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91. ‘바스테트 여신’ 머라이어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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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압둘이 말했다.


“아아 이럴 수가! 내 몸까지 자석이 되고 말다니!”


“진정하게, 압둘! 이미 술수에 걸려든 건 어쩔 수 없네! 이 스탠드와 싸워 이기는 것만 생각하세!”


두 사람의 뺨과 다리에 이어 손도 같이 붙어 버렸다. 죠셉이 소리쳤다.


“그 여자는 어디 갔어, 젠장!”


“보이지 않는군요.”


죠셉은 입에 들어간 사철을 뱉으며 말했다.


“넘어졌더니 온몸이 사철투성이 로군. 천천히 일어나세, 압둘.”


두사람이 간신히 일어나자 죠셉이 바로 옆에 있는 울타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어났으니, 일단 몸을 떼어보세나. 둘이 달라붙었으니, 단순히 생각해도 자력은 한 사람일때보다 두 배 강하겠지. 저기까지 가서, 저 나무울타리를 붙잡고 몸을 떼는 게야. 가세, 압둘! 아랫배에 힘 꽉 주고! 리듬에 맞춰!”


“알겠습니다. 죠스타 씨!”


둘은 서로 박자에 맞춰 울타리까지 뒤뚱거리며 움직였다. 그때, 압둘은 동네 꼬마들이 자신과 죠셉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죠… 죠스타 씨. 저 지금… 엄청나게 창피합니다만…”


죠셉이 꼬마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꼬맹이들이, 뭘 보냐! 춤 연습하는 거야, 춤! 저쪽으로 가, 이놈들아!”


아이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둘은 울타리를 붙잡았다.


“됐네! 넘어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네! 압둘, 조금씩 몸을 아래쪽으로 미끄러뜨려서 움직일 수 있겠나?”


“네. 어떻게든 되겠군요.”


“좋아… 난 울타리를 잡고 있을 테니, 조금씩 내 몸 아래쪽으로 움직여서 발끝부터 떨어져보세! 내 머리와 자네 머리가 달라붙었다면, 머리와 다리는 반대로 밀어내서 떨어질 수 있을 게야.”


그… 그렇군요.”


압둘은 용을 쓰며 머리를 죠셉의 발 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다 압둘의 머리가 죠셉의 가랑이 쪽에 왔을 때쯤. 압둘은 몹시 당황했다.


“왜… 왜 그러나, 압둘?”


“어쩐지… 이 자세가 좀… 굉장히 거시기하지 않습니까? 남들이 봤다간 오래를 산달까…”


“아무도 안 보니까 얼른 덜어지기나 하… 뜨아아아아아아아!!”


죠셉이 경악하고 말았다. 구경꾼이 더 늘어난 것이다.


“친구를 잔뜩 데려왔잖아! 야, 이놈들! 저리 가지 못해! 이쪽 보지 말고!”


당황한 죠셉은 하체를 계속 앞뒤로 흔들었다.


“이놈들이! 가라면 냉큼 가, 이 꼬맹이들아! 압둘, 얼른! 빨리 떨어지란 말일세!”


“아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아~ 이건 내 역할이 아닌데… 절대로…”


두 사람의 하체가 붙어버리자 죠셉은 더 당황해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며 비명을 질렀다. 그때, 그 오해하기 딱 좋은 광경을 늙은 숙녀가 보고 말았다. 죠셉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아… 아까 그 할머니…”


늙은 숙녀의 몸이 분노로 파르르 떨렸다.


“멋진 양반이라고 생각해 쫓아왔더니, 이런 취향이었을 줄이야… 내 순정을 짓밟다니! 이 바람둥이이이이!!”


죠셉은 절규했다.


“얼른! 얼른 떨어지게에에에!! 압둘! 난 이제 울고 싶을 지경이야!!”


늙은 숙녀가 플라스틱 양산으로 둘을 마구마구 때리자 죠셉은 몸부림 치다가 울타리 뒤편 철로 쪽으로 굴러가며 압둘과 떨어졌다.


“됐습니다!”


“서로 떨어져서 행동하세, 압둘! 자네의 자력도 점점 강해지고 있으니!”


머라이어는 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담배를 물었다. 압둘이 말했다.


“찾았다. 저 여자군요…”


“여유작작 담배까지 피우고 앉았군. 압둘. 그쪽으로 돌아가게. 이번에는 놓쳐선 안 돼. 아주 대찬 여자인 것 같아. 뭔가 함정을 꾸몄을지도 모르네.”


그때, 압둘은 발 밑을 보더니 당혹감을 내비쳤다.


“저, 저기… 죠스타 씨. 이미 함정에 빠지고 만 것 같습니다.”


죠셉도 발 밑을 바라보더니 이내 경악했다. 압둘이 소리쳤다.


“철로! 바… 발이 붙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발이 선로를 미끄러지듯 움직여 또 엉키고 말았다.


“또 서로 붙고 말았어!!”


머라이어는 가만히 앉아 미소를 지었다. 그때, 넘어져 선로와 접촉하고 있던 죠셉은 무언가를 느낀 듯 소리쳤다.


“크… 큰일났다! 이대로 가다간 큰일나겠네, 압둘! 매지션즈 레드로 선로를 녹이게! 어서 탈출해야 하네!”


열차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온다! 열차가 온다고! 얼른 녹여버려!”


“아… 안 됩니다! 이 선로를 녹였다간 열차가 탈선해 큰 사고가 나고 많은 사람이 죽을 겁니다!”


머라이어는 둘을 바라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저… 저 여자!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그 말과 함께 죠셉은 허밋 퍼플을 펼쳐 가까이 있는 나무 말뚝을 휘감았다.


“내 허밋 퍼플로 저 여자를 붙잡으려 해도 스탠드 사정거리 밖에 있군! 이 말뚝을 이대로 잡아당겨 탈출하고 싶지만…! 아… 안 되겠네! 자력이 더 강해!”


“죠스타 씨, 더 힘껏 당기세요! 힘내세요! 와… 왔습니다, 더 세게 당겨요!”


죠셉은 온 힘을 다해 말뚝을 잡아당겼지만 오히려 말뚝이 부러져 버렸다.


“안 돼!!”


“이겼다…”


두 사람의 절규는 열차의 소리에 묻혔다. 열차가 굉음과 함께 그들이 있던 자리를 지나자 머라이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경박스럽게 웃었다.


“오호호호호호. 이겼습니다, DIO님… 다음에는 죠타로와 폴나레프를 죽이겠습니다.”


그러나, 열차가 지나간 자리에는 땅을 파 살아남은 두 사람이 있었다. 죠셉이 말했다.


“이보게, 압둘. 침목을 태우고 땅을 파다니, 정말 멋진 생각이었네!”


“이겁니다, 이거! 이거야말로 저 무함마드 압둘의 이미지! 이런 역할이야말로 제 캐릭터지요. 하하하하!”


계획이 틀어지자 머라이어는 얼굴을 구기며 격노했다.


“이, 이런 쌍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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