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07. 홀 호스와 보잉고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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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나레프는 지붕 수리를 하는 노인에게 DIO의 저택 사진을 보여주었다.


“난 이곳 카이로에서 40년이나 지붕 수리를 했는데, 모르겠구먼. 이런 저택은… 비슷한 건물이 너무 많으니 말이여. 하지만 건물 분위기로 보니 지은 지 100년은 더 됐겠네. 그럼 이 부근에서 남쪽을 찾아보면 언젠가 나올 거여. 카이로는 남쪽일수록 오래된 건물들이 많거든. 도움이 못 되어 미안하구먼.”


“아니요… 고맙습니다. 실례했어요.”


폴나레프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자 죠셉이 말했다.


“무언가 느껴진다. 이 근처야… 가까워. 이 부근에 놈이 숨어 있다는 감각이 든다. 분명히 있어. 이 부근에. 가세들… 탐문을 계속하지.”


죠스타 일행이 있는 위치에서 몇 블록 남쪽은 바로 DIO의 저택이 위치한 곳이었다. 길을 가는 죠스타 일행을 홀 호스는 모퉁이 뒤에서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또 만났구나, 반가운 낯짝들… 이라고 말하고 싶다만, 이렇게나… DIO님의 저택에 바짝 다가왔을 줄이야… 바로 코앞이잖아. 그런데! 보잉고!”


홀 호스가 보잉고가 숨어 있는 나무 상자를 걷어 차자 보잉고는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두려운 듯 벌벌 떨다가 다시 상자로 기어들어갔다. 홀 호스가 말했다.


“새로 나온 네 예언 말인데… 난 도저히 못 믿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앞으로… 일어날 리가 없어.”


“내… 내… 내… 내, 내…”


홀 호스는 열이 받아 보잉고가 반쯤 열고 있던 상자를 콱 닫아버리며 소리쳤다.


“내 예언은 절대 100퍼센트예요. 또 그 소리 하려는 거지!”


“그… 그래요, 네.”


홀 호스는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토트신의 페이지를 펼쳤다.


“빌어먹을! 이런 걸 믿으란 말야…? 제정신이 아니지… 이, 이딴 건!”


토트신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마침내 발견했다. 죠스타! 죠타로! 폴나레프! 압둘! 빌어먹을! DIO님의 저택에 점점 다가오고 있잖아. 망할 놈들! 얼른 이 탄환을 꽂아버려야지!” “홀 호스는 질척질척 생각했어요.” “형아의 원수들!” “보잉고도 발끈발끈 생각했어요.” “하지만 홀 호스! 상점가에서 엠퍼러 권총을 쓰려고 하면 안 돼요. 자, 홀 호스! 폴나레프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쑤셔넣으면! 만세! 피를 흘리며 기절했다! 럭키! 홀 호스! 몰살 찬스가 찾아왔어요!”


홀 호스는 보잉고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게 예지라니… 몰살 찬스가 찾아온다는 건 알겠지만… 폴나레프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쑤셔넣으라고~?! 뭐야, 이게?! 응? 보잉고! 특히 말도 안 되는 게… 이 부분이야! 잘 들어. 설령! 그 고수 폴나레프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쑤셔 넣을 만큼 접근할 수 있다고 치자, 보잉고!”


홀 호스는 엠퍼러를 꺼내 들었다.


“이 엠퍼러의 총알을 놈에게 처박는 편이 확실하고 간단하다고! 내 말이 틀렸냐?!”


보잉고는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초… 초… 초… 초… 총알은… 쏘… 쏠 수 없어요… 네. 쏘… 쏘… 쏘… 쏘고 싶어도 운명이 그렇게… 놔두지 않으니까요… 네. 미… 미… 미… 미… 믿으세요, 네. 이, 이 만화에서 그려지는 걸… 거역… 하려 하면 히… 히… 히… 히… 히, 힘들기만… 할 뿐이에요, 네. 우… 우… 운명이에요, 네. 100퍼센트예요, 네.”


“하지만 네 형은 실패했잖아.”


“혀… 혀… 형아는, 자기를 지키려다가… 깜빡 죠타로로 변신했기 때문이에요, 네. 만화를 믿고 변신하지 않았으면… 폭발한 건 진짜 죠타로였을 거예요, 네. 예지는 틀리지 않았어요, 네.”


