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후챈 대학교에 재학 중인 평범한 대학생이다.


 아니 사실 평범하진 않다. 여자같이 생긴 남학생 1위를 뽑으라면 나니까.


 하필 이름도 중성적인 김유진이라는 이름이었던 탓에 어릴 대부터 많이 놀림 받아왔고, 대학교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괜찮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여친이 나와 동거하고 있으니까.


 내 여친은 양지윤, 우리 과 내에서도 제일 예쁜 사람이다.


 하지만 아싸인 나와는 다른 인사이기 때문에 워낙 이곳 저곳에서 불려 다녔다.


 나는 이러한 상황에 불만을 표할 수조차 없었다.


 누가 뭐래도 제일 사랑하는 여친이었으니까.


"야, 요새 니 여친 바람피는 모양이던데?"


"...? 그게 뭔 말이야 ㅅ발롬아."


 이 녀석은 정은태, 내 부랄친구이자 같은 대학 같은 과 동기이다.


"아니 걍 소문이 그래서. 솔직히 니랑 잘 어울리진 않잖아."


"...선 넘네?"


"알써 알써. 씁,"


 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나는 묘하게 찝찝한 뒷맛이 남았다.


***


 그녀가 요새 이상하다.


 옛날에는 늦으면 늦는다고 말해줬었는데 요새는 지각은 물론 말도 없이 외박하기 일쑤였다.


 오늘도 나는 요리를 해 두고 그녀를 기다렸지만...


"...괜찮은 건가..."


 설마 진짜 은태의 그 말이?


 그럴 리 없지만 괜히 신경은 쓰였다.


 그래, 오늘은 데리러 가야지.


 그렇게 간 호프집에서는 금태양 선배가 지윤이의 허리에 팔을 둘러놓고 나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 너 그 유진인가 하는 걔, 아니냐?"


"...맞는데요..."


"캬, 역시 내가 사람은 잘 기억한다는 말이야. 자, 여기. 지윤이 남친이지?"


"네."


 괜히 말려드는 기분이 들어 나는 얼른 지윤이만 데리고 자리를 나섰다.


***


 며칠 이후 지윤이가 잠시 집을 나가자 나는 지윤이의 폰의 사진을 보았다.


 그리고 그 사진에는 은태와 지윤이, 금태양 선배 등이 있었다.


"...설마..."


 나는 그날 밤에도 그녀가 외박하자, 확신을 굳혔다.


"지은아. 너 혹시 요새 누구 만나? 왜 자꾸 말 없이 외박을 해?"


"..."


"말 좀 해봐. 안 그래도 하필 술 마시는 자리라서 좀 그런데 말 없이 늦고, 외박하고... 불안해서 미치겠어."


"...너, 뭐라는 거야? 내가 바람? 그래, 바람 피웠다. 그런데 너는 어째 여친을 믿지를 못해? 배신감 느껴진다. 헤어지자."


"뭔 개소리야."


 그녀가 내뱉는 말은 모조리 어불 성설 뿐이었다.


 누가 누구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말인가.


 바람을 피워놓고, 뭐?


"바람피웠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나와?"


"당연하지, 너보다 다른 사람이 더 좋으니까."


"...그러면 혹시 그거, 금태양 선배야?"


"뭐? 그 이름이 여기서 왜 나와? 쯧, 안 그래도 계집애처럼 생겼다고 애들 사이에서 놀림 받는데 이제 그럴 알은 없겠네."


 대답도, 무엇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그녀는 짐을 싸고 그렇게 가 버렸다.


***


"흐윽....흑....씨발...."


"야 야, 정신 차려라. 여자가 걔만 있냐?"


 은태는 내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


 하염없이 울고 있는 난 내 자신이 한심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잠깐 찬 바람이 불어왔다.


 포장마차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왔다.


"...지윤아?"


"어? 여기 있네 은태야? 말도 없이 어딜 간 거야~"


"아, 미안, 미안... 어?"


 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지금 꿈을 꾸나? 저게 무슨 짓거리지.


"아, 젠장. 지윤아, 들켰잖아."


"어, 여기 김유진 있었네."


"..."


"뭐, 어쩔 수 없지. 말한 대로야. 여자는 지윤이만 있는 게 아니잖아? 너 같은 패배자에게 지윤이는 안 어울리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뭐..."


"킥킥, 지윤이 내연남이 나였다고."


"너...!"


 하지만 나는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뒷골목에 끌려가 은태한테 죽도록 얻어맞았다.


 CCTV도 없어 신고도 할 수 없었다.


 정말이지 죽고 싶은 하루였다.


"ㅆ...ㅣ....바....ㄹ"


 나는 너를 그렇게 사랑했는데, 막상 아무 것도 없었다.


 병원에 실려간 나는 팔까지 부러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날로 휴학계를 냈다.


***


+)1화는 빌드업이 국룰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