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상황에서 의약품은 가장 중요한 물자 중 하나이다.


항생제 연고가 없으면 가벼운 상처로도 세균 감염이 패혈증으로 이어져 죽을 수도 있고, 천식 등의 지병이 있는 사람은 네뷸라이저와 같이 상시 휴대해야 하는 약품이 있을 수도 있다.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속되는 설사는 탈수 증세를 불러 일으켜 사망을 야기할 수도 있다.


생존 상황을 대비하여 줄곧 상비해야 할 상비약들로 추천될 만한 약품들을 소개한다.



▼ 1. 항생제/항바이러스제 연고


● 바스포 연고

바스포 연고는 바시트라신(Bacitracin), 네오마이신(Neomycin), 폴리마이신비(Polymycin B)의 세 가지 항생제 물질을 조합한 외상 연고입니다. 단일 항생제는 반복 사용을 거듭하면 특정 균종에게 해당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바스포 연고는 세 가지의 항생 물질을 사용해 내성균의 수월한 박멸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균에게도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지만, 남용 시엔 마찬가지로 세균에게 해당 성분들의 내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남용되어선 안됩니다.


 티로서 겔

티로서 겔은 티로시딘(Tyrocidin), 그라미시딘(Gramicidin)의 두 성분이 혼합된 티로트리신(Tyrothricin)이 포함된 겔 형태의 제제입니다. 티로시딘은 항생 물질, 그라미시딘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물질입니다. 즉, 세균 감염이 우려되는 외상이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원인인 발진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이자 항바이러스제인 겔입니다. 또한 피부 흡수 후에는 쿨링(Cooling) 작용으로 통증 완화 작용도 수행합니다.



▼ 2. 소독제


● 포비돈 요오드

'빨간약'이라는 비칭으로 표현되는 포비돈 요오드는 상정 가능한 거의 모든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의 박테리아에게 광범위하고 확실한 소독 효과를 보장합니다. 생식기, 안면, 안구 주변 등에는 사용이 금기시되고 도포 시 환부에 적갈색의 착색을 유발하지만, 일회 도포만으로도 매우 확실한 소독 효과를 보장하며 과산화수소수, 알코올에 비해 자극이 매우 적은데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박테리아를 박멸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 애용되는 소독제입니다.


● 알코올 스왑

알코올은 많은 곳에서 사용되는 소독제입니다. 주로 70% 수용액으로 사용되는 알코올은 세균, 바이러스 등에 효과가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19에도 소독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은 피부 자극이 심해서 환부에 사용하면 따가운 증상을 유발합니다. 또한 환부에 바를 땐 잔여물 없이 체온 때문에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에 다시 주변 피부의 세균들이 소독 부위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부 소독보다는 도구 소독에 유리하며, 그렇기에 순수 수용액 상태보다는 솜에 수용액이 적셔진 스왑(Swab) 형태로 휴대하고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 3. 알약 제제


●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을 성분으로 하는 진통제 타이레놀은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빨라서 매우 사랑받는 진통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타이레놀은 해열 작용과 진통 작용을 가지고 있어서, 복용 시 발열과 통증 증상의 완화를 유도합니다. 하지만 단시간에 다량 복용 시 간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음주 후에는 복용을 절대 삼가해야 하는 만큼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진통제를 예비로 구비해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 덱시부프로펜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은 이부프로펜(Ibuprofen)을 정제한 성분입니다. 소염진통제로 쓰이는 이부프로펜은 보통 두 개의 이성질체(같은 화학식, 다른 물리적 구조)가 혼합된 상태로 쓰이는데, 이 때 (R)-이부프로펜이라는 이성질체는 효과가 없고 (S)-이부프로펜이라는 이성질체는 효과가 있는 성분입니다. 효과가 없는 (R)-이부프로펜은 체내에서 (S)-이부프로펜으로 점차 바뀌는데, 이 때 위장관에 통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덱시부프로펜은 여기에서 (S)-이부프로펜만을 남기고 (R)-이부프로펜을 없앤 정제된 성분입니다. 또한 간에서 분해되는 아세트아미노펜과는 달리 덱시부프로펜은 신장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덱시부프로펜을 구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정로환 당의정

정로환은 설사를 멈춰주는 지사제로 유명합니다. 설사는 위장관 내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위장관 자체의 청소 활동이므로 설사가 발생하면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며 원인 물질을 모두 배출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생존 상황에서는 그것이 여의치 않을 수 있으므로, 지사제가 필요합니다. 스멕타와 같은 물약형 지사제는 한 번에 다용량을 휴대하고 다니기 힘듭니다. 그러므로 비상 상황에서 작은 부피에 많은 복용분을 휴대 가능한 정로환이 생존 때에는 유리한데, 이 때 당의정은 달달한 겉껍질로 속의 쓰고 한약 냄새 나는 원래 알약을 감싸서 좋습니다.


● 알레르기 약(항히스타민제)

항히스타민제는 지방 세포의 히스타민 분비로 일어나는 가려움증, 발진, 붓기 등을 가라앉히는 의약품입니다. 알러지 비염 등에 줄곧 처방되어 '복용 시 졸릴 수 있다'라는 충고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복용 시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정 정도 이상의 졸음 증상을 유발합니다. 이 졸음 증상을 점차적으로 완화시켜나가며 항히스타민제는 1~3세대로 세대가 나뉘었습니다. 대체적으로 1세대는 약효가 강한 대신 많이 졸리며, 3세대는 약효가 약한 대신 거의 졸리지 않고, 2세대는 그 중간입니다. 1세대의 경우엔 수면유도제로 쓰일 정도로 졸음 부작용이 강력합니다. 1세대의 경우는 수면제 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세대를 달리 하여 구매,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땅콩 알레르기의 호흡 곤란 증세와 같은 목숨이 위태로운 알레르기 증상은 에피네프린 주사(상표명 에피펜)가 효과적이고 항히스타민제는 거의 효과가 없으므로,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에피네프린 주사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 4. 연고/소독제 외의 외상용 의약품


