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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출연보다 중요한 건 선수생활 마무리…도움 받았으면 갚아야, 속사정 따로 있을 것"

 

[일요신문]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던 안현수(33)가 러시아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알렉세이 크랍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이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현수가 러시아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안현수의 한국행이 알려졌는데 그 배경에는 ‘가정 사정 때문’이란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가정 사정’은 아내 우나리 씨의 향수병과 딸의 양육 때문이라고.

 

문제는 러시아빙상연맹이 안현수에게 코치직까지 제의했음에도 안현수가 한국행을 고집했다는 점과 이로 인해 러시아 빙상계 일부 관계자들은 안현수를 ‘배신자’로 내몰고 있다는 점이다.

 

안현수 아버지 안기원 씨는 이런 상황이 몹시 안타깝다고 말했다.

 

“난 현수가 러시아에서 코치 경험을 하길 바랐다. 러시아연맹에서 현수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고 어려울 때 현수를 받아줬기 때문에 그 보답을 해주길 원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게 얼마나 급했는지 모르지만 코치직까지 거절하고 들어온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안현수는 지난해부터 육아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고 최근에도 봉태규 부녀와 함께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욱이 오는 21일 첫 방송되는 MBC 군대 예능 프로그램인 ‘진짜사나이300’에도 출연한다.

 

안 씨는 아들이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끝맺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보다 더 중요한 건 선수 생활의 마무리다. 도움을 받았으면 갚아야 하고 도움을 줘야 할 일이 있다면 쇼트트랙으로 보답해야 한다. 가족들 때문에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속사정이 따로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선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안 씨는 아들과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현수 아내 우나리 씨는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마스크 팩 ‘나리팩’을 개발, 직접 모델로 나서며 사업 일선에 뛰어들었다.

 

안현수는 러시아 남자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올림픽·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 12, 은메달 4, 동메달 4로 20차례 입상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선 3관왕에 올랐다. 러시아 귀화 이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세계선수권·주니어선수권·유니버시아드·아시안게임에 출전, 통산 금32·은12·동6으로 무려 50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 황제’의 마무리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더욱이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 국적을 택한 후 선수 생활을 하다 다시 한국행을 택한 배경과 과정은 명쾌하지가 않다.

 

안현수가 강호동, 서장훈처럼 선수 생활 이후 예능인의 삶을 살기 원하는지, 아니면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것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기회주의자, 배신자란 시선이 억울하다면 안현수가 직접 설명해야만 한다. 안현수의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면 앞으로 안현수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