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은 없었고 일하다가 날씨좀 풀려서 자주 나갈일이 많았음.

누나는 항상 뭐 그렇듯이 일하다가 밤에나 들어오고 심심할때 가끔 놀러와서 뒹굴거리다 갓다.

둘이 있을땐 이제 서로 그렇겠다 싶으면 한번씩 하고 그랬지. 서로 알잘딱이 된거같았다.

이제는 막 무섭고 그런건 아니라서 그러려니 하고 하는게 많아졌는데 싫증이 나거나 그러진 않았어.

누나나 나나 내몸간수하는거 바빠 디질거같아서 남친 여친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금도 좋으니까.

이번에 가스비랑 전기세도 올랐잖아, 그래서 진지하게 걍 둘이서 살까 얘기했었거든.

말나온 김에 이야기가 길어진게 크긴했다. 가스비가 20찍으려고 하니까 심각해지긴 하지.

누나는 꾸준히 연봉 오르고 그래서 부담이 그닥없는데 나는 알바만 다니고 그래서 좀 부담이 컷어.


그래가지고 좀더 구석으로 내려가서 투룸잡았다. 이사비는 내가내고 집계약은 누나가했다.

누나 직장이랑 쬐끔 가까운걸로 생각했고, 나도 알바같은건 어디서든 구할수야 있으니까.

집에 부모님한텐 대충 이래서 같이좀 살면서 독립심 기르고 그러겠다고 하니까 ㅇㅇ 하고 말았다.

내가봐도 이래도 되나 싶었을정도로 쿨하게 넘어가심. 하긴근데 옛날부터 그래서 그럴수도 있겠다 싶고.


서운했지 조금, 예전에 내가 뭐 잘못먹어서 뒤질거같을때 누나가 나 하루종일 봐줘서 살았다는 얘기 했잖아.

그거 되게 생각나더라. 그날은 찝찝해서 누나집에서 같이 이불덮고 잣다. 좀 애새끼같았는데 그렇잖아 좀..

자면서 부모님 얘기 많이했어. 솔직히 쿨하게 허락해준거 좋지만 이게 맞는거야? 막 이러고 ㅋㅋ..

가만히 듣다가 누나도 그냥 나 등 토닥여주고 살짝 안아주고 그랬다. 울컥했지. 그날은 그래서 뭐 아무것도 안했어.


같이살면 신경쓸거 많을거같았는데 첫날 이사하다가 빡세가지고 짜증난거 말곤 크게 힘든건 없었다.

애초에 개같은 환경에서 살다보니까 서로 털털해져서 왠만한거가지곤 짜증도 안나더라고.

나나 누나나 그냥 방에다 빨래 집어던져놓고 날잡고 걍 슥슥 청소기나 돌리고 ㅋㅋㅋ..

누나 만화 옷? 그런거 빨때만 따로 빨고 팬티나 속옷같은것도 걍 내거랑 같이 돌리고 그랬다.

언젠 빨래 널어놓는것도 귀찮아서 둘이 돈모아가지고 건조기 새거삼. 편하긴 하던데 한번써봐 추천함.

그래도 좀 신경쓰이는게 누나가 자주 입는 브라자가 하얀색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날이가면 갈수록 노랗게 되더라.

뭔가 찔리긴 해서 몇번 말해봤다가 원래 옷 다 누래지고 그러는거라고 누나가 걍 넘어가서 어리둥절했다.

모쏠새끼가 봐도 이상한거 맞는데 본인 그렇다는걸 어쩌겠어, 속옷도 자주 사는거같긴했고.


밥은 거의 시켜먹고 가~끔 누나가 요리하고 나도 하고. 말이야 요리지 그냥 참치캔 사서 파넣고 마늘넣고 볶는거.

둘다 맛있다고 먹음, 야채 없다싶으면 눈치껏 집앞에 좀 내려가면 마트있는데 거기서 상추 한봉지 사와서 몇일 먹는다.

입맛이 막맛이라 걍 야채째로 의무감에 씹어먹어ㅋㅋㅋㅋ 아 왠지 야채 먹어야 할거같은데? 먹어야겠다 이거지.

반찬통 하나에 상추 들이부워놓고 손으로 둘이서 궁상맞게ㅋㅋㅋ 이거 은근 웃겨서 한번은 둘이 먹다가 빵터졌다.

둘이 햄스터마냥 상추 우걱우걱 씹어먹는게 뭔가싶었음ㅋㅋㅋㅋㅋ이러고 담날에 아니다 싶어가지고 샐러드 삿다.

웃긴게 둘다 드레싱 비린내 나서 싫어하는데 산거지. 뭐겠어 또 똑같이 우걱우걱 야채만 씹어먹음.ㅋㅋㅋㅋㅋ

치우면서 샐러드 8,9천원 하는거 걍 마트가서 3천원짜리 야채세트 사는게 맞지않겠냐면서 장사 참쉽다고 괜히비꼼.


