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2-41. 카즈 ‘빛의 유법(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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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을 정도로 싸늘하게 빛나는 광채! 강탄을 절단할 정도의 예리함!”


죠셉은 카즈의 휘채활도를 보고 위기감을 느꼈다.


‘노… 놈의 지르기나 발차기라면 파문으로 방어하는 것도 가능해… 자신 있어. 하지만 저렇게 날카로운 칼날은! 맨손으로 방어하기란 불가능해! 내 일점집중 파문이라 해도! 닿는 순간 두 동강 나고 말겠지!!’


죠셉은 공포를 느꼈는지 눈은 카즈를 노려보고 있지만 발은 조금씩 그와 멀어지고 있었다.


‘진심으로 도망치고 싶다… 지금 이 자식과 싸우는 건 정말 위험해! 놈의 모드를 어떻게 깨뜨려야 말지 전혀 떠오르질 않아! 하지만… 적석을 카즈에게 넘기는 건 더 위험해! 카즈는 냉정한 척하지만 에시디시가 쓰러져서 상당한 충격과 증오를 품고 있을걸… 여기서 적석을 얻어 놈이 완전생물로 변하면 나에겐 승산은 완벽하게 사라진다! 빌어먹을… 와무우에게선 해독제를 얻어내야 하고, 카즈에게선 원한을 사고! 올해가 무슨 액년인가?!’

“자… 이제 어떡한다…?”


“적석은! 이 주머니에 들어 있으렸다!”


카즈는 슈트로하임의 군복 가슴주머니를 뜯었다. 주머니 안에서 적석이 붉은 빛을 발하자 카즈는 그것을 집어 들며 야망에 찬 미소를 지었다.


“에이자의 적석! 이 순간을 기다린 지 5천 년! 마침내 이렇게 만났구나! 본래 이 적석은 나 카즈가 소유해야 마땅한 물건!”


“카즈!”


죠셉이 그의 이름을 외치자 카즈는 죠셉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거기 가만히 있어라, 곧 죽여줄 테니!!”


“이… 이 자식, 역시 날 증오하고 있었어.”

‘절대 안 돼… 이 자식에게 적석을 넘겨선!’


그때, 슈트로하임이 왼팔 하나로 상체만 남은 몸을 일으켰다.


“카즈… 이놈… 이 슈트로하임을 완전히 처치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 순간, 슈트로하임의 기계 모노클이 열리고 뒤이어 그의 오른쪽 눈동자가 열리더니 기계장치가 나타났다.


“우리 독일의 과학력으으으으으으으은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이이일!!”


슈트로하임의 시끄러운 외침에 죠셉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 미친 자식, 왜 이럴 때 거만을 떨고 앉았어?!”


그때, 슈트로하임의 눈동자에 있던 기계에서 빛이 일었다. 카즈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으나 한발 늦고 말았다.


“자외선 조사장치 작동!”


슈트로하임의 눈에서 발사된 빛을 카즈는 양 손으로 가렸으나 빛은 카즈의 손을 뚫고 그의 오른쪽 광대뼈를 부쉈다.


“WONUUUUUUU!”


그 바람에 카즈는 적석을 놓치고 말았다.


“산타나에 대한 데이터는 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두 무기가 되어 이 슈트로하임의 몸에 담겨 있단 말이다아아아아! 한순간이지만 로마 유적에서 네놈들에게 쪼였던 광량의 다섯 배! 역시 효과는 있군…”


날아간 적석은 눈 위를 미끄러져 절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앗, 적석이! 눈 위를 미끄러져 간다!”


죠셉이 외쳤다. 카즈는 부서진 광대뼈 부분을 만지더니 적석을 바라보았다. 슈트로하임 역시도 당황했다.


“아, 아뿔싸! 적석이 절벽 쪽으로 미끄러져간다! 만약 아래로 떨어진다면!”


그때, 리사리사 일행이 산장 밖으로 나왔다.


“이… 이게 대체!”


시저는 부서진 벽을 보고 당황했다. 옆에 있던 메시나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무슨 일이냐!!”


주위를 둘러보던 시저는 두건을 쓴 한 사내를 발견했다. 시저는 그를 이미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카즈!”


그 순간, 카즈가 적석을 잡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죠죠, 어서 주우러가라! 네가 더 가깝다! 충분히 먼저 닿을 수 있어!”


슈트로하임의 말에 죠셉도 적석을 잡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즈는 엄청난 속도로 죠셉을 따라잡고 있었다.


“이 자식! 카즈의 이 속도는!”

‘적석을 줍는 동시에 뛰어내릴 작정으로 뛰는 속도다! 낭떠러지 끝에서 멈출 생각이 없는 기세야! 비, 빌어먹을! 골짜기 밑바닥까지 어림잡아 2, 3백 미터는 될 텐데! 카즈의 능력이라면 낙하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겠지… 하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라고! 난 떨어졌다간 확실하게 죽는다…’


‘벌써 따라잡혔어! 카즈가 더 빨리 적석을 잡을 거야. 죠죠는 절벽 끝에서 제동을 걸 생각을 하며 뛰고 있다! 하지만 카즈는 그럴 마음이 없다. 이래서는 승부가 되질 않아!!’


슈트로하임의 생각대로 카즈가 유리한 위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이 쓰레기 자식에게! 적석은 넘겨줄 수 없지!”


죠셉 역시도 순순히 적석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 슈트로하임은 하반신이 없었기에 그저 죠셉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카즈가 말했다.


“죠죠, 이놈… 내가 먼저 적석을 주우려는 순간 허점이 생길 거라고… 그때 발차기를 날려야겠다고 생각했겠다! 적석은 골짜기 밑바닥까지 떨어지겠지만 내게 파문을 먹일 수는 있으리라 생각하겠지?! 후후후, 과연 잘 될까, 죠죠?”


죠셉은 시저를 바라보았다. 시저 역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앞서간 카즈가 적석을 잡기 위해 몸을 던지자 죠셉은 카즈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정답이다! 발차기를 먹여주마아!”


그러나 카즈는 뛰어올라 죠셉의 발차기를 피함과 동시에, 적석의 체인에 발을 걸었다.


“적석은 펜던트의 형태였지! 체인에 발을 걸었구나!”


슈트로하임이 말했다. 카즈는 마치 ‘네놈은 이미 패배했다.’라고 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죠셉 역시도 웃고 있었다.


“뭐지, 사람을 우습게 보는 그 웃음은? ‘씨익’은 내가 해야 하는거야. 카즈. 역시 고만고만한 수준이었군… 그딴 아이디어는 내가 아닌 다른 놈에게나 써먹으셔. 사실 내 발차기는 눈을 걷어차기 위한 거였지롱! And! 브레이크도 겸해서!”


죠셉이 걷어찬 눈덩이에 카즈가 신경을 빼앗긴 틈을 타 죠셉은 카즈의 발에서 적석을 빼앗았다.


“적석을 나이스 캐치한 건 바로 나다. 카즈! 낭떠러지로 바이바이!”


그러나, 카즈의 발목에서 칼날이 튀어나오며 그대로 죠셉의 어깨에 박히고 말았다.


“크억, 이, 이럴 수가… 다리에서도 검이!!”


죠셉은 카즈와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죠죠!!”


슈트로하임이 그의 이름을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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