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소도는 구시대 인간을 잡아먹고 인간과 대립하던 몬스터들이 

신시대로 들어서면서 몬스터걸 흔히 몬무스화되어서 인간들과 오순도순 살아가는 세계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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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의 허락이 떨어지자 문에서 공백이 들려온다.


곧 있어서 문을 조심히 여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면서


갑옷이 들썩이는 소리와 함께 머리없는 기사가=듀라한이 첩의 침실로 들어왔다.


듀라한은 첩을 향해 무릎을 꿇더니 옆구리에 끼고 있던 자신의 머리를 첩을 향하게 하였다.


듀라한은 흥분한 듯 쉴 필요조차도 없는 숨을 들썩이는 것처럼 보였다.


몇번 숨을 고르는 듯한 행동을 취한 듀라한의 첩을 향한 머리에서 경악할 만한 말이 나왔다.


'마왕님! 벨님이 기억을 잃어버리셨습니다!'


듀라한의 말에 첩의 침실에 소리없는 경악이 차올랐다.


잠시만.... 첩이 지금 잘못들은 것인가?


'뭐....뭐라고 하였느냐?'


첩의 목소리에 당황이 들어찼지만 듀라한은 눈치 채지 못한 듯 


'벨님이 기억을 잃어버리셨습니다!'


듀라한의 경악어린 말 속에는 희미한 기쁨이 서려있었다.


아니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지....


정말 중요한 것은 벨이 기억을 되찾은 것이였다.


벨은 원래라면 이제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하지 그 누가 있어서 그런 아픔을 겪고 남을 믿을 수 있겠는가?


사랑이란 믿음을 동반한 것 벨이 그러한 믿음을 타인에게 가질 수 있을까?


벨이 다른 자를 품 안에 품을 수 있을까?


벨이 타인을 껴안고 타인의 귓가에 사랑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허나 그것도 벨이 그것을 기억하고 그것을 잊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


기억을 잃은 벨도 그와 같을까?


물론 몸이 기억해서 어느정도의 꺼림찍함을 가질 수야 있지


허나 기억이란 흙과 같은 것


흙과 같이 천천히 쌓이지만


흙처럼 어떤 것이 쌓여는지에 따라서 그 위에 있는 결과물들이 달라지는 것이 기억이다.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 척박한 토양과 같은 기억에서는 그 어떤 작물도 자라지 않을 것이고

그 어떤 생물도 그곳에서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비옥한 토양과 같은 기억에서는 

곡물들과 수 많은 작물이 자랄 것이고 그것을 먹고 살아가는

가축과 사람들이 살아갈 것이다.


벨이 겪고 기억하는 기억은 척박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것


척박한 땅에서도 그곳을 살아가는 생명체는 없을지언정 그곳을 지나가는 것들은 존재한다.


허나 벨의 기억은 그 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스치는 인연또한 거부하고 잠깐의 인연 또한 배제한다.


토양에 비교하자면 걷을 수도 없게 용암으로 뒤덮인 땅에 그 위에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게

화산재가 대기를 덮고있다.


그 누구도 지날 수 없게 그 누구도 볼 수 없게


이미 척박을 훨씬 넘어선 죽음을 땅과 같은 기억


첩은 그 기억을 믿는다.


첩은 벨을 믿는다.


벨은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그 누구도 곁에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 기억이 없어진다면?


흙을 덮고 있는 용암과 화산재가 흩어져버린다면?


그 밑에 있는 것들은 과연 어떨까?


다른 자들을 배제할까?


아니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남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남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품에 안고서 남의 귀에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결실을 맺고 자식을 키울 것이다.


안되...... 그것만은 안된다.


네팔렘들이 활기치는 세상은 있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냥 죽여버릴까?

아니 죽일 수 있을까?

그 어리고 가련한 아이를 그 누가 있어서 해코지 할 수 있을까?

모든 몬무스들은 그 아이를 사랑한다.

여또한 그 아이를 자식같이 손주 같이 사랑한다.

그 아이를 누가 있어서 다치게 할 수 있을까?




'마왕님!!!!'



듀라한의 호통에 잘못을 들킨 아해처럼 몸을 움찔거린 첩은 자신을 보고 있는 듀라한을 바라봤다.


'마왕님 어디 아프신가요?

아까 전부터 제가 계속 불려도 아무 말도 없으시기에

무례를 무릎 쓰고 불려보았습니다.'


듀라한은 죄송스러운 듯 고개를 떨구더니 상태로 바닥만을 쳐다보았다.


첩이 상념에 너무 깊게 빠져들은건가?


그래 이럴 때일 수록 상념에 빠져들어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대면하는 것이 낫지


'벨이 기억을 잃었다고? 지금 벨은 어디 있느냐?

어서 이리로 불르거라... 아니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닐 것이지 여가 직접 찾아가겠다.'


침대에서 내려오고 방을 나선 첩은 듀라한의 안내를 받으면서 벨이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벨의 방 안에서 본 것은....


어린아이 처럼 울고있는 작은 아이와


그런 아이를 위로해주고 있으면서 아이가 안 보이는 각도로 희미하게 웃고있는 내 딸


데오노라와 리림들이였다.


그 모습에 구토가 나오듯이 역겹다고 느끼는 것은 첩의 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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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은 행복을 느끼기는 할 것입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이 말은 찰리 체플린이 힘든 세월을 보낸 이들을 위로해주기 위해서 했던 말입니다.


근데 말입니다.

트루먼쇼의 트루먼 처럼 행복한 일상이 꾸며진 사람에게는 그게 맞는 말일까요?


트루먼의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희극입니다

그러나 단지 극일 뿐인 인생

진정 멀리서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을 부정하는 비극


한 사람의 희노애락이 부정당한 진정한 의미의 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낸 진정한 의미의 극


비극이라는 슬픈이야기의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존재

트루먼


만약 우리가 트루먼이라면


어쩌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희극일 수도 멀리서 보면 비극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뭐 개인의 견해 차에 불과하겠지만 말입니다만..


근데 마왕의 3인칭은 여가 나을까요? 첩이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