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3-109. 홀 호스와 보잉고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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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다시 토트신의 새로운 예지를 바라보았다.


“만세! 놈들을 몰살시킬 찬스가 왔어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숨어서 잘 살펴봐야 해요!”


둘은 그 말 대로 모퉁이 뒤에 숨어 상황을 바라보았다.


“놈들에게 다가가기는 아직 이르죠! 나머지 셋은 기절했지만 죠타로는 기절하지 않았거든요! 깨어났다!”


직후 잔해들 사이에서 죠타로가 피를 흘리며 일어났다. 홀 호스가 상황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크…윽, 죠타로는 한발 먼저 피했나보군… 위험했어, 잘못 다가갔으면 반격당했겠는걸. 나를 찾는다. 내가 결정타를 날리지 않고 사라진 걸 이상하게 여기는 모양이야.”


죠타로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기절한 일행들을 깨웠다.


“놈들에게 이기고 싶다. 안 그래? 보잉고. 이렇게까지 고생했는데…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고. 그치…? 너도 그렇지, 보잉고?”


보잉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승리 일보 직전이야… 보잉고! 다음엔 어떻게 해야 놈들의 숨통을 끊을 수 있지?! 네 만화의 예언은 100퍼센트 완벽해! 믿으마… 예언대로 난 뭐든 하겠어! 콧구멍을 쑤시라면 쑤시겠어! 똥을 먹으라면 망설임 없이 먹겠다고! 이기고 싶단 말야, 난.”


그때, 보잉고가 다급히 소리쳤다.


“나, 나, 나, 나, 나, 나왔다! 마, 마침내 나왔어요, 네. 마… 마지막 예언이!!”


두 사람은 다시 토트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 홀 호스의 다음 공격은 클라이맥스! 홀 호스는 하수도 공사를 하는 사람들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돈을 주며 하수 파이프를 하나 열어달라고 했답니다! 홀 호스가! 그 파이프 안에 총을 있는 대로 쐈더니…”


홀 호스는 자기 바로 옆에서 인부들이 하수도 공사를 하는 걸 발견했다.


“이봐, 저 모퉁이 너머에서 교통사고가 난 모양인데?”


“냅둬, 얼른 일이나 마치자고. 그 파이프 좀 잡고 있어.”


파이프는 길을 따라 죠타로의 위치까지 이어져 있었다.


“파… 파이프 안에 총을 쏘면, 어떻게 되는데…?”


홀 호스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얼른 페이지를 넘겨! 파이프 안에 내가 총을 쏘면 어떻게 되는데?!”


“피융 피융, 총알이 길 건너편 파이프에서 튀어나와! 우오오옹! 정확히 정오가 되는 순간 홀 호스의 총알이 머리를 뚫어버렸네! 이마 한복판에 명중!”


보잉고는 예언을 보고 환호했다.


“돼, 됐다! 마침내 나왔어요, 네! 기다렸던 거예요, 네. 이 예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고요, 네. 으께으께으께껙!”


보잉고가 기묘하게 웃자 홀 호스는 감탄하면서도 걱정했다.


“이… 이거 대단하구만! 대, 대단하지만! 만화를 잘못 해석하면 위험하다고!”


홀 호스는 죠타로의 머리가 두 쪽나는 예언을 펼쳤다.


“이거봐! 예전의 만화를! 이건 네 형이 당했을 때 나온 예언이야! 이렇게 된 건 네 형이었잖아!”


보잉고의 표정이 한껏 진지해졌다.


“이건… 형아가 변신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실수로 변신했기 때문이에요, 네. 하지만 지금은 저도… 홀 호스씨도 변신은 할 수 없어요! 네.”


“그래… 그 말이 맞아! 난 변신 같은 건 못 해! 죠타로 흉내를 어떻게 내겠어! 그… 그렇다면 이건!”


“그… 그래요, 네! 형아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고요! 네! 이 예언에는 오해의 여지가 없어요! 네! 그 파이프에 총을 쏘면 죠타로는 죽는 거예요! 네!”


그때, 홀 호스는 만화에 그려진 시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잠깐. 시간을 지정해 놨잖아… 정확히 정오라고?”


