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reader/34821151
독자와 헤어진게 벌써 3년이 흘렀다.
독자도 지금쯤이면 대학교 졸업했겠지..
나는 졸업 후, 소설을 쓰며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아직 밥을 안먹었네...벌써 저녁인데.
집앞 편의점에서 대충 때워야겠다.
나는 대충 후드를 입고 집을 걸어나왔다.
터벅터벅.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나가 길을 걸었는데, 뒤에서 한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혹시 번호좀 주실수 있나요..?"
김독ㅈ..아 그럴리가 없지..또 헛것을 봤다. 그냥 꼴을보니 동네 양아치였다.
"..됐어요."
"번호만..좀.."
"됐다니까요?"
"아니, 누가 처음보는 사람한테 사귀자고 했어? 번호만 좀 달라는데 더럽게 튕기네."
이 개새끼가..
"뭐 이ㅅㄲ야?"
"뭐? 이ㅅㄲ? 이ㄴ이.."
라고 말하며 손을 올리는 순간 양복을 입은 누군가 그 손을 꽉 잡았다.
"뭐하냐?"
이번엔, 진짜로 독자였다.
"뭐야, 넌?"
양아치가 있는힘껏 겁을주며 말했다.
자신보다 한뼘은 더 큰키에, 전혀 변하지 않는 표정에 주춤한 양아치는 말을 이었다.
"너가 얘 남친이라도 돼? 어?"
"어. 그러니까 꺼져."
양아치는 다음에 보자며 뛰어갔다. 저 멀리.
나는 김독자를 바라보았다.
피곤한 일이라도 있었는지, 다크서클에 눈빛이 죽어있었다. 그동안 뭔일이 더 있었나?
"김독ㅈ"
"수영아 잘 지냈어?"
"..잘 지냈겠어?
".."
"넌?"
"그냥..대학 졸업하고 취업해서 살고있지.."
"그게 아니라 나 없이 잘 지냈냐고."
".."
우리는 카페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왜 헤어지자고 한거야?"
"미안해서."
"뭐가 미안했는데?!"
"이것저것, 다 미안하고, 나한테 넌 너무 과분한 사람이더라고.."
"하아.."
나는 또르륵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위해 창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괜찮으니까, 이유 말해봐."
".."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어? 잠시만.."
독자는 전화를 받으러 잠시 나갔고, 나는 흐르는 눈물을 꾹꾹 누르며 울음을 삼켰다.
"수영아..미안..나 가봐야겠다. 안녕."
독자가 나가려 한다. 또..또 독자를 놓칠순 없다. 그것도 눈 앞에서.
나는 독자의 등을 감싸안았다.
"흐윽..흑 독자야..난 너 없으면 흑 안되겠어..제발...가지마..흐윽.."
나는 넘쳐나오는 울음을 애써 막으며 말을 이었다.
"제발..독자야.."
"..!"
뒤에서 갑자기 '살기'가 느껴졌다.
처음 느껴보지만, 이건 살기가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년이 결국.."
뒤에서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전까지 우릴 보고 수군거리던 카페에 있던 사람들이 멈추었다. 움직임도, 행동도. 마치, 시간이 멈춘것처럼.
"맞아. 잠깐 멈춰놨어. 하..ㅆㅂ 멈추는건 개연성 많이 딸리는데. 근데 ㅆ년이 작가라고 생각도 작가처럼 한다?"
?!
생각을 읽은건가??
"그래."
어? 독자는 왜 가만히 있지?
"걔도 멈춰놨거든. 너랑 둘이서 '대화'를 나누려고 말이야."
"무슨 대화?"
"너. 지금이라도 싹싹빌고 김독자 나 주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목숨'만'"
독자? 아. 모든게 이해됐다. 3년전의 일도, 독자가 피곤해보이는 것도. 다 저ㄴ때문이라는것이.
그건 그렇고, 목숨'만'? 뭘 어쩌겠다는 거지?
"궁금하면 빌던지. 어떻게 할거야?"
"..싫어."
"뭐? 그럼..목숨도 못살려주는데.."
".."
"너희는 둘다 왜 내가 뭐라고만 하면 침묵이냐? 사랑하면 닮는다디니.."
"그럼 나 죽인다는거지?"
"말 무시하는것도 똑같네."
"죽일거면, 죽여. 근데 죽기전에 3년전에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말해줘."
"그건..3년전부터 못해줘. 꽤 길거든."
이ㄴ. 귀신은, 그러니까 이지혜는 나에게 모든일을 말해주었다.
"알겠지? 그러니까 정리해서 말하자면. 너는 우리 인연에 낀 방해물인 셈이지."
"반대일걸."
나는 무언가로 이지혜를 찌르며 말했다.
"뭐? 이건 또 뭐..으으윽!!! ㅁ..뭐야 이건?!"
"그거 머리삔이지. '평범한' 's대 로고'가 박힌."
"s..s대..!?"
역시. 재수생다운 약점이군.
"ㅇ..어떻게?!"
"넌 너무 많은걸 말했어."
아까 독자와의 과거에 대해 설명할때, 자신의 사연도 주절주절 떠들었다.
역시. 약점은 이런거였군.
"크..크아아악악!!"
이지혜는 가루가 됐다.
부디 다음생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길..
사람들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움직였고,
독자는 입을 열었다.
"수영아..도망ㄱ..어? 어디.."
"내가 해치웠어."
"그게 무슨..ㅁ.."
"이제 그 귀신 없으니까 나랑 다시 만나줄래?"
"수영아..."
독자는 당황한듯 말을 이었다,
"나..나는..너..한테..흑..너무 큰 잘..흐윽..못을.."
눈물을 흘리며.
"독자야."
"으..응?"
쪼옥
"우리 다시 시작하자."
"수영아.."
"사랑해, 김독자."
"너..내가..무슨짓을..했는ㄷ.."
독자는 아직 방금 흘린 눈물의 여운이 가지 않았는지 천천히 말했다.
나는 말을 이었다.
"독자야. 잘못한건 다 잊고 다시 시작하자."
나와 독자는 카페에서 나가서 인적이 없는 골목에서 서로를 껴앉고 한참을 울었다.
"사랑해."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