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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국이 2차 세계대전 때는 집 나간 아들 도움 받아서 간신히 산 거 같지만, 영국의 항공모함은 꽤 기술적으로 언급할 가치가 있음.


이번 글에서는 1945년까지(1946년 이전까지)의 영국 항공모함과 함재기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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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의 2차 세계대전 시기 항공모함


영국이 항공모함을 본격적으로 건조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런던 해군 군축조약의 영향에 있던 1937년 4월부터였다.


항공기를 대규모로 탑재하는 미국식 항공모함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항모가 자체적인 방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고, 대공 무장과 튼튼한 장갑을 갖추는 방식으로 항공모함을 설계해서 1940년에 취역시킨다. 이게 장갑 비행갑판을 갖춘 최초의 항공모함인 Illustrious(일러스트리어스)급 항공모함 4척이다.


▲ HMS Illustrious


Illustrious급 항공모함은 2연장 QF 4.5-inch Mk III (4.5인치 속사포 마크3) 45구경장 양용포 8기와 8연장 QF 2-pounder (2파운드 속사) 대공포 6기를 장비했다.


27000톤의 해군 군축 조약 제한을 넘지 않는 23000톤급의 배수량을 갖고 있었지만, 비행갑판이 순양함급의 6인치 포탄이나 500파운드 폭탄을 견딜 수 있도록 철갑 비행갑판을 설치했다. 다만, 배수량을 맞추기 위해 격납고 크기를 줄였기 때문에 이후 더 큰 신형 함재기를 운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좀 있었다.


하지만 이 Illustrious급의 특징은 장갑을 설치했다는 것만이 아니다.

레이더는 미국/영국 등 서방 선진국에서 빠르게 군용으로 받아들여진 상태였지만, 레이더를 통해 항공모함을 공격하거나 미행하는 항공기를 감지해 함재기에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첫 격추를 기록한 것은 바로 HMS Illustrious였다.

게다가 레이더와 기계식 컴퓨터를 통한 대공 사격 통제 시스템인 HACS(High Angle Control System)을 탑재하고 있어 이런 사격 통제 시스템이 없던 시절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대공 방어가 가능했다.


1939년, 영국 해군은 경항공모함인 HMS Unicorn(유니콘)과 정규항공모함인 Implacable(임플래커블)급 항공모함 2척을 주문했다. 이 중 HMS Unicorn이 1943년에 취역했다.


▲ HMS Unicorn


▲ 벽람항로의 유니콘


※ 사실 경항모 따위 알지도 못했는데 광고 때문에 씹덕 유니콘부터 알았다는 게 함정. 그 광고는 찾아보지 않길 권함.


원래 HMS Unicorn의 계획은 항모 전단을 따라다니며 지원과 수리를 해줄 수 있는 보조함이 필요한데, 그 보조함이 자체적으로 항모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즉, 요약하면 경항모에 수리+지원 기능을 넣어서 만들라는 소리지.


하지만 1939년부터 1941년까지 영국이 처한 상황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었다.

1939년 4월, HMS Unicorn의 주문이 들어가긴 했지만, 히틀러의 야욕을 본 영국 정부는 한가하게 "지원과 수리가 가능한 경항공모함" 따위에 쓸 여력이 없었다. 물론 필요하니까 주문을 넣긴 했는데, 지금 당장은 건조 여력이 없었다.


그리고 1939년 9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진짜로 영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짜 전쟁 기간이 있긴 했지만, 그건 앞으로 벌어질 진짜 전쟁 준비에 여념이 없을 시기지 한가하게 농담 따먹기를 하던 시기도 아니었다. 1940년 4월에는 노르웨이 전역이 벌어졌고, 1940년 5월에는 프랑스 전역이 시작되었다. 여기서 연합군이 대패하면서, 영국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렸다. 물론 됭케르크 철수 작전으로 병력을 살려오긴 했지만, 장비들은 전부 잃었고.

1940년 7월에는 영국 본토 항공전이 시작되었다. 영국의 하늘은 전쟁터가 되었고, 영국 방공망은 한때 궤멸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다행히 그 위기를 넘기고 항공전이 마무리되는 10월까지 버텨내긴 했지만.


1941년이라고 상황이 급격히 나아진 건 아니었다.

5월에 비스마르크 추격전에서 영국은 순양전함 후드를 잃었고, 6월에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면서 간신히 숨 좀 돌리나 싶었는데, 소련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깨져나가는 게 아닌가? 소련이 망하면 후방의 위협이 사라진 독일이 다시 영국을 노릴 게 뻔하다고 생각한 영국은 전력을 다해 소련에게 장비를 넘겨줬다.

