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1-28. 영웅으로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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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포코는 동네 형들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포코 이 자식, 이리 와!”


“거짓말이 아니라구! 이거 놔줘어!!”


“요전에는 복통약이라면서 토끼 똥을 먹이더니! 이번엔 기사들 귀신이 나타났다고?! 이젠 안 속아, 멍청아!”


“진짜라니깐! 내가 봤어! 정말이야!!”


모자 쓴 남자가 말했다.


“그래… 난 믿어, 포코. 그러니까 지금 당장 가서 기사들의 묘에다가 널 밧줄로 묶어 놓고 올 거야! 울면서 기뻐해!”


“으아아아악! 그, 그것만은 제발! 가면 잡혀 죽을 거야!”


“소리지르지 마! 귀 따갑잖아!”


“저… 전부 죽을 거야… 집에 돌아가 문을 꼭 닫고 숨어 있어야 해… 아… 안 그러면 분명! 분명! 우리 같은 애들도 어른들도 똑같이 귀신이 되어서…”


“얼레? 이 자식 토끼처럼 벌벌 떨고 있네!”


그때, 한 남자가 물컹한 것을 밟았다.


“어, 야? 지금 나 뭔가 밟았어! 이상하게 탄력이 있는 이 감각은?”


“똥?”


자신이 밟은 그것을 본 남자는 경악했다.


“아… 아니야!! 어… 얼굴이야.”


“뭐어?”


“얼굴이라고!”


“으아악!!”


“망자들이 녹은 잔해다!!”


그리고 그들 앞에 타커스가 나타났다.


“포… 포코 자식 말이”


“사… 사실이었어~”


“UROWOOOO!!”


“으아악! 괴물이다!”


“나… 나도 데리고 가!”


그 순간 큰 손이 포코를 덮쳤다.


“엄마야아!!”


그 손은 죠나단이었다.


‘아… 아까 만났던 커다란 형!’


스피드왜건이 포코를 보고 말했다.


“이 꼬마… 이제까지 어딜 갔나 했더니!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타커스는 검을 높이 들며 소리쳤다.


“절망의 비명을 터뜨려라! 브루포드는 장발을 이용한 기이한 계책을 쓰는 검사! 존경은 했다만 그래봤자 태크니션일 뿐… 그러나 나는 살육의 엘리트를 목표로 했다! 힘으로 마구 죽이고 마구 파괴할 뿐!”


“이런 어린아이까지 해치겠다는 거냐!”


“그야! 당연!”


타커스가 가볍게 검을 휘두르자 지면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체펠리 남작이 소리쳤다.


“뭐… 뭐냐, 이 지면의 균열은! 이… 이쪽으로 갈라진다!! 오오, 뛰… 뛰어!”


그들이 서있던 절벽이 통째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진정되자 체펠리 남작은 포코를 보호하던 죠나단과 스피드왜건을 불렀다.


“괜찮네! 그런데 우리가 어디로 떨어진거지?! 그 타커스라는 자가… 절벽을 무너뜨린 모양이네만!”


그들이 본 광경은… 절벽 아래로 이어지는 거대한 유적이었다.


“뭐… 뭐지, 이곳은?! 위… 위험했어! 바로 옆이 이런 절벽이었다니!”


“예…옛날 기사들의 수련장이야! 여기서부터 안쪽으로 쭉 이어져. 유적이야! 귀신 나온다고 마을에선 아무도 다가가질 않지만!”


스피드왜건은 방금까지 자신이 서있었던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구만! 조금만 잘못 떨어졌으면 우린 바닥까지 곤두박질 쳤을 걸!”


“그… 그런데 타커스는 어디 있지?!”


체펠리의 의문은 누군가의 비명소리에 묻혔다. 타커스는 방금 전 포코를 버리고 도망친 마을 청년들을 붙잡아 높이 들더니 다리를 쥐어 잡기 시작했다.


“무… 무슨 짓을!”


“보지 마, 포코!”


죠나단은 포코의 눈을 가렸다. 타커스는 두 사람을 마치 빨랫감의 물을 짜내듯이 비틀어 그들의 피를 모조리 마시더니 끔찍하게 찌그러진 두 사람의 시체를 대충 던져버렸다.


“이거 끔찍하구먼!”


타커스는 그들을 한껏 비웃었다.


“푸후! 네놈들은 피가 든 가죽자루나 마찬가지! 한 놈도 남김없이 넝마로 만들어 몰살시켜 주마!”


그 말과 함께 타커스가 달려들었다.


“덤벼든다! 뒤쪽은 절벽이야! 게다가 포코도 있고, 스피드왜건도 있어!”


그때 체펠리 남작은 발 밑에 낙엽이 잔뜩 깔려 있는 것을 보았다.


“이건… 나뭇잎! 죠죠, 그 파문으로 가세!”


“네!”


두 사람은 자세를 잡으며 양 손에 파문을 모았다.


“생명자기에 보내는 파문질주(오버드라이브)!”


파문이 실린 손을 나뭇잎에 가져다 대자 나뭇잎들이 두 사람의 손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달려온 타커스는 검을 뽑아 휘둘렀다.


“UOHHHHH!!”


 그 순간 그 엄청난 모습에 일행은 물론 타커스 마저도 놀라서 아주 잠깐 행동을 멈췄다. 두 사람의 파문이 자그마한 나뭇잎들을 수없이 모아 거대한 나뭇잎 모양의 글라이더로 만든 것이다.


“붙잡아, 스피드왜건! 포코!”


그리고 아슬아슬한 순간, 넷은 타커스의 검을 피해 뛰어올랐다.


인간의 몸은 미량이지만 자기를 띠고 있어 일종의 생명 자석이라 할 수 있다. 파문질주(오버드라이브)는 그 생명 자기를 강화한다! 나뭇잎에 파문을 흘려 넣어 나뭇잎 자체를 생명 자석으로 만들어 붙인 것이다!!


죠나단의 등에 매달린 포코는 그 모습에 놀라워했다.


“괴… 굉장하다!!”


한편, 타커스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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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커스(Tarukus)

생년월일 - 1530년 6월 14일 스코틀랜드 왕국 애든버러

사망 - 1580년 2월 10일 잉글랜드 왕국 노샘프턴셔 파서링게이 성

기타 - 생전에는 적에게 무자비하지만 비전투원과 아군에게는 관대한 기사로 유명했다. 지금 보이는 이 포악함은 분노와 울분 속에서 죽은 후 좀비로 되살아나며 뒤틀린 것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