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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https://arca.live/b/webfiction/99402925?mode=best&category=%EC%A0%95%EB%B3%B4&p=1


본 내용은 아주 핵심적인, 다르게 말하면 부분적인 요약임.


<캐릭터 공작소> 안에는 훨씬 더 깊고 풍부한 내용과 아이디어를 마구 자극해 버리는 찰떡 같은 예시들이 한가득이므로, 관심이 생긴다면 구입하여 읽어보길 바람.







2장 무엇이 좋은 캐릭터를 만드는가?

 

현실의 사람들은 그 자체로 존재한다. 좋으면 만나면 되고, 싫으면 손절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소설 속 캐릭터는 독자에게 읽혀야 할 의무가 있다.

 

주역은 독자가 끝까지 읽어 나가고 싶을 만큼 흥미롭고 신뢰가 가야 한다. 조연은 이야기를 진전시키거나 전환하거나 긴장을 없애주거나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비켜줘야 한다.

 

 

 

독자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

 

독자의 인내심은 매우 적다. 두세 페이지가 넘어가기 전에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1) 그래서 어쩌라고?

이게 뭔데? 이 사건이 왜 중요한데? 비슷한 소설 천 편도 더 봤으니 그냥 TV나 볼까 싶어.

 

2) 아, 그러셔?

장난하나. 독자를 바보로 알아?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면 속아줄 줄 알아?

 

3) 이게 뭔 소리야?

여기가 어디고 주인공은 누군지 이해가 하나도 안 돼. 주절주절 쓰여 있긴 한데 읽기 싫어.

 

공격적으로 보이겠지만, 소설을 쓴다는 건 대부분의 독자가 던지는 이 기본적인 질문 세 가지에 나름대로 답변을 마련한다는 뜻이다.

소설이란 캐릭터와 캐릭터가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이고, 대부분은 소수의 캐릭터에게 집중된다. 따라서 소수의 캐릭터들이 독자가 던지는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충족해야 한다.

 

 

 

캐릭터 심문하기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마구 질문해야 한다. 이야기는 ‘왜 그런가’와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만들어진다.

 

ex) 나는 지망생이고, 소설을 쓰고 있다. (왜 쓰고 있는가?) 소설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 소설을 썼는데 망했다. (왜 망했나?) 글은 잘쓰는데 게이물을 노벨피아에서 연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 노카데미를 신청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 일대일로 미소녀 소설 선생님을 매칭해주었다. 그렇게 노벨쨩을 만났다. (왜 미소녀 노벨쨩인가?) 나의 성적 취향을 개조하려는 노벨피아의 계획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 노벨쨩과 나는 사랑하게 되고, 나는 미소녀 하렘 소설로 큰돈을 벌게 된다.

 

※ 본문의 예시가 너무 길어 내가 만든 예시로 갈음함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정보는 지망생이라는 것뿐이지만, 일단 이야기는 진행이 된다. 디테일한 정보가 없어도 ‘왜 그런가’와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시의 주인공은 소설이 망했다. 이때 노카데미를 신청하는 대신 노벨피아를 테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 답이 만족스럽다고 그냥 넘어가면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최대한 많은 질문을 던진다면 재미있으면서도 강력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과장

 

밋밋한 캐릭터를 약간 과장한다면 흥미를 끌 수 있다. 거기서 더 과장한다면 훨씬 전형적인 인물이 되는 대신 그럴 듯함은 떨어질 것이다. 더 과장하면 만화 속 캐릭터처럼 웃음과 풍자를 유발할 것이다.

 

예시에서는 노카데미의 일환으로 일대일 미소녀 노벨쨩을 보내준다는 부분이 과장에 해당된다. 당연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이야기는 흥미로워진다.

 

 

 

발상의 전환

 

발상의 전환은 인물을 신선하게 만들어준다.

 

예시로 설명하자면, 주인공은 본래 게이물을 쓰는 BL 작가였고, 그 성향을 치료(?)하기 위해 노벨쨩이 투입되었다. 우리는 모두 당연히 노벨쨩에 의해 주인공의 성적 취향이 되돌아오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노벨쨩이 오히려 게이물에 빠져들어 버린다면? 독자들은 노벨쨩 같은 미소녀를 게이물에 빠져들게 할 정도의 필력을 가진 주인공을 신비하게 여길 것이다.

 

 

 

캐릭터에서 이야기로, 이야기에서 캐릭터로.

 

질문을 던져라.

 

독자의 세 가지 질문.

1) 그래서 어쩌라고?

2) 아, 그러셔?

3) 이게 뭔 소리야?

 

다음으로는 캐릭터를 심문한다.

1) 왜 그런가?

2) 그래서 어떻게 되는가?

 

마지막으로 쥐어짜내보자.

1) 과장할 수는 없나?

2) 발상을 전환할 수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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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상.

적당히 만족스러워도 넘어가지 말고 계속 고민하라는 말에 찔렸다.

과장, 그리고 발상의 전환.

두 가지를 중점으로 내 캐릭터를 다듬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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