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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숨어있는 그림자』






우마무스메들이 전원 늦게 출발해버리는 이상 사태로 시작된 레이스.


실전 레이스라면, 늦게 출발하게 될 경우 레이스 전체에 큰 영향을 주게된다.

하지만 거의 모두가 늦게 출발해버린다면 그 정도의 심각한 불리함은 생기지 않는다.


유일하게 늦게 출발하지 않았던 우마무스메도 50m 정도 선두를 달리다가 어째서인지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지 않고 선두를 되찾으러 달려온 도주 우아무스메에게 저항하지 않고 후방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대로 선행, 선입 우마무스메들을 차례차례대로 통과해 결국 최후방의 위치로 떨어졌다.


첫 출발만 늦었을뿐, 레이스는 이미 안정된 페이스를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레이스를 밖에서 관전하던 트레이너들도 처음엔 경악했지만 서사히 진정된다.




"늦게 출발한거에서 놀랐네, 중요한 첫 선발 레이스에서도 이러는구나."


"이야아, 집중을 못 한건가?"


"뭐 그래도 우마무스메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를 잡은 것 같고, 레이스는 지금부터 시작이지."




하지만 안정을 되찾은 곳은 외곽뿐이었다.

관전중이던 트레이너들 또한, 선두 집단이 첫번째 코너를 빠져나가는 그 순간에 출주 중이던 우마무스메들의 이상성을 눈치챘다.




[자, 선두는 첫번째 코너를 지나 두번째 코너를 통과해 첫번째 직선으로 향하지만…… 아직 가속하고 있습니다?! 흥분한 것인가요? 후속 집단도 뒤쳐지지 않고 그 뒤를 따라갑니다!!]




"아, 페이스가 너무 빨라. 이래서는 완주까지 못 버티는데."


"어, 아무리 늦게 출발했다고해도 너무 신경쓰는 것 같아. 뒷심이 안 남을텐데?"




도주 우마무스메들은 후속 집단을 때어놓기 위해 스타트 직후의 직선뿐만이 아니라 첫번째 코너에서도 계속해서 가속하고 있었다.

이 자체는 늦은 출발을 생각하면 선택지에 넣을만한 선택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주 우마무스메들은 코너를 빠져나와 직선으로 들어가면서도 여전히 속도를 내고 있었다.


선행 작전을 선택한 우마무스메들도 너무 거리가 벌어지면 끝내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일제히 속도를 올렸다.

선입 작전을 선택한 우마무스메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것 같기도 하면서, 겁에 질린 것 같은 달리기였다.


조금만 냉정해졌다면 이 정도의 페이스로 완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테고, 그것을 알았다면 뒷심을 아껴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는 우마무스메들은 그런 선택지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하이 페이스의 전개를 계속 달려간다.




[선두가 지금 1000m를 통과했습…… 타임이 59.6초!? 늦게 출발한 것을 생각하면 너무 파멸적인 페이스입니다! 정말 괜찮은 것일까요?!]




"첫 레이스의 타임보다도 빨라, 이걸로 완주할 수 있다면 장래가 유망한 정도의 레벨이 아니겠지."


"농담하냐, 그럴리가 없잖아."


"저기 봐, 한명 탈락했어."




신인 트레이너들의 말처럼 이대로 도주에 성공한다면 골 타임은 그 나리타 브라이언보다도 빨라진다.

하지만 올해 데뷔하는, 아직 본격화가 끝나지 않은 우마무스메들에게 그만한 체력은 없다.


산두부터 8순위까지 10마신정도 차이가 나는데, 혼자서 체력이 바닥났는지 거기서부터 5마신이 더 떨어진 곳에 마지막 순위의 우마무스메가 있었다.




"언제쯤 페이스가 망가질려나?"


"역시 여긴 볼만한 아이가 없는것 같네."




몇몇의 신인 트레이너들은 완전히 관전할 생각을 접어두었다.

그러지 않은 자들도 지난 레이스처럼 집중해서 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단 한명, 레이스가 시작하는 처음부터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던 나카모리 트레이너를 제외하고는.




(저 최후방을 달리는 우마무스메…… 맨 처음에 유일하게 늦게 출발하지 않은 녀석이야. 처음부터 시원하게 선두를 넘겨준뒤에 후방으로 내려갔어.)




나카모리는 다른 트레이너들이 탈락했다고 판단한 그 우마무스메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직전엔 다른 우마무스메들의 페이스가 너무 이상해서 눈에 띄지 않았는데 혹시 계속 최후방에 있던건가?)




스타트에 성공했을 유일한 우마무스메가 아주 쉽게 뒤로 물러나서 그대로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추입 각질 우마무스메의 달리기다.


그리고 추입 우마무스메가 최후방에서 달리고 있다면 그것은 작전이지 피로에 의해 탈락한 것이 아닐 것이다.




(마신차로 생각해보자…… 추입 각질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좋은 위치라고 할 수 있어. 데뷔 전의 우마무스메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상당히 빠른 속도야. 게다가 저 우마무스메는 흥분하지 않았어. 그 증거로, 주행 폼과 전방과의 거리가 항상 일정해.)




거리가 멀어서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는지 앞을 달리는 우마무스메들은 점점 폼이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녀들과 대조적인 것이 최후방의 우마무스메다.

