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의 남주 작가와, 여주 작가가 한 사람.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앞에 앉은 롤 설득자가,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한다.

"동무, 앉으시오."

명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동무는 어느 쪽으로 가겠소?"


"TS"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롤 설득자가, 윗몸을 테이블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동무 TS물은 정해진 성별조차 없는 달팽이같은 소설이요. 암컷타락과 노맨스로 가득한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TS"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오. 한번 TS물에 빠지면 돌이킬 수 없단 말이요. 자랑스러운 남주여주물을 왜 포기하는 거요."


"TS"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설득자가 나앉는다.


"동무,  지금 소설계에서는, 독자들을 위한 수많은 남주물과 여주물을 냈소. 동무의 취향은 급물살을 탄 듯 나올것이고. 동무가 싫어하는 것은 사라질 것이요."


"TS"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귓말을 한다.

처음에 말하던 설득자가, 다시 입을 연다.

"동무의 심정도 잘 알겠소. 오랜 인터넷 생활에서, TS물러들의 간사한 낚시질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소설가는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동무가 소설계에 바친 현질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정지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동무는……"


"TS"


남주물 대표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대표는, 돌연 태도가 변하며 푸른 눈동자로 명준을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좋아."


그리고 닌자가 튀어나와 명준을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