● 붕대

붕대는 비상 시 꼭 필요한 의약품입니다. 부목을 덧대 골절 환자를 치료할 수도 있고 강하게 감으면 큰 출혈을 지혈할 수도 있으며, 큰 상처는 드레싱(소독 후 반창고나 멸균 거즈를 붙이는 외상 치료) 후 거즈 위를 덮어 2차적인 상처 보호를 노릴 수 있는 다용도의 의약품입니다. 이스라엘 붕대 같은 경우엔 고리를 이용해 강력하게 마찰력을 줘서 출혈을 지혈대에 가까울 정도로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고 붕대의 고정도 쉬운 편이므로, 가능하다면 이스라엘 붕대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일회용 반창고

일회용 반창고는 상처 부위를 간단히 드레싱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약품입니다. 작은 크기의 생채기는 반창고만으로도 대부분 해결되는데, 반창고 브랜드는 방수 효과와 접착 효과가 뛰어난 3M 넥스케어(Nexcare)의 숨쉬는 방수밴드 라인업이 좋습니다. 넥스케어의 하이드로케어 라인업은 메디폼 같은 하이드로콜로이드 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10cm*10cm 크기가 기본인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을 국소 부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작은 크기, 중간 크기, 대형 크기를 모두 한 번에 구매 가능한 혼합형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멸균 거즈

멸균된 거즈는 상처 위에 덮으면 외부 세균의 침입과 외부 충격을 막아 빠른 상처 회복을 돕습니다. 소독된 환부 위에 멸균 거즈를 적당한 두께로 의료용 종이 테이프로 고정하면 이것이 기본적인 '드레싱'이 됩니다. 감마선 처리로 멸균되어 개별 포장된 멸균 거즈를 구매하길 추천하며, 거즈를 고정할 의료용 종이 테이프는 쉽게 찢어지면서 접착력도 적당한 3M 마이크로포어(Micropore)가 유용하며, 강력한 접착력이 필요하면 3M 듀라포어(Durapore)가 유용합니다.


● 메디폼, 듀오덤 등의 습윤밴드

메디폼, 듀오덤은 신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거즈만을 이용한 드레싱보다 빠른 회복을 시켜주는 의약품입니다. 상처에 무균 습윤 환경을 조성하여 신체의 자체적인 회복력으로 상처를 회복시키는 습윤밴드들은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뉘는데, 용도와 효능에 따라 나뉘므로 둘 사이의 차이점을 알고 상황에 알맞는 사용이 필요합니다.

◎ 메디폼: 폼 타입으로, 진물을 많이 흡수할 수 있어 진물이 많은 상처에 주로 효과적이지만, 진물이 없는 상처에도 효과적입니다. 다방면에 사용될 수 있으나 특성 상 방수가 되지 않습니다.

◎ 듀오덤: 하이드로콜로이드 타입으로, 진물을 많이 흡수하기 어려워 진물이 많은 상처엔 적합하지 않지만 방수 효과가 있어서 넓은 범위의 환부에 방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리도아가아제 등의 화상 거즈

화상 거즈는 화상에 사용할 수 있는 거즈입니다. 불, 고열에 데인 화상은 함부로 외상용 의약품을 사용하기 어려워 일반인이 처치하기 난감한 상처 중 하나인데, 이 때 화상 거즈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화상 거즈의 브랜드 중 하나인 리도아가아제는 국소 마취 효과와 소독 및 감염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화상 이외에도 창상, 화농성 피부질환 등에 다용도로 쓸 수 있습니다.


● 붕대 가위, 의료용 핀셋, 펜라이트 등의 의료용 기자재

붕대 가위는 옷을 입은 부상자의 부상을 치료할 때 빠르게 옷을 잘라 환부를 노출시키는 데에 매우 유용합니다. 부상자는 마찰과 응고된 피 때문에 부상자의 옷을 벗기기 힘든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럴 때에 붕대 가위로 옷을 잘라 환부를 노출시키면 외상 드레싱이 매우 편리해집니다. 의료용 핀셋은 피부에 박힌 가시를 빼내거나 알코올 스왑으로 소독하거나 할 때에 손 대신 쓰일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며, 펜라이트는 펜 형태의 라이트로 환자의 눈에 쏘아 의식 유무를 확인할 때 유용합니다. 위와 같은 의료용 기자재들은 응급 상황에서 유용히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생리식염수

인체의 염분 농도와 거의 유사한 소금물인 생리식염수는 눈의 이물질이나 환부를 씻어낼 때 매우 좋습니다. 병원에서는 주사제로 사용되기도 하나, 유통기한이 지나면 내부에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유통기한이 지난 생리식염수는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 바셀린

바셀린은 온갖 곳에 유용히 쓰일 수 있습니다. 헤르페스에 사용할 수도 있고, 립밤 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방수가 필요한 물건, 이를테면 철물에 발라 녹스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포비돈 요오드로 소독한 환부를 말리고 그 위에 바셀린을 바르면 반창고와 같이 외부 물질과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므로, 창상이나 경도의 화상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방면에 매우 유용한 보조적인 의약품으로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생존 상황에서 의약품은 매우 중요한 물자가 될 수 있습니다. 비상 시엔 말 그대로 생사를 가를 수도 있으므로 화폐로도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물자가 바로 의약품이므로, 평소 비축이 가능할 때에 지속적으로 비축하고, 수시로 유통기한을 체크하여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은 곧바로 교체하는 등 유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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