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때 나오면서 족보를 못 챙겨서

증조할아버지가 알아두라고 약식으로 족보를 요약한 쪽지 남겨놨었음

9대조부터 갈라져 나온 파 이름부터

우리 파만 쓰는 돌림자, 9대조부터 고조부까지 조상님들 이력, 묘소가 적혀 있었는데

이게 나 3살 때 물난리 한 번 겪고 어디로 사라짐;;

9대조부터면 우리 집이 9대째 장손 집안이니 어떻게 보면 파의 종가인데 종손이 파의 이름도 모르고 거의 한 5대의 기록이 실전되어 버림

나까지는 우리 집안 돌림자 써서 지었는데 내 아들 대부터는 그냥 대동항렬자(성씨가 다 같이 쓰는 돌림자)로 이름 지어야 할 판임...

원래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약 300년의 혈맥이 아버지랑 내 세대에서 뚝 끊겼다는 게 너무 아쉽다


다행히도 찾아보니 황해도에서 우리 집안만 나온 건 아니고 고조할아버지의 막내동생 집안이 나와있어서 족보에 어찌어찌 조상님들 이름만 올려놨더라

족보 보니까 9대조부터 5대까지는 생몰년도 안 적혀 있고 심지어 고조부부터 할아버지까지는 생년이 60년씩 올라가 있음

할아버지가 1943년생이니 계미년생인데 이게 똑같은 계미년인 1883년으로 적혀 있음

아버지랑 나는 고조부 막내동생 집안에서는 존재조차 모르니 족보에 실려있지도 않고

그 집이 우리랑 가장 가까운 집안이라고 해도 그 집에서 나랑 같은 항렬인 사람은 10촌이고, 나랑 같은 또래인 사람은 12촌(그러니까 손자뻘)이니까 서로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또 보니까 고조할아버지의 형제 중 3명의 후손들은 이북에서 못 나왔는지 아예 족보에 이름도 안 올라가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