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arca.live/b/umamusume/6334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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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산 블랙이 미승리전을 통과한 시점은 사츠키상 2주 전이었다.


이론적으로는 4월에 OP급 경주를 우승하고, 5월 초의 교토 신문배를 우승하면 사토노 다이아몬드와 함께 더비에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트레이너는 그렇게까지 하면서 키타산 블랙을 더비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제 막 성장한 몸에 걸맞는 최적의 주법을 찾아낸 그녀다.


그런 그녀를 무리시켰다가 부상을 당해서 시간을 더 낭비하거나, 영원히 경주를 은퇴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비를 포기하고 마지막 클래식 경기인 국화상을 목표로 하는 것을 키타산 블랙에게 권유했다.


트레이너의 권유를 들은 키타산 블랙은 조금 서운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본 트레이너는 아차 싶었다.


"미안, 역시 평생 단 한번만 참여하는 경기를 포기하는건 너무 한거지?"


트레이너의 사과를 들은 키타산 블랙은 화들짝 놀라 대답했다.


"아니, 트레이너께서 사과하실 일은 아니에요!


"조금 서운한건 사실이지만…"


그 말을 끝으로 둘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트레이너님! 제가 서운함을 털어내게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키타산 블랙이 감자기 팟! 하고 기운을 차린 듯이 물어왔다.


"?! 으…응.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갑자기 기운을 차린 키타산 블랙의 질문에 놀란 트레이너가 엉겁결에 대답하자 키타산 블랙은 바로 트레이너를 껴안으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에 트레이너는 당황했지만 이내 그녀를 약하게 마주 껴안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한참 트레이너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로 숨을 깊이 쉬던 키타산 블랙은 만족하는 얼굴로 트레이너에게서 떨어졌다.


"국화상, 힘 내겠습니다!"


그렇게 기운차게 말하는 키타산 블랙을 보며 트레이너 또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키타산 블랙이 국화상을 준비하는 동안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더비가 다가왔다.


우마무스메의 평생 한 번, 그것도 모든 우마무스메가 참가할 기회가 없는 유일한 이벤트이다.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며, 그 중에는 사토노 그룹의 총수도 있었다.


특히 이번 더비는 그의 기대를 크게 받으며 첫 번째 클래식인 사츠키상을 우승한 그의 딸이 참가한다.


사토노 그룹의 총수는 당연히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모친과 함께 더비를 관전하러 왔으며, 그들의 딸을 담당하는 트레이너 또한 그들과 인사를 나누게 됐다.


트레이너 또한 자신의 담당이 더비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라 매우 긴장했는데, 거기에 재벌 총수와 인사를 하게 돼서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았다.


곧 시작될 더비 생각, 난생 처음으로 만난 재벌 총수에게 인사를 할 때 무례를 범하지 않았는지, 만약 사토도 다이아몬드가 이기지 못하면 그 후환은 어떻게 될지 등등의 생각에 압도됐던 트레이너는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는 것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곧 더비에 출주하게 될 그의 담당 우마무스메가 그의 손을 잡고 웃고 있었다.


"잘 뛰고 오겠습니다!"


그러자 트레이너도 마주 웃으며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그걸 보고 트레이너의 손을 놓고 경기장으로 향한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당당히 더비를 우승했다.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부모가 트레이너에게 치하를 하고 있던 대기실로 들어 온 그녀는 바로 트레이너에게 다가가 껴안으며 고개를 그의 목덜미에 묻었다.


갑작스럽게 그녀의 부모 앞에서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포옹을 받은 트레이너는 일단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우승을 축하했다.


하지만 옆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그녀의 부모가 짓던 복잡하면서도 오묘한 표정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츠키에 이어 더비도 우승한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국화상에 직행할 수 있다.


하지만 늦게 데뷔한 키타산 블랙은 자격 요건을 갖추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6월의 OP급 경주를 우승했으며, 출주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9월의 센트라이트 기념에 출주해 우승했다.


그렇게 문제 없이 국화상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해야 겠지만… 트레이너는 걱정이 있었다.


