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전국시대 사상가로

모든 조건(성별, 계급, 재산)을 초월해 차별 없는 사랑인 겸애를 

주창한 묵가의 시조임.

묵자에 대해 몰락한 귀족이다, 달아난 범죄자 출신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거나 비천하게 살며 고생을 많이 하고, 당시 백성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고통을 현장에서 직접 겪으며 유교에 대해서 비판을 많이 함.

그래서 그런지, 귀족, 대부들 만나며 그래도 한따까리 하며

살던 공자와 달리 천대를 받으며 살았음.

하루는 비가 와서 어느 마을에 들러 처마 밑에서 비라도 피하려 초입에 다다르니까


마을 경비병이 묵자를 내쫒음


"어딜 거렁뱅이가 어슬렁 거리냐! 썩 꺼져라!"


그 마을은 송나라의 마을이었음.

그런데, 얼마 후 이웃 사는 동네 힘쎈 나라 '노'나라가

송나라를 침공하려 한다는 소문이 들림.

묵가는 박애주의를 기반으로 모든 침략 전쟁에 반하는

반공(反攻)을 주창했기 때문에 묵가를 따르는 협객들은

자기 나라가 아니더라도 침략 당하는 나라에 가서 의용군 활동을 했음.

비록 송나라에서 그렇게 업신여김을 당했지만,

묵자는 송나라를 침공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노나라 왕을 만나러 감.


노나라 왕을 만난 묵자는 여러 이유를 들어 침공의 부당성을 따짐


"무고한 사람 하나를 죽여도 죽을 죄요.

열 사람을 죽이면 열 번 죽을 죄요.

하물며 왕이란 사람이 전쟁을 일으켜서 

남의 재물과 땅을 뺏으려고 수천, 수만을 죽인다면,

그 죄를 어찌 다 감당 하시겠소!"


근데 침공 준비를 다 마친 강대국이 그런 말에 감동 받아서

"우리 평화 하자노~ 내가 잘못 했다노~" 할까.

하지만 묵자도 믿을 만한 형님빽이 있었지


"뭐, 올테면 와보쇼. 우리도 방어 준비 다 해놨으니까."


묵자는 기술자로 유명했는데, 공구도 잘 만들고,

병기도 잘 만들고 못하는 게 없는 공대 오빠였음.

그러자

노나라 왕이 전쟁 기술자 공수반을 불러 

묵자가 내세운 전략의 허점을 밝히기 위해 워게임을 실시함.


공수반도 유명한 기술자였는데, 손기술이 거의 드워프급이었나봐.

암튼 두 기술 거장들의 워게임이 시작되는데 


"묵 선생, 송나라가 노나라를 막을 수 없는 이유를 보여주겠소."


근데 이게 웬걸


묵자가 9라운드 9연패로 발라버려.


9연패를 당하니까 공수반이 읊조리듯 조용히 말하기를


"묵자를 이길 방법은 하나 밖에 없겠구려."

그 말에 묵자 응수하기를

"나도 그 방법이 뭔지 대충 짐작이 되는군요."


그러자 해병지능 노나라 왕이 이해가 안 됐는지

"잉? 그 방법이 뭔데 그래? 뭐야 왜 둘이만 아는 얘기해"

라고 묻자, 묵자가 답함.


"대왕 폐하. 지금 공수반이 말하는 방법은 바로 저를 죽이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 올 적에 이미 죽을 각오를 했고, 나를 따르는 제자

수백을 이미 송나라 수성에 보냈습니다. 여기서 제가 죽어도

대왕께서는 송나라를 얻지 못하실 겁니다."


그제야 송나라가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깨닫고, 침공해봐야 러시아꼴 날 게

훤히 보인 노나라 왕이 침공 계획을 취소함.




묵자는 자기 신념을 상황에 따라, 감정에 따라 바꾸지 않고

행동으로 강력하게 실천한 사상가임. 그렇기 때문에 유가에 밀려

실패한 사상이 되었음에도 2500년을 내려왔지.

오늘날, 아가리로 정의를 떠들면서 실상은 모순으로 그득그득한

'그 부류들'을 보고, 묵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느껴지는 게 많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