소련에 겨울이 찾아오고 독소전쟁이 소강상태가 된 1941년 11월 20일이 되어서야 영국은 HMS Unicorn의 건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고도 진짜 "항공정비모함"을 만들지도 못했다.

한숨 돌리고 유니콘 건조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도 않은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고 동남아 전역으로 침공을 개시했다. 독일 유보트의 깽판으로 영국 경제는 나락으로 가고 있었고.


그래서 1943년 3월, HMS Unicorn이 취역할 때는 "항공정비모함"에 필요한 수리 장비 없이 일단 "경항공모함"으로 취역하게 된다.


그렇다고 HMS Unicorn이 아무 특징도, 발전도 없는 그냥 경항모는 아니었다.

더 진보한 신형 Type 281 조기경보레이더를 탑재했고, 캐터펄트와 2개의 엘리베이터를 탑재했다. 24노트의 속도는 함재기 운용에 적합한 속도는 아니었지만, 캐터펄트를 이용해 함재기를 그럭저럭 운용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자체 동력을 가진 Lighter(바지선의 일종)를 탑재해서 비행할 수 없는 항공기를 운반할 수 있었다.

대공무장으로도 Oerlikon(오리콘) 20 mm 대공포를 탑재했고.


수리 장비가 탑재된 건 1943년 9월에 Operation Avalanche를 수행했다 복귀한 뒤였다.


1944년에는 1939년에 건조를 시작했던 Implacable(임플래커블)급 항공모함이 취역했다.


▲ Implacable급 2번함 HMS Indefatigable(인디패티거블)


이 항공모함은 Illustrious급에서 속도를 개선하는 걸 목적으로 설계되었지만, 이를 위해 증기 터빈과 샤프트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일부 장갑을 희생했다. 원래는 큰 수륙양용기도 운용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장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격납고 크기를 일부 줄였고, 덕분에 수륙양용기는 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에 랜드리스로 들어온 콜세어도 운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고.


Implacable급 32000톤급으로 완성된다. 다만 속도는 확실히 Illustrious급의 30노트보다 빨라진 32.5노트였고, 81기의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었다. 후방 비행 갑판이 파손되는 경우에 대비해 전방 갑판에서 어레스팅 와이어를 설치했다.


1944년에서 1945년까지 몇 척의 항공모함이 더 취역하는데, Colossus급 항공모함이다. 총 10척이 만들어졌는데, 3척은 전후인 1946년(1척은 캐나다 해군)에 취역했고, 7척이 전쟁이 끝나기 전에 취역한다.


▲ Colossus급 항공모함 2번함 HMS Glory


이 항공모함은 값비싼 정규항공모함(Fleet Carrier)와 한계가 명확한 호위항공모함 사이에 있는 항공모함으로 계획되었고, 처음에는 Intermediate Aircraft Carrier(중간급 항공모함)으로 분류되었지만, 이후 경항모(Light Fleet Carrier)로 변경되었다.


이 새로운 항공모함은 25노트의 속도를 가지고 있었고, 13200톤의 작은 배수량에도 불구하고 큰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2개의 격납고가 아닌 1개의 큰 격납고를 가지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Colossus급 항공모함 중 2척, 6번함 HMS Pioneer(파이오니어)와 10번함 HMS Perseus(퍼시어스)는 HMS Unicorn 운용을 통해 얻은 항공정비모함의 성공적인 운용 경험을 토대로 항공정비모함으로 변경되었다. (단, 이들은 경항모가 아닌 정말 정비선으로 사용되어 항공기를 운용하지 않았다)


▲ HMS Pioneer



2. 영국의 2차대전 시기 함재기


1935년, 영국은 새로운 함재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리고 새 전투기를 찾게 된다.

그래서 영국은 Blackburn Skua(블랙번 스쿠아)의 파생형인 Blackburn Roc(블랙번 록)을 채택하게 된다. 이 신형 전투기가 테스트를 거쳐 영국 해군이 운용하기 시작한 년도는 1940년이다.


▲ Blackburn Roc


이 신형 전투기는 .303 British탄을 사용하는 M1919 Browning Mark 2 기관총을 4정 장착했는데, 전방 고정식이 아니라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비행기 위에 포탑으로 장착했다. 하지만 속도가 359km/h로 만족스럽지 못했고, 136대만 생산하고 중단한다.


