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의 귀여운 꼬마 소녀가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와 마우스를 엄청난 속도로 조작하고 있었다.
[쿼드라킬!]
곧 흥분한 듯한 기계음이 들리고 옆에 있던 댓글창의 댓글들이 감탄으로 물들어 갔다.
[......승리!]
곧이어 들려오는 기분좋은 음성에 비유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캐리요."
ㄴ 와 ㄹㅇ 지렸다...저거 어케 반응함?
ㄴ 사람맞나? 옆동네 패왕도 이렇게는 못하던데
ㄴ 확실히 비유님이 패왕보다 잘함
비유는 댓글창을 슬쩍 바라보고 시계에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자정이 넘어가고 있었다.
비유는 입을 열었다.
"오늘 방송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다들 아시다시피 저희 아버지와 함께하는 방송입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댓글들은 기대한다, 아버지가 누군지 궁금하다...등등이 떠올랐고, 곧 화면이 꺼졌다.
비유는 곧 털이 복슬복슬한 도깨비로 변해 어딘가로 날아갔다.
끼이익
방문이 천천히 열리고, 방 안에 있던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은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 김독자는 책을 읽고 있었다.
김독자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웃어주었다.
"오늘 방송은 어땠니?"
"늘 그래요...다들 대장보다 절 더 칭찬하던데요?"
"하하하, 중혁이가 가만히 있으려나?"
"가만히 안 있으면 뭐 어쩔까요. 제가 훨씬 더 잘하는데."
김독자는 "그건 그렇지."라고 말하며 책을 덮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디건을 벗고 침대로 천천히 걸어가자 비유도 그에맞춰 침대위로 포르르 날아갔다.
김독자는 자연스럽게 비유를 포옹했다.
그리고, 몇번이고 그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비유도 그런 김독자의 손길이 간지러웠는지 살살 웃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아침에 보자. 우리 딸."
곧 코 고는 소리가 두 부녀에게서 오르골처럼 잔잔히 흘러나왔다.
.
.
.
다음날, 비유와 김독자는 부엌에 있었다.
비유는 "지금 켤게요."라고 말하고는 카메라를 조작했다.
준비거 끝났는지 비유가 입을 열었다.
"바하~."
ㄴ 바하
ㄴ 바하
ㄴ 뒤에는 혹시?
인삿말처럼 댓글들이 주루룩 올라왔다.
김독자도 손을 들어 따라해주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비유의 아버지, 김독자 입니다. 바하~."
ㄴ 김독자? 그 구원의 마왕?
ㄴ ㄹㅇ 구마임?
ㄴ 아니, 비유님 아버지가 구마였음?
ㄴ 구마 언제 결혼함? 아니 누구랑 결혼함?
ㄴ 아버님 왜케 잘생김?
김독자가 인사하자 순식간에 댓글이 주루룩 올라왔다. 물론 그들은 전부 읽을 수 있었다.
대부분이 김독자의 외모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 그래서 오늘의 컨텐츠, '아버지와 ~~을 해보았습니다.'는 바로, 요리입니다."
ㄴ 와 아버님이 요리도 해주심? 아버님이 만드시는 요리라면 독이 들어있어도 먹는다 ㄹㅇ
ㄴ 미친놈ㅋㅋㅋㅋ
ㄴ 아니 저 얼굴이 요리해주면 일단 먹고봐야지
김독자는 댓글을 읽고는 피식 웃었다.
웃음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어느새 시청자들은 600명을 넘어섰다.
"아버지, 시작하죠."
"그래, 메뉴는 뭐가 좋을까?"
"간단하게 몇개만 하죠."
ㄴ 비유님 원래 이렇게 예의가 발랐나?
김독자는 어느새 앞치마를 입은 뒤, 식칼을 씻고 있었다.
"잘 못 만들어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알겠죠?"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설화, '황궁 수석 요리사'가 이야기를 신나게 시작합니다.]
곧, 그의 손에서 놀라운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잠시 뒤......
ㄴ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
ㄴ 이게 1시간만에 가능하다고?
ㄴ 당신 정체가 뭐야
ㄴ 아버님 못 하시는게 뭡니까
ㄴ 저희 집에 한번만 와주시면 안될까요?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ㄴ 아버님이 니 집을 왜 감ㅋㅋㅋㅋㅋㅋ
그도 그럴게, 지금 식탁에는 성대하진 않지만 아주 고급스러워 보이는 몇 그릇의 요리들이 멋있게 장식되어 있었다.
김독자는 설화의 도움을 받은 거지만, 말을 아꼈다.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기도 했고...왠지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이었다.
비유는 음식을 하나하나 카메라로 집중적으로 촬영했다.
집중촬영이 끝나자 둘은 웃으면서 수저를 들고 먹방을 시작했다.
.
.
.
먹방이 끝나자 잠깐의 토크시간이 생겼다.
비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틈을 타, 시청자들은 김독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ㄴ 아버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요? 아무리봐도 20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ㄴ ㄹㅇ
ㄴ 뱀파이어임?
"아, 일단 외양은 28세의 모습이고요, 실제 나이는......대충 2만살?
ㄴ 구라 ㄴ
ㄴ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셈 ㅋㅋ
"제가 이런걸로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정 그러시면 옆동네 패왕이나 우리엘께 물어봐요."
ㄴ 설마...ㄹㅇ임?
ㄴ 미친 제정신이세요?
ㄴ 그럼 비유님은 정확한 나이가......
"그건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도깨비니까 아마 수천살은 넘었겠죠?"
ㄴ ㄹㅇ 인간이 아니었네
ㄴ 도깨비는 또 뭐하는 놈들임?
ㄴ 있음 옛날에 시나리오 주던 애들
ㄴ 학교 역사시간에 졸았나 ㅋㅋㅋ
그렇게 토크는 계속되었고 김독자도 적절히 웃으면서 대답해주었다.
그 결과 시청자 수는 이미 2000명을 넘어섰고 다음에도 출연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
"오늘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바바~."
둘은 카메라가 꺼지자 눈을 마주치고는 씨익 웃었다.
"아버지 방송에 소질 있으신데요?"
"옛날엔 이걸로 먹고 살았잖니."
"큭큭...그건 그겋네요."
곧 도네이션 금액을 확인한 그들은 더욱 크고 행복하게 웃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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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방하는 비유랑 독자가 보고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