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독자가 활자로 흩어져 사라질때, 나는 덜컥 겁이 났다. 

머릿속에 존재하는 수만 명의 한수영이 똑같이 소리를 질러댔고 울었다. 

김독자가 이렇게 없어져버리면 어떻게 하지.

이 결말이, 진짜로 이 세계의 '끝'이라면 어떻게 하지.

겁이 났다. 미치도록. 머릿속에선 끊임없이 알림음이 울리고 있었다. 

눈 앞에 뜬 메세지는,


[당신의 ■■가 임박합니다!]

[당신의 ■■가 임박합니다!]


더욱이, 나를 끝이라는 괴물에게 두렵도록 만들었다. 

끝, 어느 작품을 쓸때, 작가는 끝을 두려워한다. 종장의 이후에 내가 이 작품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두려움을 느낀다.

동시에, 독자 또한 끝을 두려워한다. 독자가 작품에게 느끼는 집착이다. 

김독자도, 하나의 독자(讀者)로서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끝을 두려워하고 있을까.

간신히 입을 열어 말을 해본다. 


"이게, 이게 니가 원하는 결말이라고? 이게..이게?"


어둠에 가려진 김독자의 얼굴이 잘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최악의 결말은 아니지,"


최악의 결말. 그 딴게 이 세상에 존재할까?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이 비극의 결말보다도 더 비극적인 결말이. 과연 존재할까?

김독자가 원하는게 이런 결말이라면 그건 작가로서 용납할 수 없다. 이 이야기의 작가는 그 딴거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1863회차의 한수영도. 

아니, 애초에 이 이야기는 이야기의 범주를 넘어섰다. 위대한, 하나의 '시간'.

그 모든 것이 활자로 흩어지고 있다. 


김독자가 손을 뻗어 나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비릿한 혈향이 혀에서 감돌았다. 나의 피인지, 독자의 피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뒤엉킨 피는 김독자와 함께 사라졌다. 신기루 처럼. 손에 잡자, 흩어졌다. 작은 돌풍에 날아간 한 줌의 모래처럼, 활자가 바람에 휩슬려 끝없는 어둠 속으로 뻗어나갔다. 위대한 비극이 흩어져 세계를 구했다. 

우리는 우리의 종장을 비극이라 불러야 할까, 희극이라 불러야 할까. 




[당신의 ■■은 "존재하지 않는 종장"입니다!]



















작가의 말)) https://arca.live/b/reader/36915548 (1화, 애증)

                  https://arca.live/b/reader/37101217  (2화, ■■의 ■■)

                  그리고 이번 3화로 마무리 지었슴....시리즌 줄 모르는 전붕이가 많을 거 같음. 암튼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