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통신사 직원들이 나보다 연봉 더 높고 더 똑똑하겠지만


대기업 일처리들과 그 결과들을 종종 보다 보면 "이게 진짜 똑똑한 사람들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많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현재 통신사의 주 수입원은 당연히 망 인프라 깔아놓은거 요금 받는거고, 두번째가 컨텐츠 (자체/제휴 등등) 판매인걸로 아는데


VR은 이 중 그 어떤 것에도 해당이 안 됨


VR이 통신기기(즉 핸드폰)의 악세사리였던 기어VR 시절에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었을 지 몰라도


그리고 지금 퀄컴이 5G 어쩌고를 계속 광고에 내놓는 걸 보면 VR 기기에 유심칩이 삽입돼서 5G 통신 네트워크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것 같지만


문제는 현재 시점에는 그런 기기는 없음


예전에 통신사에서 파는 아이패드를 산 적이 있는데, 아이패드는 와이파이 모델이랑 셀룰러 모델 두 가지로 나오는데 당연히 통신사에서 파는건 셀룰러 모델 뿐이고 자사 통신요금제와 묶여서 나왔음.


근데 퀘2라던지 기타 짱깨산 기기들에는 유심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통신요금을 팔아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님


그럼 결국 두 번째인 컨텐츠밖에 없는데,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근본적으로, 컨텐츠를 팔아먹는다는 것 자체가 깊은 고뇌와 성찰이 없이는, 그냥 윗대가리들이 "이거 해!" 하는 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임.


최근에 충주시 유튜브로 인해 다른 지자체 꼰대들이 "야 우리도 이거 해봐라" 라고 시켜서 아랫직원들이 곤욕을 겪고 있다는 말 들어봤을텐데, 이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됨


콘텐츠를 팔아먹으려면 일단 그 질이 양질이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그걸 소비자가 소비하고 싶게 만들어야 함.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던지 아니면 소비자에게 니즈를 양산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통신사들이 내놓는 VR 콘텐츠 중에 그딴게 있긴 했냐?


애초에 지금 콘텐츠 서비스명/상품명 이름을 한번 말해보라고 하면 아무도 말 못할걸? 아무도 관심도 없어서


심지어 SKT가 판매하는 퀘2의 경우 이거 사더라도 SKT 관련 서비스는 단 한개도 안 깔려있음. 애초에 SKT에서 사든지 공홈에서 사든지 기기 자체는 완전히 똑같은 기기를 받을 수 있음.


그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단순 보따리상임. SKT가 퀘2 유통 초반에 뭔 많이 팔렸다면서 실적이 좋다고 뭐 어쩌고 했었는데, 그건 다름이 아니라 그냥 퀘2라는 기기 자체가 가성비가 좋게 나와서 팔릴 만한 물건이었고, 팔릴 만한 물건의 한국 총판을 맡았으니 팔렸을 뿐이지, SKT가 "통신사"로서 뭔가를 했기 때문에 잘 팔린 게 아님.


막말로 제이씨발현이 판권을 따 온 다음 "제이씨발" 하지 않고 똑같이 414,000원에 판매했어도 잘 팔렸을걸?


하다 못해 그 전설의 "올아이피"가 판권 따와서 판매했어도 크게 차이가 없었을거임 (물론 광고비용 투자와 그에 따른 판매량에는 차이가 좀 발생했을듯)


한마디로 퀘2의 판매와 SKT의 통신사로서의 정체성은 전혀 어떠한 연관성이 없다는 거임


그런데 무슨 통신업계와 VR과의 연관성이 어쩌고하고 미래 먹거리가 뭔 어쩌고 하는지 모르겠음


그리고 이런 관점으로 보자면 당연히, "기기" 자체의 판매량이 잘 안 나올게 뻔한 퀘프로 같은건 총판을 할 이유 자체도 별로 없는거고.


타 통신사들은 뭔 제대로 된 VR기기조차 아닌 걸 쳐 들고 나왔으니 당연히 개좆쳐망하는 게 맞고. (애초에 이거 보면 얘네들은 VR이 뭔지에 대해 예전부터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있는데다 별 관심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지금 와서 망하거나 거품이 빠지는건 걍 전형적인, 생각 없이 늘려놓은 문어발 사업의 종료사례 중 하나일 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