누나가 건강 좀 신경쓰는 편이라 건강검진 자주 다닌다. 언젠 살좀 찐거같다고 요가매트 사서 바닥에 깔아놨지ㅋㅋ.

집에있으면 가끔 운동하는거 본단말야. 가끔. 보통은 헬스장같은거 끊어서 복싱? 그런거 하고 옴. 한달에 20정도 한다데?

집에선 요가 그런거 한다. 가끔ㅋ. 매트는 맨날 깔아놔. 치우기 귀찮다고ㅋㅋ..그것도 좀 누래졌다. 머리카락 엄청 뭍고.

운동하고 피돌면 종종 그냥 그자리에서 할때 있는데 땀냄새때문에 약간더 꼴리고,

착착착 하는 소리 알지 그거도 듣기 좋아서 재밌다. 평소보다 좀더 찰진 느낌이라 약간 리듬감있잖아.

근데 그렇게 한 날엔 몇배는 힘들다고 오래는 잘 안해. 누나가 그러는데 금방 식는다고 하더라, 어지럽고.


이번에 영화 개봉한거 많아서 좀 볼라니까 이사간데 주변에 영화관 없는거 보고 아차 싶어서 좀 뒤져봤다.

싼데만 찾으려니까 이렇게 된거라 나도 솔직히 감안했어. 여기가 그래도 월세 제일 싸고 햇빛도 잘들어가지고.

열차타고 한 30분 가면 영화관 있는데 내릴수 있길래 잠깐 누나랑 뭐볼지 얘기했었다.

농구하는 만화 재밌다고 해서 그거 봤음. 만화책으로 나왔던거 다시 만든거라고 했었나? 재밌었다.

가족얘기 많이 나오고 은근히 가족영화같기도 하고 딴나라에서 만든건데 공감가는거 있더라.

알고보니까 개봉한지 꽤됐는데 인기 많아서 계속 걸어놓는거라고 하데? 누나가 엄청 열심히 설명해서 한참 묶여있었다.


영화관 나오면서 왜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본가생각 좀 났다. 좋았던건 아니고 걍 찝찝했음.

거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좀 싸우다가도 다 잘 지내고 그러니까 감동도 하고 그러잖아. 근데 우리집은 좀 그런게 아니니까.

시발 같이산다고 얘기했을때도 그랬고 아 그러냐, 맘대로 해라~ 이러고 끝이야. 좋아보이지? 그래야 하는데..

무관심하다? 정없다? 그런게 강했던거같아 내생각엔. 누난 어땟는지 모르겠는데[여동생 캐릭터 귀엽다고 좋아했음]

난 좀 다른생각이 들기도 했었어. 그래서 누나가 좀더 애틋하게 보였다. 누난 진짜로 맨날 내옆에 있었거든.


만화보면서 시발 별생각 다들었다 싶어서 걍 말은 안했고 누나 설명 무진장 들은담에 집에서 치킨뜯었다.

이거 되게 버릇이야, 누나 퇴근할때 내가 마중나가면 골목길 내리막길 쭉 내려가서 큰길에 음식점 되게 많거든.

거기서 한창 걸어가다보면 종종 늦게까지 여는데가 있어, 그럼 누나가 아무데나 하나 집어서 우리 사갈까? 그러면 사감.

너무 먹는다 싶으면 내가 짜르긴 해. 요즘 치킨값 장난아니잖아, 한달에 식비만 몇십만원 가볍게 터지니까 만만히 못보지.

둘이살고나선 더심해진거같아서 누나 살찌는거 부담스럽다고 변명하면서 종종 싫다고한다 ㅋㅋ 살 안찌냐고~


암튼 썰이 좀 뒤죽박죽인데 같이 산진 좀 안되긴 했어, 생각나는 일들만 집어서 올만에 쓸라니까 정리가 안되네.

생활비는 내가 월급에서 좀 많이떼서 낸다. 알바는 금방구했지. 편의점 많잖아. 사장이 좀 개같긴함..

세탁기랑 그런게 아직 큰게 없다. 누나거도 이불빨기엔 좀 작아가지고 걱정되는게 빨래방이 멀거든.

날 풀리니까 나갈수야 있겠는데 또 더울땐 디질거 확정이네ㅋㅋ..썰 봐서 알겠지만 동네가 오르막길에 있어. 

한여름에 이불껴안고 내려갈거 생각하니까 아찔하다. 누나랑 가위바위보해서 당번정하자고 말해놓음ㅋㅋㅋㅋ.

이사첫날에 운동된다고 좋아했다가 영화보고 올라오다 숨차가지고 아차싶었지. 

어쩐지 부동산 아재가 진짜 여기 할거냐고 세번은 물어보더라. 이사할때도 개같이 고생했는데 왜 그생각못했지..

누나컴이 내거보다 좋아서 가끔 켜서 함.. 지금도 누나컴으로 글쓴다. 키보드 소리 찰져서 쓰기 재밌다.

새벽에 뭔가 적적해서 그간 있었던 일좀 써봄. 생각나면 또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