자신의 시계를 바라본 홀 호스는 경악했다.


“야! 정확히 정오라고?! 정오까지! 앞으로 2분 밖에 안 남았잖아!”


“조… 조바심 내지 마세요! 파… 파이프에 총만 쏘면 되는 거예요, 네. 충분히 시간이 있어요, 네! 우… 운명이에요, 반드시 일어날 거예요.”


“나도 알아… 100퍼센트니까! 믿으니까… 믿긴 하지만… 시… 시간을 지정해 놓으면… 조바심이 난단 말야~!”


홀 호스는 파이프 공사를 하는 인부들에게 소리쳤다.


“이… 이봐! 거기 당신들! 내 말 잘 들어! 거기 파이프를 하나 열어!”


웬 이상한 놈이 갑자기 파이프를 열라 소리치면 그들이 열어줄 리가 없었다. 상황이 급박한 홀 호스가 다급히 소리쳤다.


“얼른 해!”


“이게 어디다 큰 소리야?”


“뭔데 뜬금없이…”


인내심이 저 멀리 사라진 홀 호스는 무심결에 엠퍼러를 그들에게 겨누었다.


“죽여버린다! 얼른 열어!”


보잉고가 그를 진정시켰다.


“호, 홀 호스 씨… 당신의 스탠드는 보통 사람 눈에는 안 보여요, 네. 게다가 만화에선 돈을 준다고 했어요. 네.”


시계를 본 홀 호스는 더 초조해졌다.


“히익! 앞으로 50초 밖에 안 남았잖아! 줄게! 아아아, 알았다고! 미안해! 돈 줄 테니까 열어줘, 제발! 부탁이야!”


돈 이야기에 인부들의 반응이 좋아졌다.


“뭐야, 이상한 친구구먼, 열기만 하면 돈을 준다고?”


“그러면야 좋지! 얼른 내놔보셔.”


홀 호스는 주머니를 뒤졌다. 그런데, 지갑이 만져지지 않았다.


“이봐, 뭐 해?”


홀 호스는 그제서야 지갑을 호텔에 두고 온 것을 떠올렸다.


“보, 보잉고! 길 잃었을 때를 대비해 너한테 동전지갑을 맡겼지? 내놔! 얼른얼른!”


“어… 네.”


“아, 앞으로 40초 남았어!”


“도… 동전이 많은데… 여기요, 지갑…”


그 순간, 보잉고는 상자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지갑의 동전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홀 호스의 멘탈도 사방으로 흩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인부들은 느긋하게 그 동전들을 줍기 시작했다.


“이봐, 그쪽 벽돌 틈으로 하나 날아갔는데? 동전이지만 꽤 많은걸. 얼마나 돼?”


“20파운드쯤 되겠군. 자네 발로 하나 밟았어.”


“나중에 주워! 다 줄 테니까!”


곧이어 한 노파가 차를 가져왔다.


“여러분. 이제 곧 정오네요. 차를 끓여왔으니 점심이라도 드시고 쉬시구랴.”


“오… 그거 좋지.”


“고마워, 할머니.”


홀 호스는 너무나 여유로운 인부들의 모습에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었다.”


“이 망할 할망구야! 내가 먼저야!! 할망구는 꺼져!!”


정오까지 단 20초, 결국 홀 호스는 자기 머리만한 돌을 들어 그들을 위협했다.


“이 자식들아! 열라면 냉큼 열어! 돌로 이마를 쪼개버리기 전에!!”


겁에 질린 인부들이 결국 파이프를 열었다.


“여… 열었어!”


“비켜! 죽어라, 죠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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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명: 토트신 - 유저: 보잉고

파괴력 - 없음 스피드 - 없음 사정거리 - E 지속력 - A 정밀동작성 - 없음 성장성 - B

능력 - 만화책 형태의 스탠드로 시간이 흐르면 백지 뿐인 책에 가까운 미래를 알려주는 예언이 만화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예언은 100% 그대로 이루어지지만, 보여주는 예언은 오로지 결과 뿐이니 결과를 위해서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은 예언대로 시행될 것이다. 보잉고의 의지와 관계없이 항상 나타난 이 만화의 그림체는 보잉고의 실제 그림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