바로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 사이에 긴장감이 아주 강하게 돌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둘은 곧 국화상에서 경쟁을 할 사이이긴 하지만, 트레이닝 준비를 할 때나 트레이닝을 할 때나 둘 사이에 도는 긴장감은 육신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팽팽했다.


사이 좋은 소꿉친구들이 경쟁을 하기 때문에 긴장이 감돌수는 있지만 이건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생각했다.


자신의 담당들이 실제 경기가 열리기 전에 크게 싸울지도 모른다 - 이런 생각이 들어 엄청난 부담을 느끼던 트레이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국화상 출전 전에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트레이너실로 오라고 했다.


둘이 들어오고 트레이너실 내부에 긴장감이 솟아오르려는 순간, 트레이너는 각자에게 포장지에 싸인 상자 하나씩 주었다.


포장지를 뜯고 상자를 연 둘의 눈에 들어온 것은 검은색 다이아몬드였다.


"…이건 무엇인가요?"


검은 다이아몬드를 보고 놀라서 잠시 조용했던 키타산 블랙이 물었다.


"지금까지 나를 따라와준 둘에게 앞으로도 잘 따라와 달라는 의미로 주는 선물이야. 어떤 선물을 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둘의 이름에 '블랙'과 '다이아몬드'가 있어서 이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


"감사합니다만… 어떻게 구하신 건가요?"


트레이너의 대답을 들은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물었다.


확실히 천연 다이아몬드는 그저 비싼 것이고 특히 색이 들어간 것들은 보기만 해도 '억!' 소리가 나오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너가 둘이나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그것들 인공이야…."


트레이너는 뭔가 당황한 기색의 둘이 가만히 있자 말을 이어나갔다.


"그게…, 천연 다이아몬드는 캐낼 때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착취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선물을 한다면 뭔가 켕기는 구석이 없는 것을 줘야 한다 생각해서 인공 다이아몬드를 준거야."


솔직하게 말하자면, 인공이라고 해서 싼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자마자 '억!' 소리가 나는 천연 다이아몬드보다는 싼 것이 제일 큰 이유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걸 대놓고 말하는건 뭔가 궁색하고, 또한 인공이 착취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도 사실이긴 하다.


트레이너의 말을 들은 둘의 표정에서 당황한 기색이 사라지고 수긍한 기색이 돌기 시작하자 트레이너는 말을 계속 했다.


"검은 다이아몬드를 너희 둘에게 선물하는 것은, 각자의 이름이 담긴 물건을 통해 너희의 우정이 다시 되살아나길 바라기 때문이야.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나 싶겠지만… 요즘 너희 둘 사이에 강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을 몸으로도 느낄 수가 있어.


"너희들은 소꿉친구고, 분명 내 담당이 됐을 때에는 사이가 좋았었어.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나의 담당이 됐다가 사이가 틀어지게 되는건 정말 슬플 것 같아.


"그래서 각자의 이름이 담긴 선물을 해서 우정을 다시 회복했으면 하는게 내가 바라는 것이야.


"만약 내가 너무 오버해서 넘겨짚은 것이라면… 둘의 우정을 의심한 것을 사과하는 선물로 받아줬으면 해."


트레이너는 할 말을 마친 후 둘의 눈치를 살폈다.


둘은 한참을 조용히 있었다.


오랬동안 지속되는 침묵에 자신이 지뢰를 밟은건가 하고 트레이너가 생각할 무렵에


""선물, 감사히 받겠습니다.""


둘이서 똑같은 대답을 했다.


긴장이 풀린 트레이너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 이제 나가봐도 될까요?'


"둘이서 할 얘기가 있어요."


순간 자신이 안보는 곳에서 다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트레이너가 말리려고 한 순간


"저희는 결코 싸우려는게 아니에요."


"그저 얘기를 할 뿐이라고, 약속 드려요."


둘은 미소를 지으며 만류하려던 트레이너에게 대답했다.


그녀들의 대답을 들은 트레이너는 말이 막힌 상태로 그녀들을 전송했다.


그저 그녀들의 말대로 대화를 해서 우정을 회복하길 바랄 뿐이었다.




마침내 국화상 개최 당일이 찾아왔다.