그때, 죠스타 일행을 바라본 홀 호스는 당황했다.


“포, 폴나레프가 없어… 이봐… 폴나레프는 어디로 갔지…? 어느새 놈이 사라졌어…”


그때, 보잉고가 상자를 닫았다.


‘아뿔싸! 설마!’


그러나 이미 홀 호스의 목 뒤로 폴나레프의 실버 채리엇이 날카로운 레이피어를 겨누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푹 찔러버린다.”


“포… 폴나레프!”


홀 호스는 엠퍼러를 꺼내 들었지만 채리엇이 더 빠르게 칼 자루로 홀 호스의 등을 가격하며 벽에 몰아붙였다. 홀 호스는 비명을 질렀다.


“멍청한 놈! 어디서 손재주를 부리려고 해? 팔은 내 눈에 보이는 데다 꺼내놔라, 응? 하이에나처럼 뒤를 따라오는 놈이 있다 싶어서 반대로 미행해 봤더니… 이거이거 그리운 홀 호스 나리 아니신가? 아직도 혼이 덜 났나봐? 우리를 죽이려고… 뒤를 노렸겠다?”


홀 호스는 고통에 신음했다.


“너 혼자냐, 홀 호스? 아니지… 네가 혼자일 리가 없어. 근처에 동료가 있을 텐데… 안 그래?”


뜨끔한 홀 호스는 보잉고가 숨은 상자를 슬쩍 보다가 상자가 다 닫혀 있지 않자 깜짝 놀랐다.


‘홀라당 다 보이잖아! 네 책이랑 손가락이!’


“넌 혼자 있을 땐 별거 아니지만… 넌 사람의 재능을 간파하는 재능이 있지. 재능이 있는 놈하고 콤비를 짜면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하거든. 어디 있어~? 네 짝꿍 스탠드 유저는?”


홀 호스는 마음 속으로 애원했다.


‘손가락 집어넣어, 보잉고! 네가 있다는 걸 들켰다간 본전도 못 찾아!’


보잉고는 생각했다.


‘미… 믿는 거예요, 네. 얻어맞은 건 당신이 권총을 쓰려 했기 때문이에요! 운명을 믿으세요. 그… 그러면 우리의 승리는 확실해요! 네.”


그때, 쇠똥구리 한 마리가 지나가는 것을 본 폴나레프가 상자를 바라보았다. 쇠똥구리가 상자 밖으로 살짝 튀어나온 보잉고의 손가락을 건드리자 손가락이 상자 안으로 사라졌다.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이봐, 뭐지? 저 상자 안에 있는 게?! 누가 있군!”


그때, 압둘이 소리쳤다.


“이봐, 폴나레프! 미행한다던 놈은 찾았어?!”


‘허억! 압둘 목소리다~! 온다아~!’


‘믿는 거예요, 네! 믿고 폴나레프의 콧구멍에 손가락을 어떻게 해서든 쑤셔넣으세요! 네.’


홀 호스는 미처 버릴 것만 같았다.


‘지… 진짜로오~? 빌어먹을! 그래, 해보자 이거야! 하면 될 거 아니야아아아!’


폴나레프가 상자로 고개를 돌렸다.


“이봐! 상자 안에 있는 놈 나와!”


‘앗, 기회다! 저쪽을 봤어!’


홀 호스는 사력을 다해 손가락으로 폴나레프의 양 콧구멍을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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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엠퍼러 - 유저: 홀 호스

파괴력 - B 스피드 - B 사정거리 - B 지속력 - C 정밀동작성 - E 성장성 - E

능력 - 권총의 형태를 한 스탠드로 말 그대로 '권총의 스탠드'이기에 일반인은 볼 수 없다. 리볼버와 자동권총의 형태를 모두 지닌 신기한 외형을 가졌지만 스탠드이기에 장전은 필요없다. 발사한 총알은 유저가 원하는대로 조종이 가능하며 사정거리 내라면 이론상 맞을 때까지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 다만 유저의 조준실력에 영향을 받으며 홀 호스는 어디서 배웠는지는 몰라도 백발백중의 사격실력을 가져서 뛰어난 운용이 가능하다.(보잉고가 들 수도 있지만 차라리 안 드느니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