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 셋이서 엮일 만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적어 봄. 세 SCP(파라곤의 경우에는 4840)에 대한 상당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읽을 때 주의 바람.






일단 내가 맨 처음 이 아이디어가 떠오른건 다소 뜬금 없는 이유였음. 도베르만 아트워크를 보다가 든 생각.


"093에 나오는 괴물들 이거 은근 악마 시리즈의 네 악마들하고 비슷하게 생겼는데?"


물론 2차 창작마다 형태는 다르고, 팔이나 눈 갯수도 다르지만 은근히 그런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해당 내용


약 350년전쯤 이 세상은 우리에겐 없었던 기술 발전을 겪었다. 그 근원은 출신을 알 수 없는 신 같은 인물인, 그의 도착이었던 듯 하다. 그는 이 세상이 불결하며 죄악으로 가득 차 있고, 이 죄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한 유일한 길은 죄지은 자들을 제거하는 것뿐이라고 선언했다. 전쟁이 있었고, 살아남은 자는 누구든 간에 정결한 것이었다. 전쟁을 준비하고자 놀라운 과학적 발전이 10년 동안 모든 공동체에 흩뿌려졌으며, 그 시간 동안, 그는 사라졌다. 어쨌든 전쟁은 일어났다, 그 선동자, 신성대지연맹, 우리로 치자면 미국이라 할 수 있는 땅덩어리에서. 


여기서 어떠한 인물이 나온다 '출신을 알 수 없는 신 같은 인물인, 그'. 나는 이 인물의 정체가 프로젝트 파라곤에서 언급되는 인류 최초의 왕 '아담 엘 아셈'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일단 아담  엘 아셈이 가지고 있었다는 성물은 두 개가 존재한다. 하나는 불신자의 창, 하나는 아폴리온의 왕관. 


여기서 아폴리온의 왕관은 다른 세상에서 빼앗아 온 것이라고 언급됨. 그럼 이제 이걸 어디서 빼앗아 왔을까? 나는 그 곳이 바로 093 속에 나오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평범하게 그냥 있는 왕관을 찬탈한 것은 아니고 그들의 무언가를 필요로 했을 것이라고 생각함. 그게 원래 있던 것이든 아니면 무언가를 매개로 어떠한걸 취해서 만들어낸 것이든. 그렇기에 처음에는 그들의 문명을 번성시켜줬을거고. 그렇게 나중에 아폴리온의 왕관을 아셈이 가져간 뒤 남아있던 사람들은 모종의 영향을 받아서 모습이 그렇게 변한거라고 생각함. 아니면 아셈이 이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괴물로 만들었거나.


이렇게 만든 수단은 '신성한 눈물'이라고 불리는 액체인데, 사실 이 액체는 진짜 아담 엘 아셈의 눈물이었던거다. "고작 눈물로 저렇게 만들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SCP-4840에선 아셈에 대해


"그의 손으로는 산을 만들 수 있었고, 두 발로 넓디넓은 평원을 넘어갈 수 있었고, 목소리로 바다를 지탱할 수 있었소. 왕의 웃음소리는 지평선 위 폭풍의 속삭임처럼 가볍고도 막강했으며, 그는 신을 죽일 수 있다는 창을 들고 있었소. 그의 시야로 하늘을 넘어 저 너머의 세계까지 꿰뚫어볼 수 있었소. 우리는 그 왕을 아셈이라고 불렀소. 그 이름이 "이다IS"를 뜻했기 때문이오. 그리고 우리는 아셈이 창조의 기쁨이 형상화된 것이라고 믿었소."


이렇게 언급된다. 즉, 눈물만으로 사람을 괴물로 만들 권능은 충분하다고 본다. 


자 그럼 이제, 아폴리온의 왕관이 여기서 왔다면, 이게 온 뒤에 벌어진 재앙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여기서 주홍왕을 떠올렸다.

일단 이 왕관이 생기고 난 뒤의 일을 되짚어 보자. 아폴리온의 왕관이 생긴 뒤 사실상 모든게 꼬여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째는 자신이 왕관을 물려받아야 한다고 대중들에게 호소하며 선동했다가 아셈에게 저주를 받고 추방당했다. 둘째는 힘으로 왕관을 빼앗으려다가 결국 관에 갇혔다. 셋째는 왕관을 빼앗는데 성공했고, 결국 최초의 도시는 무너졌다. 그리고 이 이후에 생겨난 일들을 보면 인류는 탄생 초기부터 순탄치가 못했다... 어찌저찌 생존해 번성한게 대단할 지경...


여기서 나는 주홍왕이 떠올랐다. 001에서 주홍왕은 신이 아닌 관념이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에는 주홍왕은 '개념적, 관념적 신'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일종의 프로토게노이라는 것이다. 프로토게노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카오스, 타르타로스, 닉스, 에레보스와 같은 태초의 신들이자 세상의 섭리 그 자체인 신들을 의미하는 말인데, 이들은 의인화한 모습이 있기도 하지만 인격적 신보단 섭리이자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숭배 받지는 않는다. 주홍왕은 이런 프로토게노이 같은 존재이긴 한데 숭배받는 것만 다르다고 보면 될 듯.


이어서 이 주홍왕이 이런 존재라면, 무엇을 관장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 일단 001에서 보자면 일단 피나 우짖음이 있겠고, 연관성이 커 보이는 SCP-6996까지 보자면 폭력성, 피, 힘을 관장하는 존재다. 뭔가 들어맞는 것 같지 않는가? 일단 위의 말에서 이어서 보자면 일단 아셈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다른 세계를 희생시켜서, 흔히들 말하는대로 피바람을 일으켜서 왕관을 쟁취했다. 그리고 자신이 모든 것들의 왕이라고 주장하며 힘을 추구하며 힘에 취했다. 여기서 주홍왕의 영향력이 깃들었고. 그로 인해 이 왕관이 아셈의 손에 들어오면서부터 생긴 일들을 보면 사실상 피바람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현 인류의 상황도 마찬가지이고....


결국 정리하면 이렇다.


1. 093에서 언급되는 신적 존재는 사실 아담 엘 아셈이다. 그가 왕관을 취하는 모종의 과정에서 093 속 세계가 그 모양이 되었다.


2. 아셈이 왕관을 취했고 그 과정에서 주홍왕의 영향력이 왕관에 깃들었다.


3. 그걸로 인해 모든 고생이 시작된다...


어떻게 보면 좀 억지처럼 보일 수도 있겠는데 그냥 묻어버리기엔 아까운 발상이라서 이렇게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