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https://arca.live/b/reader/68432515?target=all&keyword=%EB%8F%85%EC%88%98&p=1


 이른 아침.


 지이잉 지이잉.


 핸드폰의 진동 소리 때문에 한수영은 꽤나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휴대폰의 진동 소리의 원인을 보자 한수영은 정신을 바로 차릴 수 밖에 없었다.


 -정희원

 -야 한수영 30분 내로 공단 사람들이랑 독자 씨 보러 갈 거니까 준비 해 둬라.


 짧고 굵게 정희원에게 온 문지 한 통에 한수영은 김독자를 깨우고 급히 화장실을 가서 씻고 오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30분이 지나고 정희원의 말대로 공단 사람들이 병실에 도착했다.


 “형! 저희 왔어요!”

 “아저씨 보고 싶었어요!”


 두 꼬마들이 김독자에게 달려들자 한수영은 불만인 듯 할 말이 많았지만, 지난 날 자신이 하루 동안 김독자를 독점하고 있었던 탓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독자 씨 잠시 간단한 검사 몇개만 할게요.”

 “알겠습니다 설화 씨.”


 이설화는 오자마자 김독자의 몸 상태와 컨디션 체크를 했고 여러 검사를 진행하였다. 다행히 별 문제 없다고 판단 하였는지 처방을 내려줬다.


 “시스템이 복구 되고 나서부터 몸 상태가 급격하게 좋아지셨어요. 이대로라면 2~3주 정도 안에 퇴원 하시고, 가끔 병원 오셔서 몸 상태나 컨디션 검진 받으시면 되겠어요.”

 “감사합니다 설화 씨.”

 “감사 인사는 옆에 두 사람한테 해요. 독자 씨 살리겠다고 매일 같이 열심히 머리 굴리고 노력 했으니까요.”


 이설화는 한수영과 유중혁을 보며 눈 웃음을 지었고 금새 다른 환자들을 보러 떠났다.


 “근데 상아 씨랑 현성 씨는요?”

 “상아 씨는 정부 일로 오늘은 시간을 낼 수 없었고 현성 씨도 오늘은 시간 못 낸다면서 다음에 오겠다 하더라고요.”


 유상아와 이현성은 시스템이 복구한 여파 때문인지 당분간은 꽤나 바빠질 예정이였다.


 “그리고 성좌들은······ 이건 말보다 보여주는 게 더 빠르겠네요.”


 라고 말하자 정희원이 눈 앞의 리모컨을 들고 앞에 있는 TV를 켰다. 그리고 김독자는 그 광경에 황당한 나머지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저게······ 아니 저, 저 와······.”


 TV에 나오고 있는 것은 시나리오를 처음 클리어 할 때 부터 자신을 지켜봐 준 우리엘, 흑염룡, 그리고 제천대성이 나오고 있었다.


 “저 놈들은 ‘집단 회귀’에서 돌아온 후 부터 아이돌 준비를 하더니 결국엔 저러고 있더군. 한심한 놈들.”


 유중혁이 한 술 더 뜨자 일행들도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지 금방 TV를 꺼버렸다.

 김독자도 이 분위기를 벗어나고 싶었는지 금방 화제를 바꾸었다.


 “아 그러고 보니 저희 예전에 시나리오 끝나면 다 같이 큰집에서 살기로 하지 않았나요?”


 김독자의 말에 일행들은 잊고 있었다는 듯 하나 둘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그랬었죠? 그럼 지금부터 라도 집을 알아 봐야하나?”

 “형! 저는 꼭 형 옆방에서 지낼래요!”

 “뭐래! 아저씨 옆방은 내 꺼 거든?”

 “아이고 꼬맹이들아, 너희들은 또 싸우냐?”

 “지혜누나 신유승 좀 데려 가 봐.”

 “왜 나한테 그래?”


 이길영과 신유승이 티격거리는 걸 보며 앞으로 다 함께 같이 살아갈 큰 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해 보는 수 밖에 없었다.



*



 그렇게 두어 시간 정도 지나자 한수영을 제외한 공단의 동료들이 모두 돌아갔다.

 정희원과 이지혜가 한수영에게 왜 남겠냐고 놀리 듯 묻자.


 “적어도 한 명은 남아서 이 놈 감시해야 할 거 아니냐?”

 “근데 굳이 언니가? 사부가 남으면 되잖아.”

 “이 놈은 나보다 약해서 안 돼. 지난 번에도 처참하게 졌으면서.”

 “죽고 싶은가 한수영?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붙어주도록 하지.”

 “야 여기 병원이야 이 미친놈들아!”


 김독자의 제지로 간신히 둘의 싸움을 말리고 각자 원래 있던 곳들로 돌아갔다.


 “어휴 내가 너희 둘 때문에 제 명에 못산다 내가 아주.”

 “어쭈? 너 지금 나 아니였으면 여기 있지도 못했으면서 말이 많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한수영이 없었으면 애시당초 어린 시절부터 계속 살아 있었을지도 의문이였기에 한수영의 존재는 김독자에게 있어서 만큼 의미가 컸다.