혼자서만 계속 일정한 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사용하고 있는 독특한 주행 폼은 그다지 깔끔한 주행법이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한문 출신 우마무스메임을 고려하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제 레이스 전개는 후반부를 맞이하였다.

트레센 학원의 모의 레이스장은 여러 종류가 있다만, 선발 레이스에 사용되는 코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평탄한 코스다.

경사도, 각이 강한 코너도 없기에 달리기 쉽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지구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전방을 달리던 우마무스메들이 언덕도 아닌데 일제히 감속하기 시작했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은 누가봐도 분명했다.




[이런, 우마무스메들이 마지막 코너로 들어갔지만 속도가 떨어진다! 역시 전반부의 초고속 레이스 전개 때문인가!!!]




"딱히 할 말이 없네, 자신의 기량에 맞지않는 속도를 낸 탓이야."


"전주와 전전주에 영향을 받은건가. 그 하이페이스 레이스들을 본 뒤에 스스로도 가능할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




주위에서 이미 유망한 아이는 없다고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지만, 나카모리 트레이너의 귀엔 그 소리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눈이 보는 것은 아직 최후방에 위치한 아오카게의 우마무스메뿐.


추입 우마무스메가 해야할 일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앞과의 거리 차이뿐이다.




(선두들과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있어. 코너에 들어가기 전까진 분명 선두와 최후방까지 10마신 이상 차이나던 그 거리가 지금은 6마신 정도야. 거기에 전체 페이스가 확실히 떨어지긴 했지만 조금 전까지가 이상했을 뿐이야. 지금도 역분사라고 말할 정도로 늦어진게 아니고!)




속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진 우마무스메들은 그럼에도 필사적인 표정으로 계속해서 달렸다.

최후방과의 거리 차이가 점점 좁혀지면서 표정이 흔들리기에, 우마무스메들이 이를 악물고 다리를 근성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거리 차이가 좁혀진다. 즉, 저 우마무스메는 이 시점에서 처음으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는 거야. 같은 페이스로 달렸다면 이 정도로 거리가 차이나지 않겠지. 역시, 처음부터 혼자서 냉정을 유지하며 뒷심을 아끼고 있던건가…!)




마지막 코너가 끝나고 골까지 400m가 남았다.

대부분의 우마무스메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기합과 근성으로만 달리고 있었다.

더 이상 집단의 거리 차이는 의미가 없어졌고, 하나의 마군이 되어 최종직선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오카게의 우마무스메는 코너의 끝에서 쓱하고 외곽으로 빠졌다.

의식 밖을 찌르는 듯하는 그 이동에 나카모리는 경악했다.

단 한순간의 일이었기에, 만약 나카모리가 눈을 깜빡였다면 처음부터 외곽에 위치했었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민첩한 움직임이었다.


밖에서 관전하고 있던 나카모리조차 눈치채기 힘들었다.

그러니 같은 코스를 달리고 있는 우마무스메들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이 아오카게의 우마무스메들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외곽에서부터 천천히 앞으로 달려나갔다.




[남은 거리는 200m! 하나의 마군이 되버린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먼저 빠져나갈 것인가! 아마…… 어, 외곽이다! 밖이다! 밖에서부터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8번 우르사메투스, 조금씩 밖에서 올라온다! 전반에 하이페이스를 달리면서도 끝까지 뒷심을 아꼈던 것인가!? 우르사메투스 그대로 달려서 골인!!!!!]




"끝났네, 마지막은 근성승이라는 느낌이려나?"


"뭐,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우마무스메가 이긴거지."




[타임은 2분 4.1초, 2착은 1의 3/4 마신차로―――]




레이스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트레이너들이 각자의 입에서 적당한 말을 내뱉는다.

나카모리는(왠지 기자 중 한 명도 함께) 그런 트레이너들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저런 레이스를 보고도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바보들보다 빨리 이 레이스를 만들어낸 우마무스메에게 가야한다.


나카모리의 시선에 담긴 눈 앞의 우마무스메, 우르사메투스는 1착이었음을 기뻐하듯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거기에 주위의 우마무스메들이 피로 때문인지 걷기도 힘들어할때 혼자서 가볍게 숨을 고르고 있는 정도로 끝났다.


레이스를 끝낸 우마무스메들이 차례차례대로 코스에서 나온다.

나카모리는 다급한 마음에 그 우마무스메에게 급하게 다가갔다.


나카모리는 반은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 레이스의 페이스를 만들어내고 지배하고 있던 자가 바로 이 우마무스였다고.

위화감의 정체도, 비정상적인 하이페이스도.


어쩌면 처음의 늦은 출발도 이 녀석의 손바닥 위였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스카웃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나카모리에겐 기회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외면받고 있어도 결국 이 우마무스메는 누군가에게 실력을 간파되어 스카웃될것이다.


그 전에 자신이 스카웃해야 한다.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니? 우선 선발 레이스 1착 축하한다. 난 트레이너인 나카모리라는 사람인데."




그리고 나카모리는 알게된다.

자신의 눈 앞에 서있는 작은 우마무스메가, 자신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이질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쿵


(어?)




자신의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번역 후기】


으아아아 이 미친 우마무스메가 레이스 끝나도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

트레이너가 죽었다! 이 나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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