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였던 것은 생각했다. 이틀쯤 전, 그는 너무너무 심심해서 나무를 탔다가 누군가에게 화살로 공격당했다. 그때는 무사했지만 이끌리듯 이 집 지하실에 들어갔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생각이 안 나네…”


그는 생각해보려 애썼다. 하지만 동물이 의례 그렇듯 본능과 욕망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목적이므로… 궁리하고 생각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자고 생각했다. 그는 혀? 로 앞발을 닦으려 하다가 앞발에서 풀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뒤이어 꼬리를 핥으려 할 때, 꼬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이어 지나가던 파리를 잡으려 앞발을 휘둘렀지만 앞발에 닿지 않았고,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자신의 모습이 무언가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 빗자루를 든 시노부가 꽃다발을 들고 마당에 내려왔다. 그녀는 마당을 이리저리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그이가… 마당 어디에 묻었을까…? 저기쯤일까…? 아, 아니… 모르는 편이 좋겠어… 미안해, 나비야. 그런 일이 생기다니… 생각만 하면 너무 가슴이 아파.”


시노부는 마당 한쪽에 꽃을 내려놓았다.


“편히 잠들렴.”


‘그것’은 생각했다.


‘이 여자 인간… 어디서 본 기억이 나… 누구더라? 굉장히 안 좋은 기억이 드는데… 어디서 봤더라?’


그때, 영수증이 바람에 실려 굴러오자 ‘그것’은 고양이의 본능처럼 앞발을 뻗어 영수증을 붙잡아 가지고 놀았다. 그 소리에 시노부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구예요?! 거기 누구 있어요?!”


시노부에게는 그냥 기묘하게 생긴 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네… 아무것도 없잖아. 방금… 뭔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게다가… 어쩐지 누가 쳐다보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뭔가 시선이 느껴져.”


그때, ‘그것’은 시노부가 들고 있던 빗자루를 바라보았다.


“빗자루?! 빗자루! 그래! 생각났다! 이 여자 인간! 누구인지 생각났어! 이 여자가! 날 빗자루로 때리려고 했어! 아무짓도 안 한 나한테 빗자루를 내리친 여자야! 맞아! 그리고 그 다음에 내가 움직이지 못하게 됐어. 몸에 유리가 잔뜩 박혀서 움직이지 못했어! 피도 많이 났어! 지금 내가 이렇게 된 것도 이 여자 때문이구나! 인간이라고 우쭐대기는!”


‘그것’의 눈이 복수심으로 불타올랐다. 뒤이어 ‘그것’이 화난 고양이처럼 소리를 지르자 시노부의 발 부분이 일렁이더니 엄지 발톱이 그대로 뽑혀버렸다.


‘뭐지?! 뭔가 나갔어. 이 여자에게 원한을 품었더니 지금… 뭔가 나갔어!’


발톱이 뽑힌 고통에 시노부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뭐지…?! 내가… 지금… 대체 뭘 해서 어떻게 된 거야?! 이 여자의 발톱을 뜯어 날려버렸어… 지금… 내가 어떻게 한 거야?’


시노부는 발톱이 뜯겨 피가 흐르는 발가락을 보며 겁에 질렸다.


“바, 발톱이! 내 발톱이?! 어째서?! 주위에 발가락이 걸릴 만한 데는 하나도 없는데!”


그때, 시노부의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지나갔다.


“저주…!! 서… 설마! 저… 저주?! 그 고양이의 저주?! 여… 여보! 그, 그럴 수가!!”


시노부가 비명을 지르며 집 안으로 도망치자 ‘그것’은 고양이가 털을 세우듯 꽃잎을 세우더니 머리 위를 날아가던 참새를 바라보자 참새는 갑자기 온 몸의 깃털이 우수수 떨어지며 바닥을 추락했다. 그는 욕망과 본능에 따라 살아왔으므로 이 능력의 정체와 용도는 직감으로 이해했다.


‘이 능력은 제법 편리한걸. 하지만 그 여자한테는 아직도 화났어. 밥 먹고 또 화내볼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이 쓰러진 참새를 씹어 먹을 때, ‘그것’의 뒤로 한 남자가 다가왔다.


“이놈… ‘스탠드 유저’ 군. 어제 고양이를 묻은 곳에 왜 이런 게 있지?! 이놈은 대체 뭐지?! 지금… 이놈이 참새에게 무슨 짓을 했지? ‘스탠드’ 자체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능력으로 시노부의 발톱을 뜯어내고 지금… 참새를 죽였지? 대체 이놈의 비밀은…?”


그때, ‘그것’이 땅 위로 줄기가 더 올라오며 한 뼘 정도 크기였던 ‘그것’이 순식간에 2배나 자라버렸다.


“자라고 있다! 뭐지?! 이놈이 가진 능력의 정체는! 그리고… 왜 스탠드 능력을 가진 놈들이 자꾸만 내게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