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singbung/82488473

2편: https://arca.live/b/singbung/82504751

3편: https://arca.live/b/singbung/82528582

4편: https://arca.live/b/singbung/82551251



거란 성종: 이 시리즈 언제끝나 씻팔...


故 강조: 시리즈가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생략할 건 다 생략하고 넘어가는 게 맞겠어.


거란 성종: 여튼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서경성에서 나한테 통수를 친 이상 나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된 거지.


한시가 급한 거란군이었지만, 서경성의 통수를 그냥 좌시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거란군은 병력을 전개해서 서경성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최창: 가만히 있으면 포위당하겠는데...?


거란군은 다시 군사를 보내어 공격을 감행했으나 고려군의 요격에 역으로 격퇴당하고 퇴각한다.

(거란측 사망자 3천)


거란 성종: 고려군이 포위당하지 않으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그럼 이번에는 역으로 고려군을 끌어내보자.


이때 거란군은 고려군을 역으로 끌어내어 섬멸할 계획을 세운다.


지채문: 어휴, 또 도망가냐? 이젠 지겹다 지겨워 ㅋㅋㅋㅋㅋㅋㅋ


고려군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거란군을 추격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거란 성종: 자, 말머리 돌리고 전원 공세 전환!


지채문을 비롯한 고려군이 지나치게 무리해서 거란군 진영 깊숙히까지 추격했고, 어느 지점에 이르자 거란군은 공세로 전환하여 고려군을 패퇴시켰다.


이후 거란군은 성을 완전히 포위한 상태에서 공성전을 개시한다.


탁사정: 아 ㅆㅂ 진짜 좆됐네...


거란 성종: 참고로 니들은 이미 한번 통수쳤기 때문에 전혀 봐줄 생각이 없다.


거란군이 서경을 완전히 포위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가하자 일부 장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탁사정이 그러했다.


탁사정: 생각해보면 내가 가장 나댔단 말이야... 거란 황제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절대로 안 봐줄 게 분명하다...


공포에 질린 탁사정은 자기 혼자만 살아남을 묘수를 생각해내기에 이르렀다.


탁사정: 이보시오 대도수 공.


대도수: 왜 그러시오?


대도수라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는데, 사실 대도수는 엄청나게 중요한 인물이다.


대도수가 활약한 것은 제1차 여요전쟁 시기로, 당시 고려군은 연전연패하며 조정에서는 할지론이 만연하고 있었는데, 이때 대도수가 안융진에서 거란군을 격퇴하며 여론을 뒤집었다.


덕분에 서희와 강감찬을 제외하면 할지하자는 여론이 대세였던 조정은 순식간에 주전파로 돌변, 이번에는 반대로 주전론이 대세가 되어 화친파였던 서희와 강감찬이 역으로 당황하기도 했다.


대도수: 좀 다르게 말하면, 내가 아니었다면 고려는 북한산 이북까지 땅을 내어줄 뻔했다는 소리요.


(이뿐만 아니라 발해 왕족이라는 특성까지 겹쳐서 고려 초기에 가장 대표적인 발해인 군대 지휘관이기도 했다.)


탁사정: 이보시오, 지금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포위당하여 죽을 판국이오.


대도수: 뭐 생각해 놓으신 방법이라도 있으시오?


탁사정: 지금 거란주(야율융서)가 서쪽에 있는데, 공이 동문으로 나가 거란군을 공격하면! 내가 그 틈을 노려 군사들을 이끌고 나아가 황제를 직접 공격해 보겠소!


대도수: 오오... 정말 대담하신 생각이오! 그럼 내가 미끼가 되겠소이다!


하지만 이건 탁사정의 계략이었다.

탁사정은 거란군과 싸울 생각 따위는 없었고, 전쟁영웅인 대도수를 떡밥으로 던져서 그틈을 노려 도망칠 생각 뿐이었다.


거란 성종: 뭐냐 이 병신같은 상황은...?


또한 거란 성종은 자기 입에 던져진 먹잇감을 놓칠 만큼 무능한 인사가 아니었다.


즉각적으로 대도수를 포위하여 공세를 퍼부었고, 대도수는 항전해 보았으나 결국 한계에 다다른다.


대도수: 와 씨발... 탁사정 이 개새끼!!!


대도수는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거란 성종에게 항복했다.

그는 본래 발해 유민으로서, 모든 고려군이 도망갈 때에도 도망가지 않고 거란에 맞서 싸운 인물이었다.


개인적 용기가 뛰어났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에 대한 적개심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거란 황제에게 항복해야 하는 상황이 왔으니, 대도수가 느꼈을 모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었다.


거란 성종: 후욱... 후욱... S급 인재 발견했다능...


