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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나리오를 거치며 자라왔다. 내 손으로 강아지를 죽이면서 시작한 시나리오지만, 아저씨를 만나면서 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배후 계약'이라는, 끈끈하고도 단단한 연결을 통해, 아저씨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시나리오가 끝나고도, 나는 아저씨를 위해 다시한번 그 지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였다.
*
아저씨가 다시 쓰러졌다. 제발, 제발 장난이었으면. 제발.......
"아저씨, 장난하지 마세요...."
그러나, 당연하게도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당신의 배후성과의 연결이 끊어졌습니다.]
[배후성의 의지에 따라 '배후 계약'이 해지되었습니다.]
못을 박듯, 아저씨와의 배후 계약까지 끊어져 버렸다.
[설화, '별의 구원자'가 이야기를 멈춥니다!]
항상 내게 속삭여주던, 익숙하고 따뜻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설화마저 이야기를 멈추어버렸다.
"형.....하하......하....."
옆에서는 이길영이 허망한 눈빛으로 허탈하게 웃고있었다. 이길영의 눈은 이미 죽어있었다.
[설화, '마왕의 광신도'가 이야기를 멈춥니다!]
다종교감을 통해, 이길영이 느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끝없는 허무함이었다.
우리는 그날 망가졌다.
*
시스템은 돌아왔지만, 더는 '다종교감'을 쓸 수 없었다. 이길영과 내 마음에는 더이상 온기가 남아있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는 여전히 밝은듯 행동했지만, 우리의 텅 비어버린 마음을 느낀 괴수들은 모두 도망치기 바뻤다.
학교생활도 순조롭지 않았다. 나이때문에 신분을 속이고 들어간 학교는, 처음에는 즐거웠지만 그날 이후로는 어느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이길영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멍한 표정이던 우리는 따돌림을 받았고, 그럼에도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길영과 함께 다니는 것은 여전했지만, 이길영을 볼 때 느꼈던 간질간질하고 왜인지 모르게 괴롭히고 싶은 그런 감정들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아저씨가 없는 세상은, 살기 힘들었다.
*
학교가 끝나고, 이길영과 함께 아저씨의 병실로 찾아간다. 아저씨를 '지하철'에서 데리고 온 이후로, 몇년동안이나 계속된 습관이었다.
털어놓을게 없더라도, 우리는 아저씨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면 마음이 편해졌다. 배후계약은 끊어졌지만, '마왕의 광신도'는 이야기를 멈추었지만, 아저씨는 여전히 나의 별이었고, 이길영의 신이었다.
"......가자."
이길영이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온기. 언젠가, 아저씨가 '이야기의 적'이 되었을 때 느껴봤던 그 자그마한 온기. 텅 빈 가슴속에서 따뜻한 한 줌의 온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나는 이길영을 따라서 병실을 나섰다.
*
아저씨를 만나면서, 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배후 계약'이라는, 끈끈하고도 단단한 연결을 통해, 아저씨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시나리오가 끝나고도, 나는 아저씨를 위해 다시한번 그 지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만 슬퍼해야 한다. 전력을 다해, 아저씨의 삶을 대신 살아야 한다.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야 했다. 그것이 아저씨가 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후 계약'이 끊어진 지금도 알 수 있었다.
"응?"
내가 이길영의 손을 꽉 쥐자, 이길영이 뒤돌아 나를 본다. 나는 오랫만에 '감정'을 느꼈다. 길영이에게도 이 감정을 전해주고싶었다.
"이제 우리 행복하자."
길영이에게 싱긋 웃어주었다.
노을속에서, 익숙한 별이 반짝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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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유승이, 다음은 길영이 시점으로 같은 이야기 할 예정.
아직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독수 2편 올린다길래 올려버림ㅋㅋ
못난 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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