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2화


카페는 꽤 괜찮았다. 순이익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정도면 나와 고양이가 살기에는 충분했다. 강원도 산골로 여행을 오거나 산악을 온 사람들. 잠시 쉴 공간을 찾는 사람들로 하루에 두 명이나 열 명 정도는 왔다 갔다 하는 조용한 카페.

 

나는 가끔 오가는 사람들에게 한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좋아하는 일은 뭔가요?

 

-사랑하는 사람은 있나요?

 

-무슨 일을 하시나요?

 

-나를 배신한 사람을 용서할 수 있나요?

 

나는 그야말로 새장 속의 새였고 사람들의 인생이라는 것에 무지했다. 어떤 사람은 그 대답에 단답형으로 대답하였고 나는 그것을 굳이 물으려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인생사를 말하며 1시간은 족히 대화했었고 나는 그에 공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나만의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도. 사랑하는 사람도. 그리고 나를 배신한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그런 컨셉 아닌 컨셉이 유명해져서 나는 간판에 인생에 대해 질문을 하는 곳이라는 설명을 써 붙였고 그 뒤로 조금 더 손님이 늘었다.

 

"오빠, 오늘도 손님 없네요?"

 

"이런 위치에 있는 카페에 한 달에 한두 번 오면 자주 오는 거지. 너처럼 일주일에 여러 번 오는 게 이상한 거야."

 

"오늘은 질문 안 해요?"

 

"너는 너무 많이 들어서. 딱히 질문할 것도 없는데."

 

"와... 제가 그렇게 사람이 얕아 보여요?"

 

"그럼 대낮에 이런 곳에서 시간이나 죽치는 네가 정상이니?"

 

"저는 아티스트라서 말이죠. 그림 그리는 거야 좋은 곳에서 하면 좋잖아요."

 

"그래라...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한 달 전부터 죽치고 오는 애는 주나미. 갓 스무 살이 되었지만, 대학은 가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업으로 삼은 여자애다.

 

-좋아하는 일은 뭔가요?

 

-그림 그리는 거요!

 

-사랑하는 사람은 있나요?

 

-어때 보여요?

 

-배신한 사람을 용서할 수 있나요?

 

-잘 모르겠는데요!

 

여러 질문을 해봐도 그녀의 나이만큼이나 얄팍한 인생사가 보이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런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가만히 같이 있기만 해도 나까지 기운이 북돋아지는 느낌이었다.

 

"자 서비스. 점심 안 먹었지?"

 

오므라이스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언제나처럼 걸어서 여기를 왔으니 꽤 배고프겠고, 항상 점심을 거르고 왔었으니...

 

"와! 감사합니다!"

 

냐옹

 

어느새 내 다리 옆으로 와서 몸을 비비는 이 하얀 고양이.

 

"그러고 보니 걔는 아직도 고양이에요?"

 

입에 있던 수저나 빼고 말하지.

 

"뭔가 이름을 지어주기 힘들어서 말이지..."

 

"세바스챤 어때요?"

 

"싫어."

 

"에..."

 

이 카페를 열고는 이런 평온한 일상이 반복되었다. 머릿속에 박아넣던 공부도, 주고받는 돈도, 구밀복검도 없는 이런 평온한 삶을 내가 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생각했다. 만약 내 여동생을 다시 만난다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아, 저번에 왜 배신한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고 물었었잖아요?"

 

"응?"

 

"저 생각났어요!"

 

"뭔데..."

 

"용서 못 해요! 복수할 거에요!"

 

"... 근데 그 사람이 너한테 제일 소중한 사람이면?"

 

"에... 그런 조건 없었잖아요... 다시 생각해볼게요..."

 

"풋... 참나..."

 

그래도 조금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

 

가족의 그런 대화를 하였던 뒤, (그걸 가족의 대화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나는 회사의 경영에 모든 힘을 쏟았다. 오라버니가 언젠가 돌아왔을 때, 나에게 칭찬을 해주도록. 다시 오라버니에게 돌려줄 것들을 모두 깔끔하게 돌려주기 위해서.

 

"회장 대리님, 저번 숙청으로 반발이..."

 

"... 돈 좀 뿌려둬. 조용해질 때까지."

 

삼촌이라는 작자는 죽었다. 돈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돈 좀 쥐여주니 손가락 마디 끝부터 잘라낸 시체도 마약이나 하다가 뒤져버린 사람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오라버니를 배신해서 꾸민 작자들도 같은 운명으로 이끌었다. 임원 중 직접적으로 관여한 둘은 이제는 한강의 신원미상 시체가 되었고, 그때 찬동한 임원들은 은퇴했다. 그 여직원, 돈만 바라보고 그런 짓에 이용된 그 여직원은 아직도 살아있다. 그걸 살아있다고 부른다면 말이다.

