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슨새는 제주도의 전통 귀신으로 주쟁이(곡식알 위에 비가 스며들지 않도록 덮어두는 물건)를 뒤집어 쓴채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그 기원은 제주도 방언으로 삿된 기운을 이르는 '새' 또는 살인죄로 처형된 살인자의 영혼이라고 한다.

 

그슨새는 특이하게 주로 밤에 돌아다니는 귀신이나 요괴와는 달리 양의 기운이 매우 강하여 주로 낮에 활동한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그슨새는 혼자있는 사람을 보면 그사람을 홀려 정신을 잃게 하거나 목졸라 죽인다고 한다. 다만 여러사람이 함께 있는 경우 그슨새가 한사람을 홀려도 다른 사람이 그사람을 깨워 금방 정신을 차리기에 그슨새는 낮에 혼자 돌아다니는 사람을 찾아 죽인다고 한다.

 

이런 특성때문에 그슨새는 외롭게 죽는 고독사를 형상화한 요괴가 아닌가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전승

평대리의 한 농부가 비자림곁에서 밭을 갈고 돌아올 때, 이웃집 친구가 그 옆 밭으로 함께 일하러 왔으므로 같이 가려고 그 밭으로 갔다. 가까이 가면서 보니 이 친구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다. 즉 밭을 갈다가 소를 세우고는 그 소의 고삐를 풀어 그 줄로 자기 목을 감아 묶어 조였다가 풀고, 조였다가 풀고 하는 것이다. 하도 이상해서 농부는 계속 지켜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친구가 고삐 줄을 가지고 비자나무로 가서는 비자나무에다 목을 매고 늘어졌다, 지켜보던 농부는 놀라 달려가 친구를 풀어놓았다. 정신을 차리게 해 이유를 묻자. 그 친구가 말하길 "이 사람아, 밭을 한참 갈고 있으니까 우장(도롱이)닮은 놈이 공중에서 날개를 펄럭이고 날아와 줄을 내 목에 걸고 당기었다가 놓고 하였다네, 그만 줄로 목을 조여 당겼는데 자네가 아니었으면 죽을 뻔 하였다네." 이것은 그슨새에게 홀려 화를 당한것이다. 그슨새는 주젱이 같이 생겨서 펄럭거리며 날아다니다가 사람에게 덮치면 그 사람은 넋이 나가 죽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