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싹 마른 가지에도

봄은 오는데


물 오른 새순이

겨울을 비웃다


인고의 세월

시샘하는 추위도


내리쬐는 태양도

모두 견디고야


기다린 듯이, 일제히ㅡ

분홍의 축포를 쏴댄다


한철의 젊음

우리들의 청춘이


하이얀 눈발이 되어

땅 위에 쌓인다


격정의 여름이

채찍을 몰아 오면


고개를 푹 숙인 축포의 잔해가

마지막 청춘의 붉은 피를


지난날 젊음의

흔적 위로 쏟는다


우리들의 청춘이야

아련히 남아


아득한 뒷날,

다시 나릴 축포를 기약하며


저희 슬픈 촉루를

대지에 묻다