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06. 다비 더 갬블러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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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카이로의 공항에 착륙하고, 비행기에서 내린 홀 호스가 가방을 들고 공항을 나와 택시를 타려 하자 양아치 두 명이 세치기를 했다.


“어이쿠! 미안하구만, 헤헤헤. 이 택시는 아슬아슬하게 우리가 먼저 잡았지? 히히히. 먼저 가겠수.”


“불만 있냐, 등신아?”


홀 호스는 말없이 엠퍼러를 꺼내 그 중 한 명의 귀를 날려버렸다. 갑자기 귀가 날아가 버리자 두 사람이 공포에 빠져 있는 동안 홀 호스는 냉큼 택시에 탄 다음 담배를 물었다.


“기자의 ‘메니하우스 호텔’로”


택시가 한창 카이로 시내를 달릴 때, 홀 호스는 가방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속삭였다.


“지금부터 트렁크를 열 건데… 빛 때문에 눈부실 테니까 조심해라… 알았냐?”


택시 기사가 물었다.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손님?”


“댁한테 말한 거 아니야. 앞 보면서 운전이나 해.”


홀 호스는 가방을 열었다. 그 안에는 꽁꽁 묶인 보잉고와 토트신이 있었다.


“보잉고. 네가 너무 싫어해서 억지로 이렇게 비행기에 실어올 수밖에 없었다.”


보잉고가 눈물을 흘리며 테이프에 막힌 입으로 소리를 내자 홀 호스가 그를 들어 올리며 조용히 말했다.


“어리광 떨지 마, 보잉고… 폭탄에 날아간 네 형은 앞으로 한 달은 더 병원 신세를 져야 해. 앞으로는 나 홀 호스와 콤비를 짜는 거다. 네 예지의 책과 내 암살 총 능력을 합쳐 죠스타 일행을 죽여버리는 거다. 알았냐, 보잉고?”


보잉고가 아직도 그를 따르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자 홀 호스는 다시 보잉고를 설득했다.


“네가 내성적이라 형 오잉고 외의 다른 사람은 절대 믿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형의 원수를 갚고 싶지 않아? 지금처럼 겁쟁이 어른이 되어도 좋냐? 응. 보잉고? 나도 필사적이라고…! 싸우는 거야! 복수하자, 보잉고!”


보잉고가 조용해지자 홀 호스는 밧줄을 풀었다.


“지금부터 이 재갈을 풀어줄 텐데… 울거나 소리 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 있어?”


보잉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홀 호스는 그를 살짝 들어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착하구나.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그러다 탈 날라… 난 네 편이야. 안심해. 릴랙스.”


홀 호스가 보잉고의 입에서 테이프를 때는 순간, 보잉고는 며칠 전에 먹은 것까지 모조리 홀 호스에게 게워냈다. 토사물을 잔뜩 뒤집어쓴 홀 호스는 역한 냄새를 버티며 중얼거렸다.


“뭐야, 비행기 멀미였냐…? 아무튼, 뭐… 친하게 지내자고, 보잉고.”


홀 호스는 토트신을 펼쳤다.


“난 보잉고! 이 녀석은 아주 심술궂고 싫은 녀석… 보잉고가 자는 동안 로프로 묶고 트렁크에 넣어 오잉고 형아가 있는 곳에서 납치해 왔어요. 외로워! 하지만 보잉고는 형아의 원수를 갚기 위해… 너무너무 무서웠지만 용기를 내서 홀 호스랑 콤비를 짜기로 했어요.”


홀 호스는 토트신을 읽으며 작은 나무 뒤에 숨은 보잉고를 바라보았다.


“바들바들 떨면서 나한텐 다가오지도 않지만, 넌 네 나름대로 용기를 내는 거란 말이지…? 하지만 네 스탠드… 소문으로는 반드시 맞는 예지능력이라던데, 그게 사실이야? 그 소문을 믿고 콤비를 짜려 했지만, 네 형이 실패한 게 영 불안해! 대답해봐! 확실한 거겠지?!”


그때, 토트신에 새로운 페이지가 나타났다.


“하… 하얀 페이지에… 새 만화가 떠오르는군.”


“보잉고와 홀 호스가 카이로 변두리를 걷고 있을 때, 아주 예쁜 아가씨와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에게 갑자기 날아차기! 연수차기를 맞은 아가씨는 너무너무 기뻐하며 홀 호스에게 보석을 주었답니다. 만세~ 대박이다!!”


말도 안 돼는 예언에 홀 호스가 소리쳤다.


“이게 뭐야아?! 너 이 자식! 장난치는 거 아니겠지! 이게 예지라고, 보잉고?! 말도 안 되잖아! 이런 일어날 리가 없어!”


보잉고는 더듬더듬 말했다.


“내… 내… 토… 토트의 예지는… 저, 저, 저, 저, 절!! 대!! 100퍼센트예요.”


“100퍼센트라고?! 이 자식, 그만 좀 하지 못해! 뒷덜미를 걷어차이고도 좋아하면서 나한테 보석을 준다고?! 그딴 여자가 세상 어디…”


그때, 아름다운 여자가 산탄총으로 무장한 경비병과 함께 그들의 옆을 지나갔다. 홀 호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잘 들어라, 보잉고. 난 세계 최고로 여자에게 다정한 남자야. 세계 각지에 걸프렌드가 있다고. 여자에게 거짓말은 해도 절대 때리지는 않아! 호박이든 미인이든 여자를 존중하기 때문이지! 이 예지는 절대 안 맞아. 왜냐하면 맹세컨대 나는 여자를 때리지 않으니까! 아무리 거금을 받는다 해도 절대 걷어차지 않아!”


그러나 보잉고의 표정은 방금 전과 달리 너무나 확고했다.


“배, 백 퍼센트예요. 네.”


여자가 홀 호스의 뒤를 지나치자 홀 호스는 보잉고의 멱살을 잡으며 소리쳤다.


“이! 이 자식아! 봐라! 예언이 빗나갔잖아!”


그때, 무의식적으로 여자를 바라본 홀 호스는 일순간 경악하더니 괴성을 지르며 달려가 여자의 뒷목에 날아차기를 갈겼다.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자 경호원이 홀 호스에게 총을 겨누었다.


“뭐냐, 네놈은!”


그때, 경호원은 여자의 옷깃에서 홀 호스의 발차기에 터진 전갈을 발견했다.


“헉! 아가씨의 옷깃 속에 전갈이! 이, 이건 맹독이 있는 놈입니다요!”


홀 호스는 보잉고를 바라보았다. 보잉고의 눈빛은 확고했다.


“전갈이 목을 통해 옷 안으로 들어갔는데 모르셨던 모양이군요. 옷 밖이었다면 털어낼 수 있지만… 발로 걷어차 터뜨리지 않았으면 쏘이셨을 겁니다.”


“당신은 생명의 은인이세요.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요. 제 목걸이면 어떨까요? 꼭 받아 주세요.”


홀 호스는 여자에게서 한눈에 봐도 값 비싼 목걸이를 받아 들고는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무적이다! 보잉고와 나 홀 호스는 무적의 콤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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