(이후 대도수는 거란에게 포로로 잡혀갔다)


통군녹사 조원: 아이 씨발 탁사정 이 개미친 트롤새끼야!!!


탁사정의 정신나간 하드코어 트롤링에 서경성에 모인 장수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일단 탁사정 본인을 따라 나간 병력도 상당했을 것이거니와, 가망이 없음을 확인한 다른 장수들도 상당히 이탈했던 듯하다.


애수진장 강민첨: 좆됐네 진짜...


이후 점을 쳐서 조원이 임시로 병마사에 추대되었고, 이 개판인 상황을 기적적으로 수습하여 서경성 방어에 성공하게 된다.


거란 성종: 그냥 이쯤되면 우리가 공성전을 존나 못하는 것 같은데(아님)


결국 거란 성종은 최후의 선택을 하게된다.


거란 성종: 다 무시하고 고려의 서울로 직공한다.


문외한이 보기에 무리한 전략 같지만, 유목민의 전쟁은 농경민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동전을 선보여 주요 거점요새를 전부 무시하고 상대국의 수도성을 바로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그 나라의 군주를 잡아서 게임을 터뜨리는 게 거란제국의 특기였다.


칭기스 카간: 아 참고로 같은 유목민이지만 우리 몽골은 거란이랑은 약간 다름. 우리도 저런 기동전을 펼치긴 했는데 스타일이 약간 달라.

순수하게 수도성만 노리는 거란과는 달리, 우리는 주요 전략거점들을 하나하나 그냥 힘으로 까부수면서 점점 좁혀가는 게 전략의 핵심이서든.

아니 왜 전략거점을 우회해? 힘으로 뭉게버리면 되는데 ㅋㅋㅋ


거란 성종: 개미친새끼...


요컨데 그 일대에서 가장 센놈을 밟아버리면, 나머지 지역은 자연히 몽골의 통제에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거란이 좀 더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거란 성종: 어째 전반적으로 발해 침공전 시즌 2를 보는 것 같다?


거란의 본대는 서경을 무시하고 이제 서울로의 진군을 시작한다.


지채문: 폐하! 거란군이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서경성 전투의 난전 속에서 살아남은 지채문.

그는 곧장 황도로 가서 거란이 오고있음을 다급히 알렸다.


현종: 아니 서경도 있는데 그냥 씹고 온다구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항전해야 하나요?


지채문: 폐하! 송구하오나 항전같은 쌉소리는 집어치우십쇼. 고려의 주력은 죄다 다른곳으로 보내놔서 황도를 지키는 군사는 거의 없는 수준이구요. 아무리 공성전 병신인 거란이라 하더라도 이건 발가락으로 까도 함락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요.


거란이 이상하게 고려에서 공성전에서 연이어 실패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경의 꼬라지는 적을 막거나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현종: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채문: 그거야... 최대한 빨리 남쪽으로 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개경에는 거란이 온다는 소문을 듣고 신하고 백성이고 전부 런을 치고 있던 때였다.


때문에 당연히 왕을 호종해야 할 무관조차 제대로 없는 지경이라 지채문이 그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고려 현종: 아니 시발... 지채문 한명이 실질적으로 유일한 전력이라는 게 말이 돼? 신하들 다 어디갔어?

고려군: 성상폐하, 그나마 저희라도 있는 것에 감사하십쇼. 저도 튈까말까 정말 치열한 고민을 했습니다.


현종: 나라꼴 진짜 시발....


이제 현종은 자신의 목숨과 고려왕조의 운명을 걸고, 남쪽을 향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현종이 성종에게 가장 가깝게 따라잡혔을 때에는 무려 반나절 거리까지 따라잡혔던 적도 있다.


거란 성종: 자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겠습니다잉~


황도 개경에 도착한 성종은 성에 들어가자마자 망연자실했다.


있어야 할 고려왕은 보이지 않았고 텅텅 빈 성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란 성종: 아 진짜... 고혈압으로 쓰러질 것 같아...


현종이 도망쳤음을 확인한 성종은 즉각 남쪽으로 추격을 개시한다.


그러는 동안 고려 서북면.


양규: 자자 이리로 왓!


거란군: 아니 시발 이새끼들 뭐야!


거란 성종 입장에서는 여전히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승리가 눈앞에 있기는 했지만 남쪽으로 도망가고 있으니 놓치면 그야말로 끝장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거란 성종: 하 쓰읍... 인질없이 돌아가려고 하면 저 개색히가 존나 팰거 같은데...


후방의 고려군이 건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냥 돌아가면 거란군은 고려군의 대대적인 보복에 당할 것이 너무 뻔했다.


때문에 거란 성종에게 있어 현종을 잡는 것은 이제 승리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어째 야율융서에게 더 몰입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