 

이런 숙청이 반복되고 나는 그들의 고통을 보면서 내 맘에 채찍질을 가했다. 오라버니가 맛본 배신감은 이 정도가 아닐 거라고. 오라버니를 찾아가면 나는 나의 몸을 바쳐서라도 그에게 사과할 생각이다. 나 같은 년을 여동생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숙청을 하고 나니 오히려 경영은 쉬웠다. 그런 숙청의 소식은 꽤 잔잔했다. ‘나를 지지하지 않는 임원들이 정년퇴직을 당했다더라. 정도의 소문이었으니 말이다.’ 아랫것들의 입장으로는 기회겠지. 임원 자리가 한 번에 여러 자리가 비어버렸으니. 나를 지지하는 임원들만 남겨두게 되는 기회였다.

 

기강 회장은 은퇴했다. 마지막까지 오라버니의 정보는 말하지 않았다.

 

-니 오라비는 너를 만나기 싫다더라.

 

그런 말을 들었다. 나는 내 지지기반을 결성해서 아버지의 지분을 상회하는 주주들을 모았다. 아버지는 정년퇴직하신 걸로 되어있다. 아버지도 딱히 반발하지 않으셨었다.

 

-구렁이 같은 속을 감추고 사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 아들에게 물려줄 것도 없는데 누가 가져가든 똑같지.

 

바득

 

생각만 해도 이가 갈렸다. 기강 회장은 이제 자택에서 순순히 노년을 보내시겠지. 그리하여 모든 것은 내 손아귀에 떨어졌다. 원래 오라버니의 것이었던 이 모든 것을 오라버니의 손에 쥐여주고 싶어서 벌인 일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손에 한 톨이라도 넘어가게 둘 수는 없었다.

 

"회장님"

 

 

"...회장' 대리'님이라고 하라고 했을 텐데? 다른 사람도 아닌 내 수행원이 이런 실수를 해서 되겠어?"

 

뺨을 맞은 수행원은 무표정을 유지하며 다시 내게 말을 걸었다.

 

"회장 대리님... 회장님을 찾았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지?"

 

"그게... 확신을 가지느라..."

 

 

옆 수행원의 뺨을 때렸다.

 

"내가 의심이라도 생기면 보고하라고 했을 텐데? 나를 무시하는 거야?"

 

"죄... 죄송합니다!"

 

"위치는?"

 

"강원도---"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다. 마치 속세와의 인연이라도 끊은 듯이 지내던 오라버니의 위치를 드디어 찾은 것이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유는?"

 

수행원은 태블릿으로 어느 SNS를 보여줬다. 카페 인생정. 그 카페의 리뷰글과 사진들 속 앞치마를 두른 남자의 모습. 1년 전과 다름없는 그 얼굴.

 

"...오라버니..."

 

"회장님은 만나러 가시겠습니까?"

 

"출발하지. 최소의 수행원만을 데리고 갈 거야."

 

"예, 셋 정도..."

 

"둘."

 

"네."

 

오라버니를 만나서 그 얼굴을 보고 말을 나누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었다. 오히려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고 나니 더욱...

 

무슨 표정을 짓고 무슨 말을 건네야 할까.

 

……………………………………………………

 

오늘도 어김없이 해는 뜬다. 아침 9시부터 문을 두드리는 누구 씨 때문에 말이다.

 

"오빠, 저 왔어요!"

 

쾅쾅쾅

 

고양이도 허리를 곧추세우고 기분이 나쁜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오늘은 카페 좀 천천히 열려고 했는데..."

 

"장사가 장난이에요?"

 

"어."

 

"그러면 어쩔 수 없죠."

 

열린 문과 내 몸을 지나쳐서 카페 안쪽으로 들어가는 그녀. 어이없지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침은?"

 

"우유 한 잔 먹고 왔어요."

 

"간단하게 빵 줄까? 어제 굽고 남은 거 있는데."

 

"와!"

 

구운 베이글 한 조각에 크림치즈를 발라서 건네주었다. 그녀는 받자마자 입을 왕하고 벌려 씹기 시작했고 목이 막힐까 걱정된 나는 그녀에게 막 내린 커피에 우유를 섞어 간단히 라떼를 건네주었다.

 

카운터로 돌아가서 나도 빵 한 조각을 굽고 채소와 햄을 넣어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오빠! 왜 혼자 맛있는 거 먹어요?"

 

"주인이니까. 꼬우면 너도 주인 해."

 

"힝..."

 

표정이 웃겨서 케이크도 한 조각 건네주었다.

 

"이거나 드세요, 손님."

 

"와!"