같은 해 7월, 새로운 함재 전투기가 채택되었는데, Fairey Fulmar(페어리 풀머)다.


▲ Fairey Fulmar


이 전투기는 438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8정의 .303 British Browning M1919 Mark2 기관총이나 4정의 .50 Browning M2 중기관총을 날개에 장착할 수 있었고, 후방 캐빈에 1정의 .303 Vickers K 기관총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2발의 100lb(45kg) 또는 250lb(110kg) 폭탄을 장착할 수 있었다.


1937년, 영국 해군은 새 뇌격기 겸 급강하 폭격기를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하는데, 여기서 선정된 것이 Fairey Barracuda(페어리 바라쿠다)다. 이 비행기가 선정되어 실전배치된 해는 1941년이고.


▲ Fairey Barracuda


이 뇌격기 겸 급강하 폭격기는 후방 조종석에 .303 British Vickers K 기관총을 장착했고, 1620lb (735kg) 항공 어뢰나 450lb (250kg) 폭뢰 4발, 250lb (110kg) 폭탄 6발 중 하나를 장착할 수 있었다. 속도는 390km/h였다.


영국 해군은 공군용 전투기를 일부 쓰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초기의 영국군 전투기인 Hawker Hurricane I(호커 허리케인 I)이다.


▲ Hawker Hurricane


이 공군용 전투기를 써본 영국 해군은 이 전투기의 해군용 버전을 주문하는데, 이게 Hawker Sea Hurricane(호커 씨 허리케인)이다.


▲ Hawker Sea Hurricane


다만 초기의 Sea Hurricane은 착함이 불가능했고, 어차피 목재와 방수천 구조라는 점을 이용해 1회용으로 버리는 방식으로 운용했다. 이후 착함용 어레스터 후크가 장착된 버전이 나오면서 착함이 가능해지긴 한다.


이 전투기는 Mk.IIC형에서 55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Hispano-Suiza 20mm 기관포 4문과 250lb 혹은 500lb 폭탄 1발을 장착할 수 있었다.


1942년, 영국 해군은 영국 공군의 Spitfire(스핏파이어) 전투기의 해상형을 도입하는데, Supermarine Seafire(슈퍼마린 시파이어) 전투기다.


▲ Supermarine Seafire


이 전투기는 Sea Hurricane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578km/h의 속도에 748km의 항속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무장으로는 20mm Hispano Mk II 기관포 2문과 날개에 .303 British Browing M1919 MK 2 4정을 장착했으며, 8발의 로켓이나 날개 아래의 2발의 250lb 폭탄, 혹은 동체 아래에 500lb 폭탄 1발을 장착할 수 있었다.


1943년 3월, 여전히 구식 설계인 Fairey Fulmar를 대체하기 위해 Fairey Firefly(페어리 파이어플라이)를 도입한다.


▲ Fairey Firefly


이 신형 항공기는 속도 509km/h를 달성할 수 있었고, 날개에 Hispano-Suiza 20mm 기관포 4정을 장착했다. 이외에도 RP-3 로켓 발사기 8개를 장착해 로켓을 탑재하거나 1000lb 폭탄 2발을 탑재할 수도 있었다.


1944년에는 육상용 폭격기였던 de Havilland DH.98 Mosquito(드 하빌랜드 DH.98 모스키토)를 뇌격기로 써먹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어레스팅 훅과 접이식 날개를 장착한 Sea Mosquito TR Mk.33(씨 모스키토 TR 마크 33)이 발주되었다.


▲ de Havilland DH.98 Mosquito


이 쌍발 뇌격기는 20mm 기관포 4정, 폭탄창에 500lb 폭탄 2발과 날개 아래에 폭탄 2발, 날개에 로켓 8발, 동체 아래에 일반적인 어뢰 1발을 장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확한 무장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 해군의 마지막 기체는 Blackburn Firebrand(블랙번 파이어브랜드)였다.


▲ Blackburn Firebrand


이 기체는 1942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전폭기였지만, 신뢰성 부족으로 여러 설계 변경 등을 겪었고, 배치된 시점에서는 이미 전쟁이 끝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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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영국놈들아 헷갈리게 전투기 이리저리 배치하지 마라.


그리고 경사 비행갑판은 전쟁 중에 건조를 시작하긴 했지만, 전후에 취역함.


빼먹은 거나 오류 지적 환영.


영국놈들 ㅂㄷㅂㄷ 나도 뭘 빼먹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