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창작물검색용 채널


동굴은 달빛조차 거부하듯 입구부터 완전한 칠흑이었다.


손전등이 가르키는 방향 이외에는 손가락하나 구분하지 못할정도로 새까만..


아까 들어갔던 깊이만큼 가는건 어렵지 않았다. 머릿속에 누군가 속삭이듯이 자신이 나아갈길을 알려주었으니까.


평소라면 그 속삭임에 대해 의문을 가졌을법도 하건만 사령관은 이미 귀신에라도 홀린듯 발걸음을 옮겨 더욱 더 깊은곳으로 발걸음을 옮길뿐이었다.


ㅡ 요안나 아일랜드 ㅡ 


"뭣이? 각하께서 여길 떠나셨다니 그게 무슨소린가?"


"면목없네, 자고있는줄 알았는데 산책간다고 건네준 손전등을 길잡이 삼아 나간걸로 보이네."


"어디로 갔는지는 예상되는곳이 있나?"


"모르겠네. 숲속에서 근무서는 브라우니들에게서도 이상신호를 제공받은적이 없어서."


-뚜르르르-


"잠시 전화좀 받겠네. 통신보안. 지휘통제실 근무자 요안나일세."


-충성, 142번 브라우니입니다.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142번? 아, 그래 무슨일인지 보고하도록."


요안나는 버튼을 눌러 스피커모드로 바꿔 모두 들을수 있게 바꾸었다.


-예, 보고 드리겠습니다. 인간님을 발견했습니다.-


!!!!


"어딘가 그곳이?!"


-저주받은 동굴방향입니다.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이상하다니? 뭐가 말인가?"


-그 위험한곳이라 말리려고 했는데 뭔가에 홀린듯 가셨습니다. 제 동기들이 죽기전까지 웃었던게 자꾸 연상됩니다.-


"지금 초소 근무인원은 누가 있나!"


-142번 브라우니 외 92번 이프리트 병장있습니다.-


"초소를 비우고 주군의 발걸음을 뒤쫓아라. 동굴에 들어갔다면 1명이 입구에 남고 1명이 추적하라. 우리도 곧 가겠다."


-알겠습니다. 충성-


"저주받은 동굴이라니 그게 무슨?"


"내가 이곳을 임명받아 다스리기전부터 있었던 동굴이라네, 이 작은섬에 비해서 아래로 이어진 동굴은 그 크기를 추정할수 없지. 그리고 자네들이 모를리 없지않나?"


"우리가 모를리 없다니 그게 무슨뜻이지?"


"오르카호 소속의 더치걸들이 한달에 두세번씩 와서 그 동굴에 뭔가를 버리고 가는걸 알고있네. 이제야 좀 물어볼수 있겠군. 대체 뭘 그렇게 갖다 버리는거지!"


"버린다니? 우리는 따로 지시를 내린적이 없는데?"


"거짓을 말하지 마시지. 여기 찍힌걸 보란말이오."


요안나는 서랍을 열어 더치걸들이 찍힌 사진을 여러장 책상위에 던졌다.


그 사진속엔 더치걸들이 자신의 몸보다 훨씬 긴 무엇인가를 하얀색 천으로 둘둘 말아 짊어지고 동굴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혀있었다.


"우린 모르는일이야. 더치걸들이야 광산에서 작업만 하는거 아니었어? 사령관이 뭔가를 시켰을수도 있잖아."


"말도 안되오! 그 동굴을 들어갔던 몇몇이 미쳐버려서 죽었소. 주군께서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만한 일을 할거라고 생각하시오?"


"위험에 빠뜨린거지! 그 멍청이가 우리한테 말도 없이 오르카를 나갔다고! 우린 또 의지없는 인형이 될뻔한거라고 알아?!"


"그 입 닥치시오 메이소장. 아무리 인간님께 거부권이 있다한들 그리 말하는건 용서치 않겠소."


"흥, 우리보다 먼저 버림받은 주제에 충성심 있는척 하지..."


메이의 오만한 입은 그녀의 목 언저리까지 뽑아진 요안나의 검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누가 버림받았다는것이오? 나는 주군의 뜻을 받든것이지 결단코 버림받지 않았소. 주군께선 그대들도 버리지 않았을거요.!"


"하하하, 그런건 일단 사령관을 찾고 해도 늦지 않을것이다. 오르카에서 도망간 책임을 묻고 비밀의 방에 가둔다면 더는 도망가지 못하겠지."


언제나처럼 아랫배를 통통 두들기며 등장한 아스날의 말에 요안나는 살짝 소름이 돋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지휘관 개체들과 함께 동굴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ㅡ 동굴 ㅡ 


"하아...하아..."


얼마나 깊숙히 들어왔을까, 온몸에 소름끼치는 한기와 평생 맡아보지 못했던 고약한 악취. 1시간도 더 오래 들어온거 같은데도 막힘없이 계속 걸어들어갔다.


'...라...'


"!! 누구야!?"


'....'


뭔가 있다. 분명히 있다. 저 앞에 내게 속삭인 무엇인가가 있어.


지친몸을 더욱 힘을 주어서 한걸음 한걸음 더 다가갈수록 소름끼치는 공기는 더욱 짙어져왔다.


'왔구나.. 아이야..'


대충 10분을 더 걸었을까 머릿속을 울리던 목소리가 확실하게 들려왔다.


"누구지 당신?"


'별.. 달.. 나는 너희의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모든것..'


"...왜 나를 여기로 인도했지?"


'원한것.. 도망치는것.. 안식처..'


내가 도망치는걸 원했나...? 안식처를 원하긴 했어..


'왜 도망치고자 했느냐 나의 아이야..'


"..그녀들은 나를 무시하고 조롱했어.."


'..복수하고 싶으냐..'


"...복수...?"


'그래. 너는 그들에게 복수할수 있단다.. 너의 의지란다..'


"의지..."


'그녀들이 오고 있구나. 자아.. 죽여버리렴.. 나의 아이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나는 그 목소리에 몸을 맡긴채 동굴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