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75. ‘더 풀’ 이기와 ‘게브신’ 은두르 ③

----------

은두르가 소리를 감지했다.


“네발짐승이 착지하는 소리… 개다! 보아하니 저 개는 코로… 내 스탠드의 공격을 눈치챈 모양이군. 나 은두르가 서쪽으로 4킬로미터 떨어져 있다는 것도… 일고 있을 게 분명해. 어떻게 할까… 저 개를 먼저 처치할까?!”


그러나 이기는 다시 모래밭에 누워 잠을 청했다. 죠스타 일행은 곤경에 처해 있었지만 말이다. 이미 자동차의 뒷부분이 완전히 들려 90도로 솟구쳐 있었다. 압둘이 소리쳤다.


“미… 미끄러져 떨어진다!”


죠셉이 말했다.


“좀더 차 뒤쪽으로 이동해!”


은두르는 미소를 지었다.


“후후후. 아니… 개는 내버려두자. 죠스타 일행은 저 개를 길들이지 못한 모양이고, 잠만 자는 개라면 해가 될 것 없지… 놈들은 지금… 개에 신경 쓸 겨를도 없으니 말이야. 후후후… 그렇다면 거리낄 것 없이!”


은두르의 스탠드가 자동차의 앞바퀴를 절단했다. 죠셉은 그 모습을 보곤 경악했다.


“저… 저렇게 예리할 수가! 앞바퀴를 절단했…”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동차가 다시 뒤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앞바퀴가 가벼워진 탓에 이번엔 뒤가 내려간다! 이… 이런 의도였나! 위험하다! 다들 붙잡아!”


자동차가 착지하는 충격에 모두가 땅 위로 나뒹굴었다. 그때, 가장 차와 가까이 떨어진 압둘은 은두르의 스탠드가 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물이 스며들어간다. 다들 움직이지 마! 소리를… 내선 안 돼…’


정적 속에 바람만이 불었다. 은두르도 상황을 파악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후후… 소리를 죽여봤자 이미 늦었지, 늦었어… 각자 어디로 떨어졌는지… 모두 알거든.”


그때, 은두르는 다른 소리를 들었다. 압둘은 자신의 팔찌를 벗어 땅에 일정한 간격을 두며 떨어뜨리고 있었다. 물론 은두르는 그것까진 알지 못했지만.


“네 걸음… 다섯 걸음… 살금살금 걷고 있구나… 들린다, 들려.”


‘쯧쯧! 자, 이젠 내가 걸어간 것처럼 들렸겠지… 물의 스탠드 놈… 이동한 위치를 공격해봐라. 공격하려고 모습을 드러냈을 때 매지션즈 레드의 불꽃으로 증발시켜주마.’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마침내 은두르의 스탠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왔다! 지금이다!’


“가만…! 이놈… 어째서 다섯 걸음만 움직인거지? 어째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거지?”


“매지션즈 레드!”


매지션즈 레드의 주먹이 은두르의 스탠드를 공격하는 순간, 그의 스탠드가 아슬아슬하게 주먹을 피해 압둘에게 달려들었다.


“아니?!”


압둘이 소리쳤다. 정적이 흐른 뒤, 압둘이 조용히 말했다.


“…이런 놈이 있다니…”


압둘의 목이 깊게 베이며 피를 흩뿌렸다.


“가… 강하다.”


압둘이 쓰러졌다. 은두르는 팔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후… 제법 잔꾀도 부릴 줄 아는군… 앞으로는 좀더 주의 깊게 소리를 들어야겠어… 방금 전엔 고리 같은 물체를 던졌던 것 같군. 그리고 이 화상… 지금 그건 압둘이었어. 해치웠다…”


쓰러진 압둘에게 은두르의 스탠드가 손을 뻗었다.


“아… 압둘!!”


폴나레프가 소리친 그 순간, 죠타로가 갑자기 땅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죠… 죠타로!”


죠셉이 소리쳤다.


“머, 멍청한 짓을! 죠타로가 뛰어나갔다. 대체 무슨 짓이냐!”


은두르도 그 소리를 감지했다.


‘음… 이번엔 틀림없이 뛰어나간 놈이 있다. 어디로 뛸 생각이냐… 주위는 사막이거늘. 보폭으로 판단컨대 신장 190… 하지만 죠스타는 아니다. 달리는 폼이 젊어… 죠타로로군. 죠타로 놈, 어디로 가는 거지…?’


은두르의 스탠드가 방향을 돌려 죠타로를 추적했다. 죠셉이 생각했다.


‘앗, 파고들었다! 물이 죠타로를 추격하기 시작했어! 더 이상 압둘은 공격받지 않겠지만… 이러다간 따라잡힌다!’


은두르는 미소를 지었다.


‘가장 버거운 스탠드는 죠타로의 스타 플래티나라고 들었다. 이놈을 물리치면 DIO님도 무척 기뻐하시겠지… DIO님을 위하여 전심전력을 다해 죠타로를 쓰러뜨리겠다!’


죠타로가 달려간 방향에는 이기가 있었다. 죠타로는 그대로 이기를 붙잡았다.


‘음! 지금… 죠타로 녀석이 무언가를 모래 위에서 집어들었군… 뭐지…? 그 위치에 있던 물체는… 뭐였지…?’


아주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은두르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아니, 물체가 아니다! 개다! 죠타로 녀석, 개에 대해! 알아챈 건가!’


죠타로는 이기를 붙들며 말했다.


“이거야 원. 이놈… 차가 공격당하기 전에 밖으로 탈출했겠다. 적이 어디서 오는지를 냄새로 알아차렸겠지.”


그러더니 죠타로는 우뚝 멈춰섰다. 은두르의 스탠드가 쫓아오자 죠셉이 소리쳤다.


“아앗! 멈추지 마라, 죠타로! 뛰어! 뭘 하는 게냐!”


죠타로는 이기의 목을 조르다시피 꽉 쥐었다.


“그렇다면 좀 협조해줘야 겠다, 이기야. 어디서 공격해올지… 내게 알려! 안 그러면 네놈도 죽어! 껌은 꿈도 꾸지 마라.”


이기가 마치 늑대처럼 울부짖자 글라이더의 날개를 단 더 풀이 이기를 앞발로 붙잡아 날아올랐다. 죠타로는 그 응용성에 감탄했다.


‘이, 이기! 이 자식, 공중에 뜰 수도 있나! 놓칠 줄 알고!”


죠타로는 그대로 바닥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은두르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당황했다.


‘뭐… 뭐지? 점프한 후 발소리가 사라졌다… 어디에도 착지하지 않다니, 말도 안 돼… 이건 대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