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87. 아누비스 신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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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타로는 피를 잔뜩 토했다. 스타 플래티나가 손으로 칼날을 붙잡았으나 칼이 들어가는 힘은 이젠 스타 플래티나로 막아 내기에도 역부족이었다. 폴나레프의 뒤로 이집트 고대 벽화에 그려진 모습과 똑 같이 검은 자칼의 머리를 한 스탠드, 아누비스 신이 나타났다.


“흐흐흐흐. 붙잡아봤자 멈출 수도 뽑을 수도 없을걸! 이 요도는 이미 네 스타 플래티나의 힘을 기억해 웃돌고 있단 말이다… 이대로 밀어넣어주마…!”


“미… 밀어넣는단 말이냐…”


“암! 그래야지! 밀어넣고 말고! DIO님이 기뻐하실 걸!”


“과, 관둬라… 이… 이 이상 밀어넣었다간 주… 죽는다.”


“너 같으면 관두겠냐! 내장을 토막내 내던져주마!”


아누비스 신의 외침과 함께 칼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그 순간…


“오라아!”


스타 플래티나가 주먹으로 칼날을 조금 부셨다. 칼을 밀어 넣는 힘에 의해 칼날이 부서지기가 무섭게 그 자리를 안쪽의 칼날이 채웠고 스타 플래티나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오라!”


“아, 아니! 부, 부러진다! 칼을 밀고 있어서 계속 뚝뚝 부러져나가! 도… 도로 잡아당겨야 해!”


그러나 늦고 말았다. 스타 플래티나는 엄청난 속도로 칼날을 부숴 순식간에 칼 자루만을 남겼다. 스타 플래티나는 귀에 손을 대는 시늉을 했다.


“그나저나, 토막내서 내던지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라아!”


스타 플래티나가 칼 자루마저 산산이 박살내자, 아누비스 신은 비명과 함께 산산조각나 사라졌다.


“바로 그렇게 됐군. 그러니 밀어넣으면 죽는다고 했던 거다. 칼도 멈춰 있었으니 조준하기 편했지.”


죠타로의 배에 박힌 칼날 조각이 피와 함께 떨어지자, 죠타로는 무릎을 꿇고 쓰러져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강적이었어… 내 마지막 연타는 사력을 다한 러시였는데… 놈이 그걸 기억하기 전에 쓰러뜨려 망정이지… 처음이야, 이렇게 지친 건… 어… 얼른 영감과 압둘이랑 합류해야 겠군.”


그때, 기절한 폴나레프가 깨어났다.


“으으, 어… 어떻게 된 거지, 내가… 헉! 서, 설마… 요도에게 조종당했던 건!”


“그래… 하지만 다 끝났다. 폴나레프, 영감을 좀 불러주겠어…? 지쳐서 걷지를 못하겠는데…”


그때, 사탕을 핥으며 길을 가던 소년이 땅에 떨어진 아누비스 신의 칼날을 발견했다.


“오! 뭐가 빛나네…”


칼날을 줍는 순간 소년은 그 요사스러운 기운에 지배당했다. 소년이 땅에 사탕을 뱉자 소년의 입에서 아누비스 신의 목소리가 섞여 들렸다.


“…기억했다… 나 아누비스의 본체는 500년 전 이 검을 만든 장인… 그의 스탠드만이 살아있지. 다시 말해 본체가 없는 스탠드… DIO님이 박물관 금고의 어둠 속에서 꺼내주셨다. DIO님의 스탠드 ‘세계(더 월드)’는 너무나도 강력해 나로서는 당해낼 수 없는 스탠드! 그렇기에 충성을 맹세했다… 죠타로, 네놈을 저얼………………………대로 살려두지 않겠다!”


아누비스 신이 지배하는 소년은 칼날을 들어 죠타로의 등에 칼날을 꽂으려 들었다.


“네놈의 파워는 기억했다!! 최고의 속도! 이건 절대 피할 수 없을걸! 등짝에 꽂아주마! 뒈져라 죠타로!!”


