .. 만약 자신이 한수영을 말렸더라면?
  아니.. 그랬으면 한수영도 죽었겠지
  
  그런 생각만이 김독자의 머릿 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어쩌면, 자신이 죽는다는 것도 이런 식이 될지도 모른다고.


  "... 오늘 일은 잊어요. 당신 잘못 아니니까."


  유상아는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조용한 평원의 달이 저물어갔다.

  


  


  


  

  


  


  
  ★


생각보다 요청이 많은데, 다 써보도록 노력은 해볼게.. (근데 기대는 하지마라.. 난 야설 같은 거 잘 못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