 “아무튼 그것보다 집은 어떻게 할까?”

 “집 문제야 공필두 한테 말하면 어떻게든 될 거 같은데.”

 “공필두 한테 땅을 하나만 받으면 그 위에 지을 수 있을텐데.”

 “그치 집을 지을······ 잠깐 뭐라고? 집을 짓는다고?”

 “당연하지? ‘꿈 장악력’이라고 내 능력이면 집 하나 짓는 것 쯤은 별 일 아니거든. 큰 땅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가능해.”


 생각보다 큰 일을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말하는 김독자를 보며 한수영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김독자의 퇴원까지 하루가 남았다.

 입원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김독자는 일행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큰 집에 대한 계획을 차근차근 세워 갔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공필두와 통화를 하며 땅 얘기를 하며 괜찮은 터를 잡고 구체적으로 지을 집의 설계도를 작성하느라 2주 정도의 시간을 꽤나 바쁘게 보냈다.

 그리고 대망의 퇴원 전날이 다가왔다.


 “이야 김독자. 드디어 내일이면 퇴원이네?”

 “내가 한수영 네 덕 좀 많이 봤지. 너 아니였으면 입원기간 더 늘어났을 수도 있었겠다.”

 “당연하지. 이 천재 미소녀 작가님이 수발을 들어주는데 빨리 회복을 못 하는 게 이상할 정도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둘은 티격거리며 시간을 보내던 중 저녁 시간이 되자 입원 마지막 날인 겸 둘은 같이 외식을 하기로 정했다.


 “일단 나오기는 했는데 뭐 먹을래?”

 “글쎄다. 우리 환자 씨는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음······. 오늘따라 한식이 먹고 싶은데, 근처에 김치찌개 집 없나?”

 “김치찌개면 저기 옆 골목에 맛집 하나 있어. 따라 와.”


 그렇게 김독자를 이끌고 식당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어? 아저씨랑 수영 언니?”

 “독자 형!”

 “두 분이 여기 무슨 일이세요?”


 점원 처럼 보이는 앞치마를 두른 이지혜, 이길영, 그리고 신유승이 가게 안에서 손님들을 받던 중이였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너희가 여긴 무슨 일이야?”

 “우린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거든.”

 “유승이랑 길영이야 고등학생이니 그렇다 쳐도 이지혜 너가 알바를 한다고? 과제 할 시간도 없을텐데? 얼마나 했는데?”

 “저희 이제 반 년 쯤 일했죠.”

 “이지혜가 이렇게 오랫동안 해고를 안 당하고 일을 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아저씨!”

 “농담이야 농담.”


 그렇게 몇 마디를 나누던 일행들은 신유승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고 기본 메뉴들을 시켰다.




*



 식사를 마친 후 김독자와 한수영은 병원으로 계산을 마친 후 이지혜와 신유승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받으며 다시 병원으로 복귀했다.


 “일단 넌 내일 퇴원하고 바로 공필두 만나러 갈 거냐?”

 “아무래도 그렇지?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바로 집 지으러 가야하니까.”


 퇴원 당일부터 그렇게 바쁘게 움직여도 되는지 한수영은 내심 걱정했지만, 무슨 말을 해도 김독자를 말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말리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야 그럼 나도 동행한다? 적어도 너 옆에서 지켜 볼 사람 하나 정도는 필요하니까.”

 “뭐 그 정도야 상관없다만, 넌 괜찮아?”

 “당연하지. 너 따라 다니는 게 뭐가 대수라고. 그리고 네가 집 짓는다는 거 구경도 조금 할 겸?”

 “그게 목적이였구나?”


 정곡을 찔렸다는 듯 움찔하는 한수영이지만 김독자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



 그렇게 시간을 흘러 김독자의 퇴원 날이 되었다. 아침부터 자신을 대신해 퇴원 수속을 밟으며 자질구레한 일들을 모두 처리하는 한수영을 보며 김독자는 내심 고마우면서도 미안함을 느꼈다.


 “수영아, 그냥 내가 다 하면 되는데······.”

 “됐어. 아직 몸도 완전히 정상은 아닐텐데 그냥 내가 다 하고 빨리 치우는 게 낫지. 자, 이리 와 빨리 가자.”


 말을 마친 한수영은 할 일을 마쳤는지 김독자에게 팔을 잡아당기며 병원을 나와 한수영의 차로 향했다.


 “퇴원하고 나오니까 뭔가 꽤 낯서네.”

 “그럼 뭐, 평생 거기서 살 생각이였냐?”

 “그건 아니지만······.”

 “그럼 그냥 조용히 이 누나만 따라 와라. 공필두 한테 데려다 줄테니까.”


 그렇게 한수영의 차를 타고 공필두의 부동산으로 향하는 김독자는 창문을 내리며 느끼는 바람에 상쾌함을 느끼며 비로소 자신이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