자신이 선물했던 검은 다이아몬드를 귀장식에 추가한 키타산 블랙, 사토노 다이아몬드와 함께 교토 경기장으로 간 트레이너는 각자의 부모와 인사를 하게 됐다.


가문의 첫 무패 2관을 넘어 3관에 도전하는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부모.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클래식 경주에 참가하는 키타산 블랙의 부모.


모두 겉으로는 온화한 태도를 보였지만 트레이너는 그들의 내면이 기대로 크게 불타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뜨거운 기대를 실은 국화상이 마침내 시작됐다.


제일 선두에서 달려나가며 페이스를 교묘하게 자신에 맞춰 조절하는 키타산 블랙.


중단 이후에서 대기하며 스퍼트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사토노 다이아몬드.


2번째 언덕길이 시작되자 키타산 블랙은 스퍼트를 시작했고, 그에 맞춰 사토노 다이아몬드도 아꼈던 다리힘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절묘한 페이스 조절로 아껴온 힘을 스퍼트에 사용하고 있는 키타산 블랙이지만, 그럼에도 그녀와 사토노 다이아몬드 사이의 거리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키타산 블랙과 위닝 포스트 사이의 거리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남은 거리가 2펄롱, 1펄롱으로 감소하면서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 사이의 거리도 빠르게 줄어들고, 계속해서 줄어들다 이윽고-


"키타산 블랙인가, 사토노 다이아몬드인가!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둘은 동시에 위닝 포스트를 통과했다.


곧바로 비디오 판독이 시작됐다.


하지만,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판정이 나오지 않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판정이 나왔습니다! 동착입니다!! 누구도 양보할 수 없던 승부의 결말은 공동 우승입니다!!!"


최종 판정은 동착이었다.


판정과 동시에 전광판에 공개된 판독 사진은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동시에 위닝 포스트를 통과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당당하게 무패 삼관을, 키타산 블랙은 염원의 클래식 우승을 달성했다.


그 둘과 트레이너, 그리고 각자의 부모가 시상대에서 인터뷰를 했으며, 특히 키타산 블랙의 부친은 즉석에서 '키타산 마츠리' 라이브를 했다.


위닝 라이브가 끝나고 대기실에 각자의 부모가 찾아와 트레이너를 치하하고 있을 때, 공연을 끝낸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돌아왔다.


그 때, 그 둘은 다른 누구도 아닌 트레이너에게 다가가서 매우 강하게 끌어안으며 서로의 볼을 트레이너의 볼에 비벼대었다.


그 순간 각자의 부모가 지었던 표정은 트레이너가 죽어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국화상 이후 클래식 시즌이 끝날 때 까지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재팬 컵, 그리고 아리마 기념에 출주했다.


더비와 똑같은 무대에 시니어 우마무스메만이 아니라 세계 유수의 우마무스메들까지 출주하는 재팬 컵은 키타산 블랙이 승리했다.


그리고 연말의 그랑프리 아리마 기념에선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승리했다.


한 가지 특이사항으로, 재팬 컵에서 우승한 후의 키타산 블랙과, 아리마 기념에서 우승한 후의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국화상 우승한 후 처럼 트레이너를 끌어안으며 각자의 몸을 트레이너의 몸에 비벼대었다.


국화상 직후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재팬 컵과 아리마 기념이 끝난 후의 트레이너는 둘이 자신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솔직히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우선 자신은 성인이고 그녀들은 미성년자인 것에서 부터 그녀들의 마음을 냅다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마무스메는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거기에 그녀들은 사회적인 지위 또한 트레이너보다 훨씬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그녀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얻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이라 느낄 수 있었다.


트레이너는 자신과 함께 많은 역경을 헤쳐왔으며, 또한 자신에게 그만큼의 신뢰를 보내준 그녀들이, 최소한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을 원했다.


그래서 이에 대해 고민을 하고 또 했지만,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트레이너가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 새해가 밝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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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 끝낼지 다다음편에 끝낼지는 모르겠음


확실한건 마지막 편은 19금으로 올릴것임



다음편 (19금): https://arca.live/b/umamusume/63944122?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