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알토의 집에서, 오늘도 저는 용사님과 서로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다시 병을 앓는 사람이 늘어났고, 알토는 도움을 주기 위해 또 다시

빈번히 집을 비우게 됐으니까요.


그 틈에, 이렇게 나는 용사님을 집으로 모시고 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나, 용사님이 훌륭한 존재인가─ 그리고 알토가 얼마나 보기 흉한 쓰레기인지를

고백할 때마다, 용사님은 아주 기뻐해주셨어요.


때로는 알토의 침대로 옮겨가, 그를 바보취급하면서 용사님과 서로 사랑을 확인할 때,

벌써 제 안에는, 알토에 대한 애정따위는 한 조각의 파편조차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알토의 존재는, 용사님을 기쁘게하기 위한 향신료에 불과합니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 이상의 가치 따윈 느끼지 못하는 존재.

아니요, 가까이 다가오면 불쾌함을 느끼므로, 가치가 없는것보다

못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이 날은 조금 바뀌었던 것이 있었어요.

우리들이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밖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뭐,뭐하는거야...리나... 거,거짓말이,지..?"


영혼이 빠진듯한 얼간이같은 소리는, 틀림없이 알토의 소리였습니다.

아무래도, 창문으로 안을 엿보고 있던것 같아요.


오늘도 늦는다고 말했으면서, 이러니까 거짓말쟁이의 쓰레기는 안되는거죠.


용사님을 보면, 이미 알아채셨는지, 웃음을 참고 있는 듯 했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밖에 있을 쓰레기의 존재를 모르는것마냥, 그대로 격하게

서로 사랑을 나눴습니다.


신경쓰지 않은 채, 서로 사랑하고 있었더니, 밖에서 구토의 소리가 들립니다.

추접스러운 그 소리는, 역시 쓰레기가 낼 법한 적당한 소리였습니다. 

내가 용사님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이, 그렇게 충격적인 걸까요?

계속 토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만, 용사님과 키스를 하는 순간,

그의 존재따윈 바로 사라졌습니다.


그 뒤로는, 정신없이 서로에게 열중했습니다.

해가 기우는 무렵이 되고, 용사님이 밖으로 구경하러 나가셨을 때,

알토는 도망쳤는지 보이질 않았습니다.


"도망갔구나. 리나는 방금 전의 목소리 들었어? 진짜 한심해서 웃겼다고"


마음 속까지 재미있어하는 모습의 용사님을 보니, 나도 기뻐졌습니다.

당연히 나에게도 한심한 구토소리 따윈 들렸지만, 나는 굳이 용사님에게


"코오지님, 죄송해요. 너무 기분 나쁜 존재라, 벌써 잊어버렸어요"


그렇게 말하니, 용사님은 한바탕 크게 웃으시면서


"연인 상대로 심하다~. 내가 본 최고의 여자다워"라고 칭찬해준 것입니다.

그것이 굉장히 기뻐서, 나는 또 다시 신체가 달아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그 날은 결국, 알토는 집에 돌아오질 않아서 용사님은 그대로 자고 가셨습니다.


알토에겐 다신 해주지 않을 제 수제 요리를 맛있게 먹는 용사님을 보면,

행복이란 건 이런거구나..같은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 이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면 좋을텐데. 그런 쓰레기는


그런 걸 생각하면서도, 저와 용사님의 사이좋은 모습을 봐버린 그 쓰레기도

이제는 간신히 현실을 자각했을거라고 생각해서, 만족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건, 용사님.


당신은 사랑을 방해하는 거추장스러운 존재─ ─ 알토도 이해했을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기분 나쁜 소꿉친구 따위, 애초부터 필요하지도 않았고

용사님과 만나면서, 나는 진실된 사랑에 눈을 뜬 것이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죠.

이미 알토에 대한 죄책감따윈 없고,

 

저는 저속해질 수 있는 곳까지 타락해서

나락 속으로 빠져들어만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