칼날이 손에서 날아가려는 그 순간, 이기가 소년이 떨어뜨린 사탕에 달려들었다. 소년의 발이 이기에게 걸리며, 칼날은 죠타로의 머리 위로 한참 높게 날아가 버렸다.


“아뿔싸! 빗나갔다! 개한테 발이 걸렸어! 왜 느닷없이 개가 튀어나오는 거야!”


폴나레프는 뒤늦게 사탕을 먹고 있는 이기를 발견했다.


“어, 이기잖아? 뭐야 이 녀석 사탕을 먹고 있네. 떨어진 걸 주워 먹다니, 지저분한 놈이구만!”


한참을 날아가던 아누비스 신의 눈에 강이 보이자 그는 경악했다.


“저… 저 강은! 나일 강이다! 아아아! 서… 설마! 아니겠지! 이대로 가면 강에 뛰어들게 되잖아!! 강 밑바닥에 빠졌다간 난 끝장이야! 녹슬고 말 거야! 누가 좀 막아줘! 흐에엑!”


칼날의 궤도에 벽이 있었다.


“앗! 벽이다! 좋았어! 이 궤도로 가면 저 벽에 부딪쳐 멈출 거야! 운이 좋군!”


그러나 아누비스 신은 벽을 통과하고 말았다.


“아니! 아차차! 너무 서두르다가 벽을 투과하는 능력을 쓰고 말았어! 빠진다아아아아!! 흐아아아아!”


아누비스 신의 눈에 이번에는 배가 보였다.


“우오와아! 다행이다, 배가 나타났어! 이대로 가면 선체에 부딪칠 거야! 살았다! 배에 박히기만 하면! 선원이… 날 이상하게 여겨 뽑으려 하겠지! 그러면 정신을 차지해줄 테다!! 선원의 정신을 차지해 죠타로에게 반격할 테다!”


그러나 아누비스 신이 날아가 박힌 위치는… 배에 타고 있던 소의 궁둥짝이었다. 당연히 소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날뛰었다.


“소가 타고 있었어! 아앗! 자… 잠깐, 잠깐! 날뛰지 마! 진정해, 이 소 자식아!! 그… 그래! 소의 정신을 차지하자!”


그러나, 날뛰던 소는 배의 난간을 부수며 강에 빠지고 말았다.


“끄아악! 그 전에 가라앉겠다!”


멀리서 상황을 바라보던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어, 저것 좀 봐. 저기서 소가 막 날뛰는데?”


죠타로가 말했다.


“이거야 원. 남의 소 말고 빨리 영감과 압둘을 불러.”


사공이 강에 빠진 소를 건지려 노력하던 와중에 아누비스 신은 소에게서 떨어져 가라앉았다.


“흐아아아아!! 살려줘!”


강바닥에 가라앉은 아누비스 신은 물고기에게 명령했다.


“야… 거기 물고기 놈들. 이리로 와라. 내 몸을 조금만 좀 건드려라.”


그러나 물고기는 매몰차게 떠나버렸다.


“앗… 잠깐! 어딜 가는 가야?”


아누비스 신은 이번엔 게들에게 애원했다.


“오오, 거기 민물게야! 부탁이니 날 강가까지 옮겨주지 않을래? 맛있는 먹이를 줄게. 얼마든지.”


그러나 게도 떠나버렸다.


“자, 잠깐! 버리지 말아줘, 게야! 2, 3일이면 녹이 슨단 말야…! 살려줘…! 날 버리지 마~! 흐아아아아 고독해!”


아누비스 신은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몇 시간 후, 이기는 저무는 태양을 보며 미소를 짓다가 폴나레프에게 머리를 얻어맞았다.


“바보 개, 뭘 보냐? 저런 곳에 먹을 건 없다고?”


이기는 그대로 폴나레프의 얼굴에 달라붙어 방귀를 뀌며 미소를 지었다. 이기와 폴나레프가 다투는 동안, 압둘은 죠타로의 상처를 치료했다. 죠셉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아누비스 신의 스탠드인가, 위험했군 죠타로.”


죠타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투덜거렸다.


“두 번 다시, 저 녀석과 둘이서 안 나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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