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다닐 때니까 7살인가? 집 뒤에 있는 놀이터에서 옆집 누나랑 놀고 있었는데

골목길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음

놀이터 갈 때만 해도 없었는데 있더라

이상한게 피가 나는데 전신에 피가 흐르고 있었음

넝마같은 방수포 입고 있었는지 옷에도 흐르고 있었음

무서워서 놀이터에 조금 더 있으니까 누가 구급차를 불렀는지 구급대원들 와서 데려갔는데

일으켜 앉히니까 머리 축 늘어지던게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나는 그 사람이 죽었다고는 생각 안한거 같음

쓰러져있던 아스팔트에는 피웅덩이가 고였었는데

다음날 가니까 누가 모래로 덮어놓음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냄새였는데

아마 그게 시체냄새였던거 같음

신기하게도 피웅덩이도 모래도 사라진 지 한참 뒤에도

비 오는 날에는 그 냄새가 진하게 났음

비 오면 냄새 나나 안나나 그 골목 지나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몇년 지나니까 비 와도 냄새는 안나게 됨

당시 인상으로는 노숙자 같았는데

집 근처에 노숙자는 본 적도 없고

왜 그렇게 피투성이었는지도 모르겠고

그 냄새는 몇년 간 그 골목에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