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된 분위기가 방안을 감돈다.
싸늘한 눈빛들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괜찮다. 손은 눈보다 빠르니ㄲ....아니 이게 아니지!
지금 우리집 거실에서는 재판이 열리고 있어.
대상자는 내 남친, 성준이.
죄목: 내 남친인 죄.
성준이가 무릎을 끌고 엄마아빠 앞에 있고, 엄마아빠는 싸늘한 눈빛으로 성준이를 노려보고 있어.
"어...어머님 아버님! 저 잘할 자신 있습니다! 서아 제가 책임 지고 잘 챙기겠습니다!"
성준이가 외쳤어.
와아... 내 남친 멋있어... 헤헤...심쿵했어..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구!!
갑자기 아빠에게서 격이 방출되기 시작했어.
아니 이건 아니지!!
[성좌, '구원의 마왕'이 자신의 격으로 화신, '유성준'을 압박합니다!]
"유성준...니가...감히.."
순간 내가 상쇄시켜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뿐이겠지.... 으으
성준이는 순간 움찔 했지만 굴하는 기세 없이 버텼어.
엄마는 순간 흑염을 꺼낼까 고민하는 눈이었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어.
"유성준. 네가 우리 서아 남친이 됨으로써 서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점들을 말해봐."
인터뷰야..? 그런거야..?
성준이는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빠르게 대답하기 시작했어.
"ㅈ..저 일단은 서아도 그렇긴 하지만 저는 A급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헌터기 때문에 장래 걱정은 없을거라 보셔도 됩니다!"
뭐, 그렇겠지.
던전과 균열이 일상이 된 이 세계에서 헌터 랭크란 거의 장래의 보장이지.
특히 A급, 그 중에서도 최상위권으로 '김컴'의 권능을 일부 이어받은 우리는 장래 걱정은 전혀 필요없다고 할 수 있어.
엄마는 고개를 끄떡거렸고 성준이는 말을 이었어.
"그리고 전 서아를 유치원 시절때부터 계속 좋아해왔기 때문에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확실히 알고 잘 대해줄 자신이 있습니다!"
ㅁ...뭐?? 유치원 시절때부터?! 나...전혀 예상 못했는데?
와...지금 나 볼 엄청 빨개졌을 것 같아...
엄마는 다시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입을 열었어.
"하아...그래 성준이 너 믿을 만 한건 알지... 참... 어디서 굴러온 개 ■■■ 같은 ■■한테 주는 것보다는 너한테 맡기는 게 낫겠지..."
허억! 감동! 저거 우리 엄마 맞아? 아니야. 저게 우리엄마일리 없어! 넌 누구냐!
아빠는 배신감을 느끼는 눈으로 엄마를 바라봤어.
엄마는 아빠를 째려보더니 말했어.
"김독자. 너 서아가 좋아하는 애면 괜찮다매"
아빠는 아무말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어.
엄마 최고!
아빠는 다시 고개를 들더니 성준이에게 물었어.
"하아...성준이 너는 서아가 왜 좋아?"
성준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기 시작했어.
그..그러면 조금 부끄러운데...헤헤
"일단 천진난만한 성격이 귀엽고 평소에는 그냥 귀엽다가 가끔씩 나오는 당돌한 성격이 좋고 눈 밑에 눈물점이 예쁘고 웃는 표정이 뭔가 귀여우면서 요염하고 또 훈련할때는 진지한 것도 반전매력이고"
헤에...그...그렇게 많이 말하면 나... 부끄러운데?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말을 가로챠더니 눈을 빛내며 말하기 시작했어.
"웃을때가 제일 예쁘지만 울때는 그것대로 귀엽고!"
그러더니 둘이 번갈아가며 말하기 시작하는거야!!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때 행복해하는 표정이 좋아요!"
"토마토를 먹을 때는 찡그리는 표정이 귀엽지.."
"가끔씩 투정을 부리는 말도 좋죠.."
"어릴 때도 엄청나게 귀여웠지만"
""지금도 여전히 엄청 귀엽지(죠)""
그...그만 좀 해줘!! 고문이야 이건!!
다행히도 엄마가 아빠의 등짝을 한대 때리더니 정신차리라고 말했어.
으...응 어찌됐던 성준이는 아빠의 인정도 받은 모양이야... 잘됐네!
엄마는 다시 성준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격을 뿜으며 말했어. 그것도 진언으로!!
[근데 성준아. 서아 울리는 날은... 니 제삿날이 될거야]
"ㄴ...넵!!"
[김서아 너도. 성준이한테 민폐끼치지 말고]
히익! 난 당장 고개를 끄덕였어.
성준이도 결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어.
와아... 개잘생겼다...가 아니구!!! 왜 이래 나?
"하아...이제 가봐. 둘이 데이트 할려고 만났다면서?"
엄마가 지쳤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나에게 말했어.
순간 의구심이 들어 다시 물었어.
"진짜.... 가도돼?"
엄마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어.
나는 그냥 성준이의 손을 잡고 냅다 집밖으로 달렸어.
#
"야 김독자"
"왜 수영아?"
"하아...빡치네... 우리도 그냥 꽁냥꽁냥하자!"
"으...응?"
"빨리 따라와!"
질질질 안방으로
#
"허억..허억..."
어휴...숨차.
성준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어.
"괜찮아 서아야?"
헤헤...뭘 이런거 가지고 걱정을 다..
"걱정 안해두 돼... 나 A급 헌터라구?"
성준이는 나를 보며 귀엽다고 말하더니 씩 웃었어.
성준이 볼도 충분히 붉었지.
헤헤..잘생겼어.
"자 그럼! 우리 엄마아빠한테 살아남은 겸 빨리 데이트 가자!!"
드디어 꽁냥 학원 라이프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