 

금세 풀리는 표정. 가방 안에서 태블릿을 꺼내는 그녀를 보며 창문의 커튼을 치우고 카페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았다. 오늘 하루도 평온하기를...

 

부우웅...

 

차가 카페 앞에 선다. 멀리서 바라보니 검은 리무진. 이런 강원도 산골을 지나는 차로는 어울리지 않는데...

 

문이 덜컥 열리고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며 나는 굳어지는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와, 오랜만에 손님이네요!"

 

그녀는 달려 나가서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아르바이트도 아닌데 왜 저렇게 기운찬 걸까. 하지만 그런 그녀의 바보짓도 나의 긴장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저... 여기 기천혁씨 계신가요?"

 

캐쥬얼한 정장을 입은 장신의 남성이 그녀에게 물었다.

 

"응? 오빠 이름이 천혁이에요?"

 

"아니."

 

"응? 안 계신 거 같은데요? 여기에는 주인 오빠하고 저밖에 없어서요."

 

저놈의 머리를 쥐어패고 싶었다.

 

"나와."

 

강압적인 소리를 하며 남성을 밀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오라버니..."

 

"...수련..."

 

나미도 뭔가 싸한 분위기를 읽은 건지 멀리서 장신의 남성과 함께 나와 수련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라버니, 제가..."

 

"잠깐만..."

 

수련이의 말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나를 왜 찾아온 건지도 모르겠고, 그저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게 나의 상처를 다시 쑤시는 느낌이었다.

 

-닥쳐!

 

나의 변명을 일축하던 그 말, 표정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제발... 나가줘."

 

"오라버니, 제발 제 말 좀..."

 

"하고 싶은 말은 없어. 나누고 싶은 대화도 없어."

 

"오빠... 제발..."

 

"알았어... 제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 줘."

 

"... 차에서 잠시 기다릴게요. 너는 여기 잠시 있어."

 

수행원 한 명은 카페에 남기로 하고 수련이는 차로 돌아갔다.

 

"... 오빠, 여동생이에요?"

 

"... 그랬었어..."

 

뻘쭘하게 남은 수행원은 근처의 스툴에 앉았다. 나는 그에게 커피를 건네주었다.

 

커피를 건네받은 수행원은 입을 열었다.

 

"한 번만 회장 대리님과 말씀을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회장 대리요?"

 

"예, 회장님."

 

뭔가 이상했다.

 

"전 회장이 아니에요. 그 사건 이후로는 후계도 아니라고요."

 

"그 말을 회장 대리님께 제가 말했다가는 제 목이 날아갈 겁니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요."

 

"... 무슨 일이 있었죠?"

 

"회장 대리님은 회장님을 찾으셨습니다. 자세한 것은 회장 대리님의 말씀을 통해서 들으시는 게..."

 

"와, 오빠 회장님이에요?"

 

"..."

 

"무슨 회장님이에요?"

 

분위기를 못 읽는 여자였다.

 

……………………………………………………

 

"나미야, 미안한데 잠시 나가줄래?"

 

"오빠, 여기 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가방에 태블릿이랑 공책 넣고 30분 걷는 게 쉬운 건 아니에요."

 

"제발... 분위기 좀..."

 

"그리고,"

 

나미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이 말했다.

 

"오빠 진짜 죽을 것 같은 표정 짓고 있거든요? 두고 갔다가 자살이라도 하면 제가 좋아하는 카페 망하는 거잖아요?"

 

"..."

 

바보 같은 척을 하던 걸까? 왜 이렇게 정곡을 찌르는 걸까.

 

"그러니까 저 없다 셈 치고 대화 나누세요."

 

"그런 사람이 아까 끼어들어?"

 

"후후. 제 배려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말을 하더니 나미는 카페 구석진 자리로 가서는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아..."

 

한숨은 나왔지만 아까 나미의 말 덕분에 조금 편해졌다.

 

나는 수행원에게 이제 수련이를 불러와달라고 말했고 카운터에서 그녀를 위한 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수련이는 혼자서 카페로 들어왔다. 아까 수행원은 차에 대기하라는 명령을 내린 모양이었다. 내 앞의 스툴에 앉아서 나와 마주 보는 위치가 되었지만.

 

"..."

 

쉬이 말이 나오질 않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있어서 나는 수련이의 정수리만 보였다.

 

"자."

 

그녀에게 커피를 내밀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이제 반대가 됐네? 예전에는 네가 커피를 자주 타줬었지."

 

"오라버니... 제가 잘못했어요..."

 

"뭘?"

 

"오라버니를 믿지 못한 것... 등 뒤에서 칼을 찌른 것..."

 

"그 호칭."

 

"네?"

 

"그만둬, 나는 너의 오라버니가 아니야."

 

"네?"

