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내 울분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방금까지 내게 실망했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던 여검사와 마법사, 궁수거 눈을 크게 뜨며 동시에 대답했다.


"용사 따위.. 용사 따위 되고 싶지도 않았다고.. 그냥 평범한 시골 청년으로 평범한 시골 여자랑 같이 오순도순 살고 싶었단 말이야..." 


"가, 갑자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하하.." 


내가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게 그녀들에겐 어색했는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나의 어깨를 토닥였다.


"만지지마!!"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녀들의 접촉을 허용할 생각이 없었고, 내 어깨를 토닥이는 여검사의 손을 뿌리치듯 쳐내며 외쳤다.


"내가 왜... 내가 왜 이렇게 아파야 하는데..."


상처 투성이인 양손으로 가슴을 부여잡듯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왜 좋아하는 너희들한테 그런 시선을 받아야 하는 거냐고... "


이 말을 끝으로 나는 쉰 목소리로 울음소리를 흘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아팠다.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다. 마왕군 간부에게 배를 뚫렸을 때보다도 아팠다. 왜 내가 이렇게 아파야 하는가. 그냥 평범한 사랑을 할 수 없었던 건가. 라는 여태까지 쌓였던 의문들이 몸 속 깊은 곳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들도 내 말이 끝나자, 갈 곳 잃은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나는 이만 들어가볼게..." 


몇 분 동안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있을 때 먼저 나를 추궁했던 여검사가 어두운 표정을 짓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에 따라,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방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래, 지금은 혼자 있고 싶었다. 그녀들도 그런 내 마음을 알아줬는지 자리를 피해준 것 같았다.


그렇게 오늘. 5년동안 쌓여왔던 울분들이 폭탄 파편들 처럼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