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기에 올라오는 글들 정말 잘 보고 있음. 특히 썰들. 되게 인상 깊은 내용 많더라 ㅋㅋ


아쉽게도 나한테는 그런 일은 없었지만, 대신 트위터에서 겪은 썰 한 번 풀어 보고 싶어서 써봄. 현실에서 직접 겪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간접 경험이니까.


일단 트위터를 시작한 계기부터 말해야겠다. 똥챈이 3천명 찍긴 했지만 그래도 스캇이 마이너 취향인 건 부정할 수 없잖아? 근데 그 중에서도 변비에만 꼴리는 건 더 마이너란 말이야. 몇 년 전만 해도 변비에 포커스를 맞춘 스캇 자료들은 진짜 드물었음. 요즘은 커미션도 활발해지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어쨌든 당시에 난 항상 자료에 목말랐고, 같은 취향인 사람을 찾고 싶은 욕구도 강했음.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이런 취향을 나눌 곳이 없었고, 구글링을 하고 또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트위터를 알게 되었음. 일본인들 중에서는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 그래서 트위터에 가입했고, 같은 취향을 가진 계정을 찾기 시작했지.


놀랐던 게, 생각보다 여자들 중에서도 변비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였음. 오늘 썰의 주인공도 그 중 한 명임. 이제부터 이 분을 A라고 할게.


같은 변비 취향 안에서도 또 흥분하는 포인트가 다 다른데, A는 자신의 변비에 흥분하는 유형이었음. 이분은 트윗으로 자기 변비 상황을 말해주는 사람이었어. 예를 들면 오늘 며칠째다, 배가 아프다, 침대에서 스트레칭하면서 가스 빼고 있다, 화장실에서 힘 주고 있는데 딱딱해서 안 나온다. 이런 식으로. 글만 보면 넷카마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상상하긴 좋거든. 결과적으로 A는 진짜 여자기도 했고.


그러다가 어느날 A가 목소리를 녹음해서 올렸음. 끙끙거리는 소리랑, 변비 걸려서 똥이 딱딱해지면 변기에 떨어질 때 풍덩풍덩하는 소리 들리잖아? 그 소리가 녹음된 거였음. 근데 그분이 신음소리가 좀 격한 편이어서 정말 끄으으으응....!!! 끄으으으으응!!!! 이 정도 급이었음. 그거 듣고 꼴려서 DM을 보냈지.


근데 생각치도 못한 답장이 왔음. 옛날에 내 소설을 파파고로 일본어 번역하고 대충 다듬어서 픽시브에 올린 적이 있는데, 그 소설을 잘 봤다는 거야. 깜짝 놀랐지. 내가 쓴 소설은 그냥 여자가 똥 싸는 소설인데, 이걸 여자가 왜 보지? 싶은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까 변기 위에서 힘 줄 때, 소설 속 등장인물에 이입해서 힘 줄 때가 있다고 하더라고...진짜 페티쉬의 세계는 넓고 깊은듯ㅋㅋㅋㅋ


어쨌든 그 이후로 A랑 이야기를 좀 나눴음. A는 변비가 좀 심했던 편이었던 것 같음. 열흘씩 안 나올 때도 있다고 했거든. 난 같은 취향을 가진 여자랑 얘기하는 게 처음이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음. 그래서 진짜 변비녀의 일상과 썰을 많이 들을 수 있었지. 침대에서 엎드려서 힘주는 거, 방귀 냄새 때문에 창문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는 거, 직장에서 똥 싸다가 신음소리가 너무 커서 후배가 괜찮냐고 물어봤던거, 공원 공중 화장실에서 한창 힘주는데 어떤 잼민이가 똥 안 나오냐고 계속 물으면서 방해했던거... 그 분도 썰 되게 많았음ㅋㅋㅋ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얘기 흐름이, 자기 똥 싸는데 응원해 달라는 거야. 그러면 더 잘 나올 것 같다고. 혼자서는 화장실 가서 도전해도 실패할 것 같다고. A 취향이 약간 그런 거였던 것 같아. 자기가 똥 쌀 때 옆에서 누가 응원해주는 거. 그래서 난 DM으로 힘내라, 조금만 더 힘줘라, 나오면 편해진다 등등 지금 생각하면 좀 현타오긴 하는데 ㅋㅋㅋㅋ 어쨌든 DM으로 열심히 응원해줬다. 그래도 좀 꼴렸던게 A가 힘 주면서도 딱딱해요, 걸려서 안 나와요, 똥이 너무 굵어요 등등 이런 말들을 DM으로 보내줬거든. 상상하니까 흥분되긴 했어.


한 10분 쯤 지나니까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DM이 오고 음성 녹음이 오더라. 1분짜리 신음소리가 담긴 녹음이었음. 진짜 격렬하게 끙끙대면서 마지막엔 철썩거리는 소리도 나더라. 그거 듣는 순간 진짜 흥분했지. 누군가가 정말 나랑 얘기하면서 똥을 쌌구나. 이게 생각보다 기분이 묘하더라고.


그 뒤로도 응원해준 적이 한 번 더 있었음. 근데 그게 마지막이었어. A가 계정 터트리고 잠적해버렸거든.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모르지만 악질이 꼬였던 것 같음. 솔직히 목소리도 꼴렸지만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사라져서 많이 아쉬웠다. 이미 몇 달 전 일이긴 하지만ㅋㅋㅋ


A랑 얘기하면서 파파고 진짜 신나게 돌렸던 것 같다. 일본어 공부도 하고 ㅋㅋㅋ 여튼 진짜 색다른 경험이었음. 뭐 이런 거에 꼴리냐? 싶기도 한데, 취향이란게 그렇잖아 ㅋㅋ 존중해줘.


썰은 이게 끝이야. 대화 내용이 남아 있으면 그걸 보면서 기억 떠올렸을텐데, 아쉽게도 날아가서 잘 기억이 안 나네. 직접 겪은 게 아니라 온라인에서 겪은 내용이라 좀 이질적이었을 수도 있겠다 ㅋㅋㅋㅋ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