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월 26일
저녁먹고 방에 갔더니 6피트는 돼보이는, 개와 쥐를 섞어놓은듯한 짐승이 침대위에 있었다. 깜짝 놀라 욕을 지르자 짐승은 내쪽을 쳐다보고 흉측한 입을 열었다.
나는 다급하게 주변을 돌아보자 마침 형이 서바이벌이 취미였어서 서바이벌 칼이 있었고, 그걸 집어서 짐승의 머리를 내려쳤다. 일격에 죽이지 못해서 짐승이 발버둥을 치자 놈의 목을 잡고 몇차례 더 내려찍자 이내 조용해졌다.
녀석에게 손을 떼자 손에 뭔가 들러붙어 있었다. 찢어진 옷 조각이였다. 동생이 입고있던. 안그래도 내 동생은 정신병을 앓고있어서 무슨일이 생긴건지 황급히 형의 방의 문을 열었고, 그곳은 텅 비어있었다. 일단 가족이 놀라지 않게 짐승의 시체는 처리했다.


20년 3월 27일
어머니가 치매가 오신거같다. 자꾸 형이 어디간지 아냐고 물으시는데, 나에겐 동생 하나밖에 없다. 아니, 없었다. 어제 그 짐승이 잡아먹은것 같지만 그런말은 하지 않았다.


20년 3월 28일
아버지가 출장을 끝내고 오랜만에 집에 오셨다. 작진 않지만 크지도 않은 나무 한그루를 트럭에 싣고오셨다. 내일 마당에 두신다셨다.


20년 3월 29일
짐승이 두마리나 더 나타났다. 창고를 털기라도 한건지 한놈(덩치가 매우 컸다)은 손에 삽까지 들고 나에게 울음소리를 외쳐대며 오길래 방으로 도망쳤다.
방문을 잠그자 부술듯이 문을 두드려대는 소리가 났고, 도망칠 길이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으나 저번의 그 서바이벌 칼을 침대밑에 두었다는걸 떠올렸고, 두놈을 해치우는데 성공했다.


20년 3월 31일
집에서 도망친지 이틀이 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놈들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건지 집안은 조용했다. 가족의 시체는 짐승들이 잡아먹은것 같아서 없는걸 알겠는데, 놈들의 시체는 왜 없어진거지?


20년 3월 32일
머리에 검은 혹이 난 짐승 둘이 내 집을 찾았다. 놈들이 문을 부수려한다. 높고 이상하고 반복적인 굉음이 들리더니 두세놈이 더 ㄴㅏ타났다 곧 문이 부서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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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일기와 의료기록을 토대로 피고인에게는 조현병이 있었음이 입증됐으며, 자신의 일가족을 전부 살해한 중죄이지만 일부 참작된다는점, 정상적인 교도소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징역형은 우회된다.
허나, 혼자서는 제대로 된 생활도 불가능할뿐더러, 이런 중증 질환을 가진 사람을 사회에 둘 수 없다고 보아 정신병원에 무기한 구금을 선고한다.

피고인
- 오■■(22세. 남. 무직)

피해자
- 오■■(53세. 남. 목공업)
- 정■■(54세. 여. 주부)
- 오■■(25세. 남. 의사/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