 

"회장님이라는 사람이 남한테 쉽게 고개를 숙이면 안 돼. 너는 잘했어."

 

"무슨..."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다크서클 진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흐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깨까지 오던 머리카락이 이렇게 보니 등까지 오게 길었네.

 

"삼촌을 등에 업었다고 해도 나를 실각시키는 과정은 수준급이었어. 자랑스럽게 여겨도 돼."

 

"아니... 아니에요..."

 

"그 음성파일은 어떻게 만든 거야? 사진 합성은 요즘에 쉽게 걸려서 그런 일을 하기는 쉽지 않은데...“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칭찬했다.

 

"아니에요... 아니야..."

 

"횡령은 조금 억지였다. 그거는 금방 들킬 일인데. 미리 지지기반이라도 만들어 둔 거야?"

 

"아니야!"

 

그녀가 마시던 커피를 땅에 던졌다. 내가 아끼던 흰 머그잔이 산산이 조각났다.

 

"아니야, 아니란 말이야, 오빠 다 미안해. 그냥 속았던 거야. 이미..."

 

"이미 끝났어."

 

"아니야, 안 끝났어, 다 고쳤어... 삼촌은 죽었고... 그 임원들도 다..."

 

"끝났어, 수련아."

 

내 말에 움찔 몸을 떨더니 나를 향한 눈에서 흐르던 눈물이 더 많아졌다. 나는 웃음을 지어줬다.

 

"너는 잘했어. 내가 지켜준다는 생각은 오만이었던 거야."

 

"오빠..."

 

"회사를 잘 부탁해. 그래도 정이 남았나 보다. 이런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오빠... 오빠가 준 편지도... 여기..."

 

그녀가 손에 쥔 편지는 내가 어머니에게 3년 전쯤에 건네둔 편지. 내가 죽거나 모종의 이유로 실각당하면 그녀에게 건네 달라고 부탁한 편지였다. 물에 젖고 구깃구깃한 그 편지를 보니 살짝 가슴이 아팠다.

 

"이제 이런 건 필요 없잖아?"

 

나는 그 편지를 받아서 쓰레기통에 던졌다.

 

"내가 너한테 건네준 편지는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고 생각해서 건네준 거였어."

 

"..."

 

수련이의 눈이 쓰레기통에 꽂혔다. 손을 벌벌 떨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일부러 시선을 돌렸다.

 

"너는 나보다 뛰어나. 제왕학의 기초가 담긴 종이라니. 이제는 필요도 없잖아? 나는 너에게 그 종이를 건네주면서 그걸 잊어버렸나 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호오를 그르치다니."

 

"흐그..."

 

"나중에 한번 부모님 뵈러 찾아갈게. 이제는 부모님도 사업과 관련 없으니 남남인가? 죄송합니다. 수련 회장님."

 

"흐아악... 흐아앙..!"

 

그녀는 미친 듯이 울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의 편지를 꺼내고 바깥으로 나서려는 내 소매를 붙잡으며

 

"오빠... 제발 미안해! 미안... 미안해!"

 

라고 소리치는 그녀를 뿌리치고 바깥의 수행원을 불렀다.

 

"회장님 상태가 안 좋으니 데리고 가세요."

 

"내 몸에 손대지 마! 수행원이고 뭐고 다 잘라버릴 거니까! 놔! 오빠! 제발!"

 

"회장님, 안녕히 가세요."

 

"오빠!"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수련이는 차에 실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룹의 총수가 된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지. 그녀를 실은 차는 천천히 출발했다.

 

"... 오빠 되게 무서운 사람이네요...“

 

언젠가 나미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참나...

 

"이제 알았어? 너도 돌아가. 무슨 일 당할지 모르니까."

 

"근데 오빠, 울고 있잖아요. 어떻게 돌아가요."

 

"닥쳐..."

 

"울어도 되니까 말해봐요. 저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이라 없어져도 뒤탈 없는... 부모님이 계시긴 하는데."

 

"흑흐윽..."

 

"잠시 울고 나면 말해요..."

 

그녀는 내 옆에 다가와서 어깨를 토닥여줬다. 지금은 그녀의 다정함과 긍정적인 기운이 지금만큼은 너무나 고마웠다.

 

……………………………………………………

다음편으로 완결임

'다음편 완결? 왤케 짧냐'고 물어보면 내 필력이 딸려서 이이상 길게쓰면 뇌절을 피할수없기 때문임.

후회챈에는  다른 엔딩이 올라갑니다

근데 미리 후회챈에는 사과하고싶은데 내 필력이 딸려서 후회파트를 길게 못썼다. 필력연습을 거쳐서 괜찮다싶으면 꼭 후회물 하나 써오겠습니다.

후회조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